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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무실 지하철역 '세이프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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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무실 지하철역 '세이프존' 지하철역 세이프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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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문제원 기자] "자주 지하철을 타도 세이프존이 있는지 잘 몰랐어요. 오늘 처음 봤는데 띠만 둘러쳐서 실효성이 있을진 모르겠네요."

지하철역에 설치된 '세이프존(Safe Zone)'이 홍보 부족과 운영 미흡으로 유명무실화되고 있다. 취약시간대 승객들의 안전을 도모한다는 취지는 좋지만 정작 상당수 시민들은 존재 여부도 잘 모르고 있는 등 실효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세이프존은 서울시가 2011년 지하철 역사나 차량 내에서 위험을 느낀 승객들이 긴급히 대피할 수 있도록 승강장 내에 마련한 안전지대를 의미한다. 승강장 바닥에 전동차 1칸 크기의 안전띠를 부착한 후 다른 구역보다 조명을 높이고 CC(폐쇄회로)TV 모니터링, 사회복무요원 순찰 등으로 범죄를 예방한다는 게 골자다. 현재 취약시간(오후 11시~오전 1시, 오전 5시~ 오전 7시)대 이용객이 적거나 위험 발생가능성이 높은 동묘·상왕십리·잠실나루 등 35개 역에 설치돼 있다.

그러나 이와 같은 서울시의 노력에도 지하철역 범죄는 오히려 오름세다. 서울지하철경찰대에 따르면 지하철역 내 성범죄 발생건수는 2012년 848건, 2013년 1026건, 2014년 1110건에서 지난해 1819건까지 올랐다. 특히 세이프존이 설치된 고속버스터미널역은 올해 1~6월 성범죄가 70건 발생해 2위를 기록하는 등 2011년 이후 계속해서 순위가 높아지고 있다.


실제 3일 오후 11시 세이프존이 설치된 지하철 6호선 약수역을 확인해본 결과, 세이프존을 안전지대라고 의식하는 시민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안전구역이라고 바닥에 스티커가 붙여져 있을 뿐 현장에서 발생하는 범죄를 막을만한 조치는 세이프존 한쪽 구석에 있는 응급전화가 전부였다. CCTV 역시 세이프존에서 약 10m 정도 떨어진 곳에 설치돼 범죄자에게 경각심을 주기엔 부족해 보였다.


조명도 다른 구역과 비교해 큰 차이가 없었다. 지하철 1호선 동묘역의 경우 승강장 중앙에 설치된 세이프존 위로 다른 구역에 비해 10여개의 전구가 추가로 켜져 있었지만 큰 차이를 느낄 수 없었다. 오히려 승강장 내 다른 구역이 어두운 편이라 취약시간대 전체적인 조명 확대가 시급해보였다. 특히 약수역은 오후 11시부터 막차가 오기 2분 전까지 사회복무요원의 지하철역 순찰도 찾아볼 수 없어 세이프존의 취지를 무색하게 했다. 시민 장모(27·여)씨는 "세이프존에 대한 홍보가 부족한 것 같다"며 "안전지대라는 인식이 들 수 있도록 운영을 강화하고 다른 역으로도 확대하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도시철도공사 관계자는 "세이프존이 설치된 역에 안내방송을 하는 등 홍보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고속버스터미널역은 다른 호선도 있고 사람이 많아 성범죄가 많을 수 있지만 시민 안전을 위해 계속해서 세이프존을 확대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문제원 기자 nest263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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