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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양궁·축구·유도…퍼플오션에서 韓경제 갈 길 보여주다

시계아이콘읽는 시간1분 25초

올림픽 양궁·축구·유도…퍼플오션에서 韓경제 갈 길 보여주다 한국 여자양궁대표팀.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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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성호 기자]리우올림픽 축구에서 우리나라가 피지를 대파했을 때다. 마침 시합을 보던 어머니와 통화를 했다.

우리나라 선수들이 참 자랑스럽다고 하는 어머니께 전화너머로 퉁명스럽게 답했다. "피지 인구가 겨우 90만명이에요. 당연히 이기는 거죠."


워낙 애국심이 강한 분이지만 어머니는 일침을 가했다. "그럼 인구가 10억 명이 넘는 중국은 왜 허구한 날 우리한테 깨지냐? 우리 선수들이 열심히 한 건 칭찬해줘야지."

비록 약체로 꾸려졌다고는 하지만 우리나라는 축구 전통강호 독일과의 경기도 무승부로 마쳤다. 축구에 문외한이라는 점을 고려하더라도 당연히 질 줄 알았던 내 선입견과 편견이 무색해졌다.


양궁 역시 추격자가 그리 많고 한국 지도자들이 현지선수들과 세계 곳곳에서 '한국타도'를 외치며 훈련을 했지만 남녀 단체전 모두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올림픽의 성과와 교훈이 단지 스포츠에만 국한되지 않았으면 한다. 경제도 국제 스포츠경기와 일맥상통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저성장에 빠진 세계경제를 탓하며 '블루오션' 찾기에 여념이 없다. 블루오션은 경쟁이 없거나 미약해 가치 혁신을 통해 높은 성장을 이룰 수 있는 시장을 가리킨다.


반면 자동차와 반도체, 철강, 건설 등 우리가 그 동안 경제발전의 기둥이었던 업종은 블루오션의 정반대 개념인 '레드오션'으로 취급 받는다.


경제 기여도를 인정하면서도 워낙 경쟁이 치열하다는 점을 들어 추가성장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지 않는다.


블루오션 개척을 탓할 일이 아니다. 권장해야 한다. 그러나 경제시장은 단순히 '블루'와 '레드'로만 구분되지 않는다.


그래서 나온 경제용어가 '퍼플(purple)오션'이다. 보라색은 빨간색과 파란색을 동일한 비율로 섞으면 얻을 수 있는 색이다.


퍼플오션은 전혀 새로운 것이 아니라 기존 업종 중에서 독창성을 가미한 차별화 전략으로 개척할 수 있는 새로운 시장이다. 차별화는 새로운 서비스, 판매방식, 기존 제품 장점의 융.복합 등이 포함된다.


리우올림픽에 대비하기 위해 양궁협회는 태릉선수촌에 삼보드로모 경기장을 그대로 재연해 훈련을 했고 사대까지 똑같이 만들었다. 훈련장 음악도 실전에서 나올 것과 같은 것을 고르기도 했다. 그 외 다양한 기술적, 물적 지원을 정의선 양궁협회장(현대차 부회장)이 진심을 다했다.


독일과 무승부를 기록한 축구에서도 정몽규 축구협회장(현대산업개발 회장)이 든든한 버팀목으로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현지에서 정 회장은 '귀요미'로 통할 만큼 선수들과 적극적인 스킨십으로 사기를 올려주고 있다.


양궁, 축구 등은 국제스포츠계의 레드오션이다. 속된 표현으로 '더 이상 해 먹을 게 없을 만큼' 그동안 한국이 큰 성과를 냈고 추격자들은 줄을 섰다. 그 와중에도 우리는 선전에 선전을 이어나가고 있다.


포기가 아니라 독창성과 차별화, 전폭적인 지원이 성공배경이다.


유도에서 값진 은메달을 딴 정보경 선수로부터는 '꿈'을 배워야 한다.

올림픽 양궁·축구·유도…퍼플오션에서 韓경제 갈 길 보여주다 리우올림픽 유도 은메달리스트 정보경. 사진=연합뉴스 제공


정 선수의 꿈은 대통령이다. 유도를 하면서도 특별하고 싶어했고 남자선수들에 가려서 스포트라이트를 받지 못하는 것에 아쉬워하며 메달 획득에 최선의 노력을 다했다.


머리를 금빛으로 물 들인 것도 주목받고 싶고 튀고 싶었기 때문이다. 마음 뿐 아니라 독한 훈련으로 쌓은 실력이 그를 진정으로 '특별하게' 만들었다.


정 선수에게는 꿈의 차선책도 있다. 대통령이 못 된다면 빌딩부자가 되고 싶다고 한다. 국가대표 선수에게 부동산 임대업의 가치가 어울리는 지 여부와 관계없이 비상대책(?)까지 세워놓은 그녀가 우리 경제에 주는 시사점이 크다.


정의선·정몽규 두 협회장은 우리 경제가 퍼플오션에서 무엇을 해야 하는지 스포츠를 통해 먼저 보여준 것 같다. 여기에 정 선수처럼 차선책까지 마련된 미래의 꿈이 한국경제에 더해준다면 분명히 한국 경제는 새로운 도약대 위에 서게 되지 않을까 싶다.




박성호 기자 vicman120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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