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경호 기자]베트남은 2015년부터 우리나라 교역 대상국 3위, 해외투자 대상국 3위에 오르면서 중국을 대체하는 생산기지로 각광받고 있다.
8일 베트남 국가통계와 KOTRA하노이무역관에 따르면 베트남의 국가별 외국인투자금액(증자 포함) 누적순위는 한국이 투자건수 5364건, 투자액 485억1000만 달러로 1위다. 이어 일본(3117건, 398억 달러), 싱가포르(1643건, 379억 달러), 대만(2525건, 318억6000만 달러) 등의 순을 보였다.
2016년 1~6월 베트남에 대한 국가별 투자에서도 한국은 546건, 39억9000만달러를 기록해 전체 외국인투자의 약 35.3%를 차지, 독보적 1위 기록했다. 전년동기대비 투자건수는 47.9%, 투자액은 162% 각각 증가했다. 일본(10.8%), 싱가포르(10.0%), 대만(9.3%), 홍콩(6.0%), 중국(4.7%), 버진아일랜드(3.5%) 등이 뒤를 이었다.
현재 베트남에 진출한 한국 기업은 4600여개로 추정된다. 진출 초기만 해도 섬유, 봉제, 신발 등 노동집약적 업종의 진출이 두드러졌으나, 최근에는 전자, 철강, 금융, 건설, 유통 등 거의 모든 업종에 진출하는 추세다. 베트남에 진출한 한국 기업에서 일하는 한국인 임직원은 이미 1만명을 넘어섰다.
베트남에는 LG 디스플레이 하이퐁(15억 달러), 삼성 R&D센터 하노이(3억 달러), 태광실업 껀터(1억7000만 달러), 동원 베트남(6000만 달러) 등 신규 대규모 투자가 이루어졌다.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을 염두에 둔 원단 생산기업 등 섬유, 봉제기업의 투자도 증가 추세다.
한국기업의 최대 진출지역은 삼성 디스플레이와 삼성 협력사의 투자가 대규모로 진행된 박닌성(60억2000만 달러)이다. 하노이(58억200만 달러), 동나이(53억7000만 달러), 타이응웬(49억4000만 달러), 호치민(48억6000만 달러), 하이퐁(48억1000만 달러), 붕타우(31억6000만 달러) 등이 뒤를 이었다.
한국 기업의 투자방식은 최근까지 삼성, LG, 섬유 등 대형화ㆍ대중소기업 동반 투자방식을 보였으나, 2016년 들어 개별ㆍ소규모 투자가 증가하는 추세다. 특히 박닌성과 하노이가 중심이 된 북부지역이 267억9000만 달러, 호치민 중심 남부지역이 190억7000만 달러로 북부지역의 투자쏠림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2015년 12월 한-베트남 자유무역협정(FTA) 발효이후 이미 두 차례 관세가 인하됨에 따라, FTA 효과에 대한 기대감도 고조되고 있다.
양국간 무역과 투자가 빠르게 증가하고 베트남으로 생산기지를 이전하는 우리기업들이 늘어남에 따라, 베트남과의 무역 및 투자가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관심이 증대되고 있다.
하지만 베트남 진출기업의 경영성과는 매우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진출기업은 외국환거래규정 제9-9조 제1항에 의거 미화 100만 달러 초과 투자 현지법인을 말한다. 이들을 대상으로 수출입은행에서 2014년 실적을 토대로 경영현황을 조사·분석한 결과를 보면 베트남 진출기업의 영업이익률과 당기순이익률은 각각 2.3%와 0.6%로 매우 저조하다.
이는 전세계 우리 진출기업 평균인 3.2% 및 1.7%에 비해 0.9~1.1% 포인트 낮고, 아시아 평균인 3.4% 및 2.6%에 비해서도 낮은 수준이다.투자수익 및 투자수익률을 놓고 보면, 베트남 투자수익률(투자수익/투자잔액)은 3.8로, 대세계전체 평균 9.0, 아시아 평균 16.8 및 아세안 평균 8.5에 훨씬 미달한다.
우리나라 베트남 진출기업의 매출은 현지 비중이 가장 높다는 점에서는 아시아(현지 59.8%) 및 전세계(현지 66.5%) 진출기업과 유사하나, 매입은 타 지역과 달리 한국수입이 42.8%로 아시아(한국수입 33.5%), 전세계(한국수입37.5%)에 비해 월등히 높다.이러한 특성은 베트남 투자가 우리 수출의 증가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나타내고 있음을 잘 보여주는 것으로 오인되고 있다.
이경호 기자 gungh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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