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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어 가이드의 눈물①] "민간외교관? 나는 약장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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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사 저가 패키지 손해…관광 통역 안내사가 떠안는 구조

[중국어 가이드의 눈물①] "민간외교관? 나는 약장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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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현주 기자] "민간 외교관이라구요? 전 그저 약장수일 뿐이에요."

국내에서 십여년간 중국 관광객들에게 통역과 관광 안내를 하고 있는 김경순(44·여·가명)씨는 자신을 서슴없이 '약장수'라 지칭했다. 김씨는 "정해진 분량만큼 못 팔면 벌금까지 물어야 하는 처지인데 내가 무슨 외교관이냐"며 처지를 토로했다.


26일 여행업계 종사자에 따르면 중국어 관광 통역 안내사(관통사)에 대한 여행사들의 횡포가 더 심해지고 있다. 저가 여행상품으로 인한 손해를 고스란히 관통사들에게 떠넘기는 불법 관행이 더욱 기승을 부리고 있는 것이다. 여행사에선 근로계약서 대신 입사 보증금을 요구하고 페널티까지 청구하는 것이 보편화된 지 오래다. 관련기사 5면

김씨는 "정부에선 많이 왔다가는 관광객 숫자에만 집착해서 질적인 성장에는 신경을 쓰지 않고 있다"며 "저가 여행상품 때문에 중국 현지에서는 한국은 저가 여행지로 갈 곳도 없고 볼 것도 없는 나라라는 인식이 팽배한 실정"이라고 말했다.


여행사들은 낮은 가격대의 여행 상품을 만들기 위해 대개 서울 시내 면세점과 합작으로 프로모션 상품을 만든다. 대기업 계열 면세점이 관광지 입장료 등을 모두 지불하고 대신 자신들의 면세점에는 반드시 들르도록 하는 방식이다. 이때 여행사들도 일부 적자를 보게 되는데 결국 면세점만 중간에서 배를 불리는 형국이다. 김씨는 "프로모션으로 관광지가 무료로 되니까 (면세점 방문이) 여행사 상품에 들어가게 되고 우리(관통사)들은 또 안 갈 수가 없게 된다"며 "또 수지를 맞추려면 싼 식당에 가게 되고 결국 중국인 관광객들이 돈 쓰는 곳은 대기업 면세점"이라고 설명했다.


저가 상품에 따른 불법 관행도 여전하다. 한국중국어관광통역사협의회에 신고된 불법 행위는 다양하다. 쇼핑 장소에서 목표치를 판매하지 못했을 경우 일정액을 벌금으로 부과하고 주차비, 통행료까지 관통사에게 내라고 요구한다. 일부 여행사에서는 입사를 할 때 200만~300만원에 정도의 일정 금액을 보증금 명목으로 받거나 투어 중 발생되는 경비를 관통사에게 먼저 결제하게 시킨 후 비용을 청구하라고 한 뒤 누적되면 연락을 끊어버리는 곳도 있다.


일부 여행사가 여성 가이드와 남성 운전기사의 혼숙을 종용하는 사례도 있었다는 증언도 나왔다. 관광 통역사이자 여행사를 함께 운영하고 있는 40대 후반 이모(여)씨는 통역사로 일하던 초기, 운전기사와 혼숙을 한 경험을 털어놨다. 당시 경주에 투어를 갔던 이씨는 "손님들 방을 다 나누고 나니 방 하나만 딱 남게 됐는데 여행사에 얘기하니까 어쩔 수 없으니 알아서 해결하라고 말했다"며 "문 하나 놓고 둘로 나누어진 방에서 자게 되니까 문을 잠갔지만 겁도 나고 혹시나 하는 마음에 두려웠다"고 고백했다.


박성란 한국중국어관광통역사협의회장은 "중국어 관통사 중 교포가 많다 보니 사투리와 어눌한 한국어로 인해 암묵적으로 무시를 당하는 경우가 많다"며 "최저임금을 보장하고 위험에 노출돼 있는 관통사들에게 산재보험과 같은 4대 보험 가입도 의무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현주 기자 ecolhj@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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