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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드론 택배' 서두를 일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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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드론 택배' 서두를 일 아니다 설동성, (사)한국드론산업협회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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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드론산업 육성을 위해 드론규제 완화 카드를 꺼내든 이후 가장 각광받고 있는 분야 가운데 하나가 '드론 택배'다. 조만간 드론 택배가 상용화될 것이라고 보는 과잉 기대도 나타나고 있는듯 하다. 일부 업체들은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고 한다. 주문한 물품이 빠른 시간 안에 집 앞으로 배달된다고 하니, 소비자는 신속성과 편의성, 업체는 신사업 개척 등으로 기대가 클 것이다.


하지만 드론 택배는 기술력, 안전성, 경제성 등 꼼꼼하게 들여다봐야 할 내용이 많다. 그 어느것 하나 녹록지 않다. 더욱이 이들은 서로 얽혀 있다. 택배의 필수요건인 안전비행을 위한 기술력을 갖춰야만 택배 수요가 창출되고, 적정한 수요가 보장돼야 경제성을 담보할 수 있다.

드론에 물건을 싣고 정해진 지점까지 배달하려면 충분한 비행을 위한 배터리가 필수적이다. 현재의 배터리 기술력으로는 체공시간이 기껏해야 20분 안팎이다. 20분 내 드론 택배 가능지역이 한국에 얼마나 될까. 또 목표지점에 물건을 내려놓은 드론은 어떻게 회수할 것인가. 조종사가 일일이 드론을 통제할 것인가.


택배 수요는 수도권에 많을 것이며, 사무실이 들어서 있는 도심 건물이나 아파트 단지가 가장 큰 시장이 될 것이다. 하지만 인구가 밀집해있는 도심, 특히 어린이들의 왕래가 많은 아파트에 드론을 어떻게 안전하게 날리고 착륙시킨다는 것인가. 자칫 인명사고가 난다면 득보다 실이 클 수 있다.

더욱이 최근 100미터가 훌쩍 넘는 고층아파트들이 여기저기 들어서 있으며, 200미터가 넘는 아파트도 있다. 현행법상 드론 비행의 제한고도는 150미터다. 초고층아파트 위로 날리면 불법 비행이 될 수 있으며, 법적 제한고도를 지키면 아파트에 충돌할 가능성이 크다. 법적 제한고도가 수정되거나 별다른 안전장치가 마련되지 않는 한, 초고층아파트 단지 전체와 인근 지역은 택배 대상에서 제외돼야 마땅하다.


드론 택배를 위한 비행노선을 어떻게 설정할 것인지도 과제다. 비행노선 설정 없이 드론 택배를 운영할 경우, 공중 드론 교통사고가 빈발할 것이다. 지상에 있는 사람들이 피해를 입게 된다. 고장 나거나 배터리가 방전될 경우 지상으로 추락하고, 역시 사람들에게 피해를 끼칠 것이다. 도심 상공을 드론이 날아다니는 것만으로도 지상에 있는 사람들은 위협을 느낄 것이다.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4년과 2015년 2년 동안 발생한 드론관련 법규위반 20건 가운데 대부분이 대도시 번화가, 공원, 주택가에서 발생했다.


이런 위험 요인들이 해소되지 않는 한, 정부가 드론 택배를 허용해도 수요 부족으로 경제성이 담보되지 않아 택배업에 뛰어들 업체는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정부는 이런 위험요인들을 심각히 고려해 안전운영 지침을 마련해야 한다.


드론 관련 주무부처인 국토교통부는 드론정책을 담당할 조직까지 갖추고, 지난 5월 중순 드론 택배 허용 방안을 내놨다. 그러나 여기에는 관련 로드맵이나 세밀한 규정이 없고, 지금까지도 나오지 않고 있다. 단지 ‘올 하반기 시범사업 실시, 내년 상반기 도서지역상용화 추진’이라는 윤곽만 내놨을 뿐이다. 무릇 정책이란 예측이 가능해야 관련 업체들은 사업계획을 짤 수 있다. 상세한 대책도 없이 커다란 정책만 덜컥 내놓으면 일선 업체들은 대처하기가 쉽지 않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정책을 세밀히 다듬어 확정했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미국, 일본 등 이른바 드론 선진국들이 드론 택배사업에 속도를 낸다고 해서, 우리가 서둘러 따라가야 할 필요가 있느냐는 얘기다.


흔히 드론산업은 차세대 성장동력이라 불린다. 성장동력으로 키우려면 활성화를 위한 규제완화가 필요할 것이다. 하지만 규제완화에 따른 피해와 부작용 방지대책도 반드시 마련돼야 한다. 드론산업 육성과 안전운영이라는 것은 우선 순위의 문제가 아니다. 전자를 위해 후자를 상대적으로 등한히 해도 무방한 사안이 아니라는 말이다. 정부는 드론 규제를 완화하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하면 안전하게 완화할 것인지를 고민해야 한다. 이것을 놓치면서 서둘러서는 결코 안 된다. 수익만을 겨냥한 규제완화도 어불성설이다.


드론 업체들이 택배의 상용화를 위해 열심히 기술개발 등에 주력하고 있다고 한다. 여기에 발맞춰 정부도 우리 여건에 맞는, 안전한 드론 택배를 위한 세밀한 후속 조치를 마련해야 한다. 드론이 사람을 위해 등장했듯이, 드론 택배 등 드론산업도 사람을 위해 성장해야 하기 때문이다.


설동성, (사)한국드론산업협회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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