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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초대석]이시형 KF 이사장 "북핵·통일외교, 지원 보폭 넓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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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초대석]이시형 KF 이사장 "북핵·통일외교, 지원 보폭 넓힌다" 이시형 한국국제교류재단(KF) 이사장. (사진=윤동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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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핵 문제 해결…美 중심 日·中·러와 공공외교 강화
-각국 인재 초청 판문점 등 방문…일반인까지 대상 확산
-한국학·문화교류도 중점…공공외교법, 예산·역량 확대 기회

[대담=박성호 정치경제부장]"쉽게 말해 공공외교는 우리가 필요로 하는 국가에 있는 '일반인'들의 환심을 사는 겁니다. 한 마디로 홍보라고도 할 수 있지만 가장 중요한 건 역시 콘텐츠입니다."


외교부 산하기관인 한국국제교류재단(KF)의 이시형(59) 신임 이사장은 20일 아시아경제와 을지로 집무실에서 1시간 가량 진행 된 인터뷰를 통해 "임기를 이제 한달 넘긴 시점에서 KF의 정체성에 대해 전혀 혼돈스럽지 않으며, 앞으로 3년 동안 충분히 즐겁게 일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 같이 밝혔다.

그가 '정체성'을 화두로 꺼낸 것은 취임 후 주변에서 KF가 너무 많은 일을 하고 있다는 주변의 평가를 받았기 때문이다. 연 500억원도 안되는 한정된 예산으로 4가지 사업(한국학ㆍ문화교류ㆍ공공외교ㆍ출판&영상)의 적절한 비중을 둔다는 데 쉽지 않다보니 그동안 외부의 시선이 그럴 수 밖에 없었다고 이 이사장은 인정한다.


올해 국제교류기금 사업비 총액은 376억원이다. 이 중 국고보조금 예산은 2개 사업 25억원으로 전체 사업비 총액 대비 6.6% 비중을 차지한다. 작년 34억원 대비 26.5% 감소한 수치다. 또 국고보조사업 예산 중 자치단체보조는 하나도 없다.


그는 "KF가 하는 공공외교는 국가 예산을 받아서 상대방에게 주고 지원하는 입장이니까 주한 대사 등 만나려고 하는 사람은 많다"며 "하지만 쓸 수 있는 예산이 많지 않고, 성과가 10∼20년 후 중장기적으로 나타나기 때문에 오히려 매사가 더 조심스럽다"고 했다.


이 이사장은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KF의 가시적 성과에 대한 의문도 솔직하게 언급했다. 단순히 경제 통상외교와 비교해 볼 때 공공외교의 영역은 본래 당장 눈에 보이는 결과를 얻을 수 없다는 것이다. 그는 "냉정하게 말하면 미국과의 관계에서도 동맹을 맺은 지 수십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미국 워싱턴 정가에서 우리 역사를 잘 모르는 이들이 많다"며 "하지만 이를 두고 공공외교의 무용론을 제기하기보다는 이웃 국가 일본처럼 국가적 차원에서 지원이 더욱 배려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이 이사장은 예산과 시간 등의 한계를 넘어서기 위해서 '조정 능력'을 강조했다. 그는 "이곳에 새로 왔다고 '보여주기식' 신사업을 벌이는 게 아니라 지금껏 해 왔던 사업들을 개선하고, 상황이 바뀌는 부분은 걸맞게 조정할 것"이라며 "예를 들어 전임 이사장이 추진한 '차세대 지한파 지도자 양성'의 경우 미국 의회 전문스태프와 언론인 등을 한국으로 꾸준히 초청해 판문점 견학 등을 통해 우리 역사 및 문화 알리기에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이 이사장은 각 나라의 전문가 뿐만 아니라 일반인을 상대로 한 '한국 알리기'에도 중심을 두겠다고 밝혔다. 그는 "국제교류의 활동가(player)가 많아지고 대상층이 오피니언 리더에서 풀뿌리층(grass roots)으로 확산되고 있다"며 "KF가 남들보다 더 잘 할 수 있는 사업 또는 KF가 아니면 하지 못하거나 하지 않는 특화사업에 어떤 것이 있을지 잘 찾아볼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이사장은 오는 8월 시행 예정인 공공외교법에 대해 "새로운 돌파구를 제시해줄 수도 있을 것"이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이 법은 올해 25년째를 맞는 KF에 새 전기를 가져다 줄 것으로 주목받고 있다. 그는 "사업예산 정체와 업무확장성 제약 등 KF의 현실을 극복할 수 있는 기회"라며 "점진적으로 외교부로부터 예산과 사업이 위탁되며, 단순한 심부름이 아닌 정책공공외교의 확대 기회로 삼을 것"이라고 포부를 전했다. 아울러 외교부가 준비중인 시행령 마련에 적극 참여하겠다는 의지를 표했다.


이 이사장은 올해 북한의 4차 핵실험 이후 더욱 국제사회의 주목을 받고 있는 '북핵문제' 해결에 대해서도 의견을 내놨다. 그는 "대미 정책공공외교를 축으로 일본과 중국, 러시아에 대한 정책공공외교를 강화할 예정"이라며 "근본적으로는 앞서 언급한 '차세대 지한파 지도자 양성'처럼 앞으로 주요국을 이끌어 갈 핵심인재들에게 북한 현실과 통일 문제 등을 지속적으로 알리는 데 주안점을 둘 것"이라고 강조했다.


KF는 올해 맨부커 인터내셔널상 수상작인 한강의 소설 '채식주의자'로 언론의 조명을 받기도 했다. 이 상을 수상하는 데 번역자의 역할이 무엇보다 컸다. 그런데 이 소설을 한국어로 번역한 데버러 스미스가 KF의 도움으로 한국에서 연수를 받았던 사실이 전해진 것이다. 이 이사장은 "한국학을 공부하는 외국청년들을 대상으로 하는 여러 사업을 추진해온 가운데 얻은 하나의 결실"이라며 "문학을 포함 한국학에 대한 투자는 예산과 대상인력 확보에 대한 제약이 존재하지만 앞으로도 해외의 유능한 분야별 전문가들에게 한국에 대한 관심을 촉발해 주는 역할을 지속할 것"이라고 했다.


KF의 사업 중 일반에 잘 알려지지 않은 부분도 있다. 이 이사장은 "SK 등 대기업과 연계해 브루킹스 연구소에 한국학을 연구하고 가르치는 석좌직(Korea Chair) 프로그램이 있고, 기업과 개인이 미국의 모교 또는 자녀학교에 KF를 통해 기부하는 '지정 기부 프로젝트 매니저(PM)' 사업도 진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KF 청사는 제주 이전을 앞두고 있다. 그러나 외교가에서는 국제교류가 핵심사업인 KF가 제주도로 이전하는 것이 억지스럽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이시형 이사장은?=지난 달 13일 한국국제교류재단(KF) 12대 수장으로 취임한 이시형 이사장은 35년 동안 외교관으로 일한 정통 관료 출신이다.


이 이사장은 지난 1980년 외무부에 입부한 이후 주(駐) 폴란드 대사, 대통령 직속 G20 정상회의준비위원회 행사기획단장, 외교통상부 통상교섭조정관 등을 맡았다. 특히 지난 2013∼2015년엔 외교관으로는 처음으로 프랑스 파리에서 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한국대표부 대사를 지냈다. 외교관으로서 통상외교 부문에 전문성을 크게 발휘했다는 평가다.


이 이사장은 인터뷰 중간 지난 외교관 시절을 떠올리며 "평생 외교관으로 절반을 해외에서 생활하면서 공적 또는 개인적인 경우 모두 항상 가슴에 '한국대표'라는 명찰을 달고 있다고 생각했다"며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G20 정상회의준비위원회 행사기획단장으로 전세계에 한국의 위상을 널리 알렸던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이 이사장은 자신의 삶의 모토로 '인간의 존엄성을 지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지금껏 공직생활을 하면서 아침에 일어나면 오늘도 비굴하지 않고 밥 값을 하는 사람이 되겠다"고 다짐한다며 "거창한 말은 잘 모르겠고 우리 헌법 10조에 나타나 있는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 및 행복 추구에 대한 구절을 가슴에 새기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이사장은 개인적 취미에 대해 질문에는 "특별한 건 없고 걷는 것을 많이 좋아 한다"며 "OECD 한국대표부 대사로 파리에서 머물렀을 때 집무실이 소재해 있던 16구 뿐만 아니라 파리 전체 20구 전체 곳곳을 직접 두 발로 걸으면서 타국의 문화를 이해하려고 했다"고 말했다. 또 걷기와 더불어 꾸준히 108배를 하면서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주요 경력.
▲1957년 경북 의성 출생 ▲1975년 경북고 졸 ▲1979년 서울대 외교학과 졸 ▲1980년 외무고시 합격(14회) ▲1980년 외무부 입부 ▲1997년 외무부 정보화기획담당관 ▲1998년 외교통상부 통상정책전문팀장 ▲2005년 재정경제부 경제협력국장 ▲2006∼2009년 주 폴란드 대사 ▲2011년 외교통상부 통상교섭조정관 ▲2013∼2015년 주 OECD 대표부 대사 ▲2016년 경기도 국제관계 대사


정리=노태영 기자 factpoe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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