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단 즐거운사람들 제9회 해비치 아트 페스티벌 '아트마켓' 참여…축제는 16일까지
[제주=아시아경제 임온유 기자] "사실 공연단체들은 계약을 따내려면 전국 문화예술회관을 찾아다녀야 하는 입장이죠. 그런데 여기에 오면 한 번에 모두 만날 수 있어요. 방방곡곡 돌아다녀야 하는 수고로움을 덜 수 있고 인맥을 형성할 수 있어서 좋죠."
극단 '즐거운사람들'의 김병호(53) 단장을 14일 해비치 호텔&리조트 제주에서 만났다. 그는 제9회 해비치 아트 페스티벌에 참여하고 있다. 이중 13~14일에 열린 '아트마켓'은 공연을 사고파는 일종의 장터로 축제의 주요 행사다.
예술단체가 부스를 차리면 문예회관 관계자가 방문해 이야기를 나누고 지역 공연장에 올리기 적합한 공연을 골라 계약하는 식이다. 올해는 146개 공연기획ㆍ제작자와 전국 문화예술회관 관계자 1000여 명이 참석했다.
극단 즐거운사람들은 안양문화예술재단 상주단체로 아동극과 예술교육 프로그램을 주로 기획해왔다. 김 단장은 1회부터 9년 동안 한 번도 빼놓지 않고 아트마켓을 찾았다. 그는 "공연을 홍보할 방법이 달리 없는 예술단체들에게 해비치 아트마켓은 서울아트마켓(PAMS)과 더불어 일 년의 두 축을 이루는 큰 행사"라고 말했다. 이어 "서울아트마켓이 국제 교류 중심이라면 이 행사는 국내 교류 중심"이라고 설명했다.
김단장은 올해 아트마켓에서 계약을 따내지 못했다. 그러나 실망한 기색은 없었다. 그는 "사전 계획 기간이 1~2년 이상인 공연의 특성상 행사일 내에 기록한 계약건수로 성패를 따질 수 없다"며 "1년, 2년 후에 연락이 오는 경우도 많다"고 했다.
지난해 아트마켓을 통해 성사된 공연 계약은 162건이다. 제8회 제주 해비치 아트 페스티벌 평가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고용 102명을 포함해 경제효과 186억원이 발생했다. 축제 관계자들은 지난해 행사가 메르스 확산으로 인해 연기ㆍ축소돼 열린 만큼 올해 더 큰 성과가 날 것으로 보고 있다.
극단 즐거운사람들의 공연 횟수는 연간 100회. 이중 10~20%가 해비치 아트마켓과 관련한 계약이다. 김 단장은 "계약 건수만으로 행사의 가치를 모두 평가할 수는 없다"고 했다. 그는 "지역 문예회관 관계자들뿐 아니라 같은 일을 하는 예술단체들과 함께 할 수 있는 드문 자리"라며 "만나서 소통하고 생각을 공유하는 일 자체가 중요하다"고 했다.
내년이면 해비치 아트 페스티벌이 10회를 맞는다. 김 단장은 "올해 처음으로 가계약서를 배포해 계약을 좀 더 용이하게 하는 등 운영적 측면에서 계속 발전하고 있다"고 했다.
김 단장은 "다만 여전히 초창기의 '놀자' 분위기가 남아 있다"며 "아트마켓을 찾는 회관 관계자들이 조금 더 뚜렷한 목적의식을 가지고 왔으면 좋겠다"고 지적했다. 뮤지컬, 연극, 무용, 음악 등 큰 틀에서 미리 생각하고 조사한 뒤 행사에 참여하면 더욱 발전된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김 단장은 "10년 가까이 행사가 지속되는 데 매우 큰 의미가 있다"며 "해비치 아트 페스티벌은 생각지 못한 인연과 일을 만들어내는 고마운 곳"이라고 했다.
지난 13일 개막한 제9회 해비치 아트 페스티벌은 한국문화예술위원회, 한국문화예술회관연합회가 주최한 행사로 문화체육관광부와 현대자동차그룹 등이 후원했다. 16일까지 해비치 호텔&리조트 제주, 제주도내 주요 지역 및 공연장에서 열린다.
임온유 기자 io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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