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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축은행 '깜짝실적'에도 웃을 수 없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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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민영 기자]저축은행들이 지난 1분기 깜짝 실적을 보였다. 하지만 저축은행업계의 표정은 어둡기만 하다. 한편에선 1금융권에 치이고, 또 한편에선 대부업체들이 저축은행의 영업기반을 잠식하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을 타개할만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도 뚜렷하게 보이지 않는다.


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79개 저축은행은 1분기 2326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983억원 늘었다. 자산건전성도 개선됐다. 3월말 현재 연체율 8.6%, 고정이하여신비율 9.5%로 지난해 말 대비 각각 0.6%포인트, 0.7%포인트 떨어졌다. 외형상 저축은행은 7분기 연속 흑자를 내며 과거 저축은행 사태의 트라우마를 서서히 회복해가는 모양새다.

하지만 속내를 들여다보면 상황이 그다지 좋지만은 않다. 우선 저축은행은 제1금융권과 인터넷전문은행, 개인 간 개인(P2P)대출업체 사이에서 '샌드위치' 신세다. 당장 다음달부터 시중은행이 중금리 대출 시장에 뛰어든다. 시중은행들은 5000억원 규모의 중신용자(4~7등급) 대상 중금리(8~9%) 대출상품을 출시할 예정이다. 또 누적 대출 880억원을 돌파한 P2P대출업체와 연내 출범을 목표로 준비중인 인터넷전문은행 주고객층도 저축은행의 주고객층과 겹친다.


게다가 저축은행 상품 역시 경쟁자들과 비교해 뚜렷한 차별화를 보이기 힘들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제1금융권이 중금리 대출상품을 내놓고, 인터넷전문은행, P2P대출업체가 치고 올라오면서 중간에 낀 애매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법정 최고금리가 27.9%로 인하되면서 대부업체들도 저축은행의 고객층을 잠식하고 있다. 저신용자 대출 시장을 두고 저축은행, 대부업체 간 경쟁이 심화되고 있는 것. 대출심사기법이나 대출금 회수 노하우에서 저축은행은 대부업체와 경쟁이 안된다.


대부업체는 비교적 유연하게 대출을 실행하는 반면 저축은행은 상대적으로 깐깐하게 대출심사를 할 수밖에 없다. 저축은행 대출 승인율은 신청건수의 10%대에 불과하다.


대형저축은행으로의 쏠림 현상 등 양극화도 업계의 고질적인 문제다. 예금보험공사에 따르면 자산 1조원 이상의 대형저축은행 자산 비중은 2014년 6월 26.6%에서 지난해 말 47.3%로 2배 가까이 증가했다. 반면 자산 5000억원 미만의 소형저축은행 자산비중은 같은 기간 38.9%에서 26.6%로 쪼그라들었다. 지난해 대형저축은행 12개사는 평균 144억원의 순이익을 올린 데 반해 소형저축은행 51개사는 평균 21억원을 버는데 그쳤다.


금융권 관계자는 "저축은행들이 신용카드 발급이나 골드바 판매 등 부수사업을 진행하는 이유도 수익성을 개선하기 위한 것"이라며 "새로운 비즈니즈 모델을 찾는 것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김민영 기자 my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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