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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급과잉의 덫]풍요의 저주에 역습당한 韓제조업(종합2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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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급과잉의 덫]풍요의 저주에 역습당한 韓제조업(종합2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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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유와 원자재, 상품에서 자본·노동의 과잉

-공급과잉에 수요는 급감…단가하락·실적악화에 구조조정 직면


-주력산업 수출도 역신장 행진…구조조정에 저성장고착화 우려

[아시아경제 이경호 기자]우리나라 경제가 '공급과잉'의 덫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 원유ㆍ원자재부터 완제품까지 공급은 증가하지만 글로벌 경기 침체로 인해 수요가 급감하면서 위기에 처한 것이다. 그 바람에 단가 하락과 실적 악화에 이은 대규모 구조조정까지 생존을 위한 체질 개선에 직면해 있다.


이는 '수주 절벽'에서 허덕이는 조선업과 '실적 악화'에 신음하는 해운업을 넘어 자동차와 전자, 철강 등 산업 전반에서 공통적으로 안고 있는 절체절명의 난제다. 따라서 지금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기업들의 개별적인 구조조정을 넘어 산업 전반의 구조혁신을 서둘러 추진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선진국이 주도한 양적완화와 기술 발전은 자본과 노동의 과잉으로 이어지면서 신흥국 경제의 위기와 실업자 양산을 가져오고 있다. 특히 중국발(發) 공급과잉과 경기둔화가 글로벌 경기침체의 악순환으로 이어지면서 중국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한국 제조업은 끝없는 추락의 경험을 이어가고 있다.


저유가와 글로벌 경기침체의 직격탄을 맞은 조선과 해운이 이미 정부와 채권단 주도하에 구조조정이 진행 중이다. 철강은 글로벌 수요 둔화와 중국 철강 구조조정의 지연이 맞물리면서 공급 증가와 통상마찰 확대, 철강가격 하락, 실적악화 등을 겪고 있다. 후발 중국 업체들의 설비 증설로 만성적인 공급과잉 상태에 있는 디스플레이는 TV, 모니터, 노트북PC, 태블릿PC 등의 수요가 급감하면서 가격 하락에 따른 실적부진에 빠졌다.


이처럼 주력 산업이 공급과잉의 덫에 걸리면서 우리 경제의 체질도 급격히 약화되고 있다. 수출은 지난해 1월부터 올해 4월까지 16개월 연속 마이너스 행진하고 있다. 중국 수출은 지난해 6월 이후 10개월 연속 감소세다. 디스플레이와 석유화학, 석유제품, 반도체, 가전제품, 자동차, 자동차부품 등 주력 산업 제품의 수출이 모두 전년 동월 대비 두 자릿수 이상 감소했다. 유가하락과 공급과잉으로 주력 품목의 수출단가가 15.8% 하락한 영향이 컸다.


주력 산업과 수출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 보니 성장률 전망치도 떨어질 수밖에 없다. 민간연구기관들은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3%에서 2%대로 낮췄다. 대한상의가 경제전문가 50명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를 보면 5년 후 연평균 성장률 전망에 대해 대다수가 2%대를 꼽아 지금보다 성장세가 더 떨어질 것이 우려된다. 조선ㆍ해운에서 시작된 구조조정이 산업 전반으로 확대되면서 구조조정의 효과가 나타나기 전까지는 지금의 저성장을 벗어나기 어렵다는 전망인 것이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우리 제조업 기업들이 현재의 어려움에 대응하는 데에 급급해 미래를 대비한 성장잠재력 확충에 전혀 신경을 쓰지 못하고 있다"면서 "정부의 적극적인 경기 안정화 노력이 요구되고 정부와 기업 모두 내수 진작과 수출 증대를 통한 시장 수요 확보에 주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주 실장은 이어 "제조업의 산업합리화가 자칫 산업기반의 붕괴로 이어지지 않도록 구조조정 속도의 완급조절과 함께 고부가부문과 신산업으로의 신속한 산업구조 전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경호 기자 gungh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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