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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병호가 넘겨야할 또 하나의 담장, 사구

시계아이콘읽는 시간58초

화이트삭스전 이틀연속 공에 맞아
강타자엔 몸쪽 위협구 많이 날아와
평정심 잃으면 슬럼프 부상 올 수도

박병호가 넘겨야할 또 하나의 담장, 사구 박병호[사진=김현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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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세영 기자] 박병호(30·미네소타 트윈스)가 공에 맞기 시작했다. 지난 7일과 8일(한국시간) 연달아 투수가 던진 공에 맞았다. 사구(死球). 새 장애물을 만난 것이다. 강타자가 반드시 넘어야 하는 통과의례이기도 하다.

박병호는 지난 7일 시카고 화이트삭스와의 경기에서 8회초에 상대 투수 네이트 존스가 던진 154㎞짜리 직구에 맞았다. 볼 세 개에 이어 위협구가 날아왔다. 8회말에 미네소타의 트레버 메이가 시카고의 호세 아브레유를 맞혀 보복했다. 이 일로 양 팀 선수들이 더그아웃을 박차고 나가 충돌했다.


8일에는 1회초 첫 타석에서 공에 맞았다. 시카고의 왼손투수 크리스 세일이 볼카운트 2-2에서 던진 시속 132㎞짜리 슬라이더가 박병호의 오른쪽 무릎에 맞았다. 박병호는 고통스러워했고, 1회말 수비 때 조 마우어로 교체됐다.

큰 부상이 아니어서 박병호는 장기 부상자 명단에 오르지는 않았다. 그러나 잇단 사구에 영향을 받았는지 9일 시카고와의 경기에서 4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삼진을 두 개나 당했고 타율은 0.268에서 0.256으로 떨어졌다. 미네소타는 1-3으로 졌다.


존스의 투구는 위협구 아니면 고의 사구다. ‘어차피 내보낼 바에는 겁을 주겠다. 맞아도 할 수 없다’는 마음으로 던진 공이었을 것이다. 세일이 던진 공은 몸에 바짝 붙여 박병호의 헛스윙을 이끌어 내거나 자세를 흐트러뜨리려고 던진 공이다.


앞으로도 이런 공이 자주 날아올 것이다. 강타자의 몸쪽에 바짝 붙는 공을 던진 다음 바깥쪽에 빠른 직구를 꽂거나 흘러나가는 변화구를 던지는 배합은 투수의 전형적인 공격 방식이다. 공격적이고 삼진을 자주 당하는 박병호에게 특효약일 수도 있다.


공이 자꾸 몸쪽으로 날아오면 타자의 머릿속이 복잡해진다. 몸쪽에 160㎞ 가까운 공이 날아들면 공포감도 느낄 수 있다. 거기에 불쾌감을 넘어 분노가 치밀면 평소 실력대로 방망이를 돌리기 어려워진다. 이 과정이 거듭되면 슬럼프에 빠진다. 부상 위험도 크다.


어느 팀에 속해 있든 중심 타자들은 사구와의 전쟁을 피하기 어렵다. 메이저리그의 현역 선수 가운데 체이스 어틀리(LA 다저스)는 사구를 181개나 기록해 이 부문 1위를 기록하고 있다. 2위는 홈런타자 알렉스 로드리게스(뉴욕 양키스·175개)다. 한국의 추신수(34·텍사스 레인저스)는 11위(110개)다.


박병호는 “사구는 언제나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고 했다. 그러나 9일에 당한 삼진 두 개는 빨간 신호등일지 모른다. 박병호는 국내 리그에서 활약할 때도 공에 자주 맞았다. 홈런타자로 군림한 2012년 이후 네 시즌 동안 사구 43개를 기록했다.




김세영 기자 ksy123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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