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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브레인을 만나다]남극기지 3D지도 만든 건설·ICT 융합 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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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기범 건설기술연구원 ICT융합연구소장…BIM기술 토목으로 확장
세계최고 수준 '빔룸' 구축…국내외서 방문 잇달아


[핵심브레인을 만나다]남극기지 3D지도 만든 건설·ICT 융합 대부 주기범 한국건설기술연구원 ICT융합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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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은임 기자]서울에서 직선거리로 1만7000㎞ 떨어진 남극의 세종기지. 2년 전 이곳에서는 3차원으로 지도를 만드는 작업이 진행됐다. 2000㎡를 넘는 기지 여기저기 흩어진 건물의 배치는 물론 건물 구조물의 정보까지 담아내기 위한 작업이었다. 통상 건축물의 3차원으로 구현해 그 안의 정보를 담아내는 빌딩정보 모델링(BIM)이 사이트 단위로 확장된 첫 사례였다. 이 작업을 한 것은 한국건설기술연구원. 그곳의 ICT융합연구소장인 주기범 소장이 총괄 지휘했다. "건물자재에 대한 정보를 하나하나 입력해 건물속성을 담아내는게 BIM의 특징이죠. 남극 세종기지에 처음으로 시범 적용을 했는데 시공은 물론 유지관리까지 요긴하게 쓰입니다."


주 소장은 지난해 이 기술을 한 단계 발전시켰다. 드론을 연구소 상공에 띄워 곳곳을 촬영한 뒤 BIM 소프트웨어를 활용해 보다 정교한 작업을 해낸 것. 남극 기지가 3차원 도면을 활용했다면 연구소는 직접 촬영한 영상을 활용해 더욱 실감나게 정보들을 확인할 수 있다. 연구소 건물 내 자재별 정보도 물론 확인할 수 있다. 주 소장은 현재 이러한 기술을 원전 해체나 화재예방, 지진ㆍ해일 등 자연재해 대비에도 활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한 마디로 기존에 건축에서만 적용되던 BIM기술을 토목으로 확장시킨 것이다.

일본과 미국 등 해외에서는 이런 기술이 일부 도입돼 효과를 보고 있다. 일본은 지진 시뮬레이션을 통해 내진설계의 정보를 입력하고 지진의 강도별로 건물의 변형정도를 확인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우주공간이나 극지 등 특수 공간에서 이를 주로 활용한다. 그는 "초고층이나 지하공간의 경우엔 소방설계의 중요성이 점차 높아지는 추세인데다 화재나 자연재해를 대비하기 위해선 시뮬레이션이 필수적"이라며 "규모가 큰 토목구조물 설치를 앞두고 벌어지는 인근 주민들의 이해관계를 미리 조절하는데도 굉장히 효과적이다"고 자신했다.


이달에는 가상현실(VR)까지 더해 또 한번 세간의 관심을 끌었다. 연구소 안에 가상실증실험실, 일명 '빔룸(BIM room)'을 구축한 것. 영화관에서 사용하는 높은 해상도의 프로젝터 4개와 3면의 스크린을 동원했다. 이 스크린을 많은 사람들이 수 있도록 25석의 관람석도 마련했다. 마치 3D 영화를 관람하는 것처럼 전용 안경을 착용하고 관람석에 앉아 구조물 이곳저곳을 실감나게 보거나 직접 스크린 위에서 대피로를 확인할 수도 있다. 최근에는 이곳의 빔룸이 입소문을 타면서 국내 관공서와 기업은 물론 해외에서도 연구소를 방문하겠다는 요청이 밀려들고 있다.


주 소장은 "우리 빔룸이 미국이나 일본, 핀란드 등에 구축된 빔룸보다 훨씬 뛰어난 세계 최고 수준"이라며 "가볼 수 없는 공간을 걸어가는 방향대로 체험해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대학시절 건축을 전공한 주 소장이 'IT'와의 융합을 선도하게 된 건 연구소 입사 직후부터다. 건설정보분류체계 구축을 첫 업무로 맡게 됐다. 이후 시설물 유지관리 정보체계 구축과 전설자재정보 표준화, 3차원 설계도면 검증, 건설 BIM 구축 등 건설 ICT 분야에서 굵직굵직한 성과를 냈다. 건축과 IT를 융합하는 일이 어렵지 않은지 묻자 그는 "이슈화된 기술을 두고 대화할 수 있을 정도로만 안다. 연구소 내의 뛰어난 IT전문가들에게 매일매일 배운다"고 겸손해 했다.


주 소장은 3차원의 BIM을 두고 발주자와 시공사를 비롯한 이해관계자 사이에서 의사소통을 도울 수 있는 도구로 평가했다. 특히 토목의 경우 지형적 특성을 이해해야 하는 경우가 많아 사전에 시뮬레이션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 그는 현재 사용하고 있는 외산 BIM 소프트웨어를 대신할 국산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작업도 진행하고 있다.




조은임 기자 goodnim@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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