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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세현장 극과극]'1일 1횡단' 가능한 韓 최소 지역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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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세현장 극과극]'1일 1횡단' 가능한 韓 최소 지역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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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홍유라 기자] "너무 좁아서 민망해. 갔던 데 또 가고 또 가고." 전국 최소 지역구(서울 동대문을)의 현역이자 후보자인 민병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9일 기자에게 이같이 털어놨다.


'좁아서 민망한' 서울 동대문을의 면적은 6.01㎢. 서울 면적의 0.8% 수준이다. 해당 지역을 이루는 동은 6개(전농1동·전농2동·답십리1동·답십리2동·장안1동·장안2동) 뿐이다. 전국 최대 지역구인 강원 홍천·인제·철원·화천·양구에 948분의 1밖에 안 되는 소규모다. 이곳에선 민 의원과 박준선 새누리당 후보(49), 윤미연 민중연합당 후보(25)가 경합을 벌인다. 지역구 현역 의원과 정치 신인간의 한판 승부다.

'대한민국에서 가장 좁은 지역구의 선거운동은 어떻게 할까'라는 궁금증을 가진 기자는 이날 민 의원을 동행 취재했다. 오전 7시 서울 동대문구 전농1동 이삭어린이공원에서 민 의원을 만났다. 그는 "좁다고는 생각했지만 진짜 전국에서 최소 지역구일 줄은 몰랐네"라며, 기자의 수첩에 동대문을을 직사각형으로 그렸다. 윗가로 청량리역, 아랫가로 중랑천 뚝방길, 오른쪽 세로 천호대로, 왼쪽 세로 서울시립대학교로 이뤄진 도형이었다. 청량리역과 중랑천 뚝방길까지 차를 이용하면 10분 남짓한 거리다. 걸어서도 50분이면 거뜬하다.


청량리역 보도육교에서 출근길 인사를 마친 민 의원은 오전 9시25분 검정색 카니발에 올라 탔다. 다음 일정 장소인 답십리현대시장을 가기 위해서다. 차를 타고 7분이 지난 오전 9시32분이 되자 목적지에 도착했다. 이처럼 일정 간 이동 시간은 최소 5분에서 최대 20분이었다. 전국 최소 지역구이기에 가능한 일이다.

[유세현장 극과극]'1일 1횡단' 가능한 韓 최소 지역구

때문에 하루에 소화할 수 있는 일정량은 상당하다. 민 의원은 이날만 지역구 내 6개 동을 종횡무진하며 13개의 일정을 다녔다. 지역구 하나 다 돌기 버거운 강원 홍천·인제·철원·화천·양구와 비교하면 꽤 이득인 셈이다. 김수규 동대문구의회 의장은 '선거운동하기 좋은 곳'이라고 표현했다. 실제 의원의 명함을 받는 유권자들은 "아까 받았다" "집에 잔뜩 있다" "다른 사람 줘" 등의 반응을 보였다. 민 의원은 "4년 동안 명함 100장 받았다는 사람도 있다"며 "'코빼기도 안 비췄다'는 소리는 안 듣는다"고 설명했다.


4·13 총선을 맞아 서울 동대문을에서 동분서주하는 후보자는 민 의원, 박 후보, 윤 후보 등 3명이다. 민 의원이 엠브레인에 의뢰해 21∼22일 실시한 서울 동대문구을 여론조사(514명, 응답률 15.6%, 표본오차 95% 신뢰수준 ±4.4%포인트, 상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공정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선 민 의원이 45.6%의 지지를 받아 우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지역이 좁은 특성상 지역 주민과 스킨십만 잘하면 정치 신인의 승리도 가능해 여론조사 결과만 믿고 있을 수 없는 지역이기도 하다. 19대 총선에서 민 의원이 정치 거물 홍준표 전 의원을 6778표차로 이길 수 있었던 이유다. 또 지역 챙기기에 조금만 소홀해도 크게 티가 나기도 한다. 민 의원은 "큰 지역구는 안 돌아다니면 머니까 여기까지 못 오겠지 하고 이해해줄 수 있지만 여긴 안 가면 '엎드리면 코 닿을 덴데 그것도 안 오냐'는 소리 듣는다"고 토로했다.




홍유라 기자 vand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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