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뉴욕=김근철 특파원]미국 공화당 대선이 이번엔 기자 폭행 논란에 휩싸이며 ‘막장 대선’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플로리다 주 주피터 경찰은 지난 8일 '트럼프 내셔널 골프클럽'에서 열렸던 기자회견 뒤 '브레이트바트'의 기자였던 미셸 필즈에 폭력을 행사한 혐의로 도널드 트럼프의 선대본부장인 코리 르완도스키를 기소했다고 29일(현지시간) 밝혔다.
경찰은 사건 발생 당시 기자회견을 마치고 퇴장하는 트럼프를 쫓아가며 질문을 던지던 필즈를 르완도스키가 뒤에서 잡아 밀치는 장면이 담긴 폐쇄회로 카메라 영상도 함께 공개했다.
워싱턴포스트(WP) 등 언론들은 당시 행사 직후 필즈의 주장을 소개하며 폭력을 행사한 장본인으로 르완도스키를 지목한 바 있다.
그러나 르완도스키는 “필즈를 본 적도 없고 신체 접촉을 가한 적도 없다”며 이같은 주장을 일축했다. 트럼프 캠프도 필즈의 주장을 어거지로 몰고 갔다.
보수성향의 온라인 매체 브레이트바트도 트럼프측 주장을 비중있게 다루자 필즈는 이에 항의해 사표를 던졌다. 이후 이번 사태는 ‘진실게임’ 양상을 띠기도 했다. 이번 경찰의 현장 화면 공개로 ‘손댄 적도 없다’던 르완도스키의 주장이 허위로 드러난 셈이다.
하지만 르완도스키와 트럼프 측은 여전히 무죄를 주장하며 기존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이날 오전 경찰에 출두해 조사를 받았던 르완도스키는 "영상을 보면 아무 일도 없었음을 알 수 있다"고 강변했다.
트럼프 경선 캠프도 “르완도스키는 법적으로 아무런 잘못도 하지 않은 만큼 법정에서도 무죄를 주장할 것”이라고 강경한 입장을 고수했다. 혐의를 인정할 경우 폭력행사는 물론 그동안 허위 주장을 펼쳤다는 비난을 그대로 뒤집어쓰게 될 것을 우려한 대응으로 풀이된다.
이같은 태도는 당장 대선판에 뜨거운 이슈로 등장했다. 트럼프를 추격하고 있는 공화당 경선 경쟁주자인 테드 크루즈 상원의원은 “이는 트럼프 캠프의 폭력적 문화가 자초한 일”이라면서 “개인적 모욕과 공격, 물리적 폭력에 기초한 문화를 선거운동에서 추방해야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존 케이식 오하이오 주지사 역시 르완도스키의 사퇴를 촉구했다.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 장관 경선 캠프의 브라이언 팰론 대변인도 방송에 출연, “후보는 캠프 직원과 지지자들의 행동에 책임을 져야 한다”면서 “결국 트럼프 캠프의 문화가 문제”라고 비판했다.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 측도 “트럼프가 폭력 조장하고 있다”며 공세를 펼쳤다.
뉴욕=김근철 특파원 kckim10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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