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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현주 회장, 왜 현대증권 인수전에서 발 뺐나

시계아이콘읽는 시간56초

[아시아경제 황진영 기자]미래에셋증권이 23일 현대증권 인수전 불참을 선언하면서 그 배경을 놓고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하기 위해서는 미래에셋과 대우증권의 합병만으로는 부족하고 덩치를 더 키워야 한다는 게 박현주 미래에셋 회장의 지론이어서 인수전 불참 선언은 의외라는 반응이 많다.

증권가에서는 실탄 부족이라는 현실적인 이유 때문에 불참한 것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대우증권 인수를 위해 미래에셋증권이 8000억원의 인수금융을 동원한 상황에서 현대증권까지 넘보기에는 무리가 따른다고 판단한 게 아니냐는 것이다.


현대증권 매각 가격은 6000억∼6500억원으로 추정되지만 경쟁이 과열될 경우 7000억원을 넘어설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인수 컨소시엄을 제안한 토종 사모펀드(PEF)인 LK투자파트너스가 절반 정도의 투자금을 모으더라도 미래에셋이 3000억원 이상은 투자해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미래에셋증권 관계자는 “새로운 일을 벌이는 것 보다는 대우증권과의 합병을 마무리하는 게 급선무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증권가 일각에서는 동원증권(현 한국투자증권) 지점장 출신인 박 회장이 ‘친정’과의 관계를 고려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박 회장은 1997년 최현만 동원증권 서초지점장(현 미래에셋 수석부회장), 구재상 압구정지점장 등 이른바 8명의 ‘박현주 사단’을 이끌고 퇴사해 미래에셋캐피탈을 창업하면서 한국투자금융과 불편한 관계가 됐다.


김재철 동원그룹 회장은 최근 출간된 ‘김재철 평전’에서 “몸담고 있던 직장에 타격을 입히고 나가면 좋은 결과를 얻지 못할 때가 많습니다.


좋고 나쁜 것은 거기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파장과 흔적을 남깁니다”라면서 불편한 속내를 드러냈다.


김 회장이 박 회장의 실명을 직접 언급한 것은 아니지만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들은 박 회장을 지목한 것으로 해석한다.


미래에셋이 인수전에 참여하면 대우증권에 이어 다시 한 번 김남구 한국투자금융 부회장과의 경쟁이 불가피하다. 박 회장은 평소 자신과 김 부회장을 경쟁관계로 보는 시각을 불편해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인수전 불참 선언을 하면서 “증권업계 리딩회사로서 과열 경쟁 우려 등을 고려했다”고 밝혀 한국투자금융과의 관계를 고려했음을 시사했다.


미래에셋 관계자는 “박 회장이 대우증권 인수에 성공하면서 미래에셋의 성장뿐만 아니라 국내 금융투자업계 전체의 발전에 대해서도 고민을 많이 한다”면서 “인수전 불참을 선언한 것은 그런 고민이 반영된 것 같다”고 말했다.




황진영 기자 you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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