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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재 값 급등, 경기회복 조짐일까 일시적 현상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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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재 값 급등, 경기회복 조짐일까 일시적 현상일까 에퀴녹스 잠비아 구리 광산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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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정민 기자] 최근 주요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면서 경기회복 신호가 나타나고 있다. 다만 바닥론과 아직 뚫을 바닥이 더 남았다는 의견이 맞서고 있어 투자자들의 눈치보기는 좀더 이어질 전망이다.

9일 SK증권에 따르면 런던금속거래소(LME)에서 거래되는 구리 선물 3개월물 가격은 7일 기준 톤당 5000달러를 기록해 1월 저점(4331달러)보다 15%가량 급등했다. 지난 1월 구리가는 2009년 4월 말 이후 7년 만에 최저치를 경신했다.


구리는 스마트폰에서 자동차, 선박까지 다양한 산업에 활용되는 자재라는 점 때문에 통상 세계 경기를 가늠하는 척도로 활용된다. 특히 구리 가격은 세계 경제를 좌지우지하는 중국의 수요에 상당한 영향을 받아 가격 반등은 중국 경기에 대한 회복 기대를 높이는 요인이다.

철광석 가격은 중국 양회(兩會)에 따른 경기 부양 기대감에 최근 급등세다. 철광석 가격은 지난 7일 62.60달러로 9개월래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는 지난해 12월11일 기록한 저점인 37달러에 비해 70% 가까이 상승한 것이다. 세계 최대 철광석 소비국인 중국이 소비를 늘리면서 가격이 올랐다. 중국의 1~2월 철광석 수입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4% 늘어난 1억5580만t을 기록했다.


국제유가 역시 슬금슬금 오르더니 올해 저점 대비 40% 이상 급등했다. 지난 7일 기준 뉴욕상업거래소에서 4월물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37.90달러로 지난해 12월24일 이후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브렌트유 가격도 배럴당 40.84달러로 작년 12월4일 이후 최고치를 보였다. WTI 가격은 2월 저점 대비 44.6%, 브렌트유는 1월 저점 대비 46% 상승했다.


최근 국제유가 급등은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의 생산량 동결 작업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는 기대감이 크기 때문이다. 로이터는 "주요 OPEC 회원국이 배럴당 50달러에 맞추기 위해 오는 20일과 4월 사이에 생산량 동결에 합의할 것"이라고 전했다.


원자재 가격이 반등세를 보이자 투자를 늘려야 한다는 의견이 힘을 얻고 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8일 '지금이 해외자원개발 투자 확대의 적기'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세계 원자재 가격 사이클은 2016년 저점을 통과할 가능성이 클 것으로 예상한다"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국제통화기금(IMF)의 원자재 가격 전망치를 적용하면 세계 원자재 가격 사이클은 2011년 고점을 통과한 이후 올해 저점을 지나 회복기에 진입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진단했다.


원자재 가격 상승 덕에 관련 펀드 투자자들도 함박웃음을 지었다. 펀드평가사 제로인이 설정액 10억원 이상 펀드의 7일 기준 운용성과를 분석한 결과, 신한BNPP골드 1[주식](종류A) 등 기초소재 펀드 3개가 연초 이후 30%대 수익률을 기록하며 상위 1∼3위를 차지했다. 수익률 상위 10위 중에는 기초소재 펀드가 절반인 5개나 됐다.


오온수 현대증권 연구원은 "연초에 안전자산 선호 현상으로 금값이 많이 오른 데다가 원자재 가격도 함께 뛰었다"며 "다만, 기초소재 펀드들이 완전한 반등세로 돌아섰다고 보기에는 아직 이르다"고 말했다.


다만 원자재값 상승세가 기조적 변화가 아니라 기술적 반등 성격이 강한 반짝 랠리에 불과하다는 의견도 있어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최근 금융시장 안정에 힘입어 투기세력이 위험자산으로 몰리면서 원자재 가격을 끌어올리고 있지만 중국발 리스크가 불거질 경우 언제든지 추락할 수 있다는 것이다.


국제신용평가사인 피치는 올해 브렌트유 평균 가격이 배럴당 35달러에 그칠 것으로 보고 있다. 투자은행 줄리어스베이어는 "국제유가 상승은 펀더멘털보다는 시장 분위기 회복 때문"이라며 "단기적으로 더 오르겠지만 장기 회복은 힘들다"고 진단했다.




이정민 기자 ljm101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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