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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짜르트 이펙트'와 소리치료, 그 오해와 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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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로 과연 병을 고칠 수 있을까

[아시아경제 이상국 기자]1990년대 ‘모짜르트 이펙트’(또는 ‘모짜르트 효과’)가 큰 관심을 불러 일으킨 적이 있다. 1993년에 나온 한 학술논문은 실험을 통해 음악이 실제 단기적으로 두뇌활동을 촉진시키고 공간 추리능력을 증진시킨다는 사실을 밝혀냈다고 주장했다. '모짜르트를 들으면 머리가 좋아지고 창의력이 커진다'는 모짜르트 이펙트는 아인슈타인이 영감을 얻은 비밀로 소개되기도 했다.국내에선 모짜르트 교향곡이나 소품집 음반이 음악태교용으로 불티나게 팔렸다. 최근 임신 16주의 태아도 음악에 반응한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임신초기 음악태교로 확대되고 있는 상황이다.


'모짜르트 이펙트'와 소리치료, 그 오해와 진실 모짜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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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초에 언론을 통해 소개된 21세기 유망직종 중에 '소리치료사'도 있다. 향후, 소리를 이용한 요법이 대중화될 것이며 전문치료사 직업이 각광을 받게될 것이라는 얘기다. 소리치료와 관련된 많은 논문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고, 관련 책들도 불티나게 팔린다. 소리치료용이라는 음반과 음원들도 인기가 높다. 그러나 과연 어떤 소리가 뇌파에 어떤 방식으로 영향을 미치며, 그 소리와 뇌파의 상관관계를 명쾌하게 밝힌 연구결과는 없다는 것이 문제다.


소리치료와 관련한 주장을 하는 이들은 바이노럴 비트(Binaural beats) 이론을 주로 내놓는다. 바이노럴 비트는 뇌파를 조절하는 특정한 소리를 의미한다. 헤드폰이나 이어폰을 끼고 한쪽 귀에 300Hz의 소리, 다른 쪽 귀에 310Hz의 소리를 들려주면, 뇌가 10Hz의 파동을 받아들여 뇌파가 조절이 되는 현상이다. 즉 인간이 인지하지 못할만큼 미세한 차이가 있는 두개의 소리를 양쪽 귀로 흘려보내, 두 소리 사이의 주파수 차이를 자극으로 활용해 알파파(두뇌활동을 최적화하는 명상 뇌파) 상태로 유도한다는 것이다. KBS는 '생로병사의 비밀'이란 프로그램에서 소리치료를 아토피 환자에게 적용하여 심리안정에 도움을 준 사례를 보여주기도 했다.

치료를 위해 음악을 사용한 역사는 그리스의 피타고라스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하늘의 음악'이 질병을 낫게 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작년에 타계한 뉴욕대 신경학과 교수 올리버 색스(Oliver Sacks)는 파킨슨병 환자들이 음악의 도움으로 움직임이 향상되었음을 증명한 바 있다. 뇌졸중 환자들도 노래를 부르면 말하기 능력을 회복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연구결과도 나왔다. 수술환자에게 음악을 들려주면 스트레스 유발 호르몬의 수치가 낮아지며 음악을 30분 듣는 것은 신경안정제 10밀리그램을 맞는 것과 맞먹는다는 주장도 있다. 티베트의 수도승이 종소리로 수련하고 기독교나 천주교에서 성가로 조화로운 영혼의 상태를 꾀하는 것 또한 '소리요법'의 일종이라고 할 수 있다.반대로 소음은 고혈압이나 협심증, 심근경색증, 이명과 같은 질병에 나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끄러운 소리를 많이 들으면 면역체계의 선천적 장애를 부를 수도 있다는 조심스런 진단도 나온다.


'모짜르트 이펙트'와 소리치료, 그 오해와 진실 티벳의 승려들



음악이 건강에 이로울 수 있다는 증거는 많지만, 소리치료가 구체적으로 어떤 소리가 어떤 효험이 있는지에 대해서는 의학계에서도 논란이 많다. 사운드 힐링을 복음처럼 전파해온 미첼 게이너(Mitchell L.Gaynor, 웨일 코넬의대)는 대체의학을 연구해온 학자이다. 그는 우리 목소리가 내는 모음(母音) 소리가 우리 몸과 세포 수준에서 공명하여 신체 세포의 진동을 변화시킨다고 주장한다. 그는 소리 치료를 통해 신체의 조화를 극복하고 우주와도 조화를 이룰 수 있다고 말한다. 소리치료는 신체 각 부위의 진동수를 자연적인 상태로 회복한다는 것이다. 게이너는 미항공우주국 나사의 우주선이 천왕성의 위성에서 녹음한 소리가 티베트 승려의 종소리와 거의 동일하다고 말하기도 한다. 그러나 우주에는 진공상태라 소리가 없으며 그 소리는 실제 소리가 아니라 자기권의 진동이 전기신호로 바뀌어 변형되어 증폭된 것일 뿐이라는 반론도 있다.


게이너는 자장가를 듣는 아기가 음악의 리듬에 맞춰 숨을 쉬는 것, 대화하는 사람들이 서로의 행동을 흉내내는 것, 심장 박동이 음악의 리듬과 음량에 따라 달라지는 것을 소리와 인체의 매커니즘을 설명하는 근거로 내놓는다. 그의 말들은 틀리지 않았지만, 그것이 과연 '근거'가 될 수 있는지는 아직 확신하기 어려운 게 사실이다. 예일대 의대의 신경외과 교수 스티븐 노벨라(Steven Novella)의 말을 들어보자. "소리가 뇌파를 유도하는 현상이 일어나는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지만, 청각 자극과 뇌파 변화의 관계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청각과 뇌파의 관계는 빛의 자극보다 훨씬 복잡해서 들릴 수 있는(가청) 신호의 양상으로 나타나란 법이 없다. 뇌파 유도 현상은 뉴런 자극이 동시다발로 일어날 때 생기는 일시적인 현상일 뿐 뇌의 기능을 향상시키거나 저하시킨다는 증거를 아직 얻지 못했다. 그것은 다만, 이론적 실증적 근거가 없는 추정일 뿐이다. 소리는 신경장애를 치료하지도 못하며 뇌파 유도 현상으로 다른 효과를 볼 수 있다는 증거를 제시하지 못했다."


게이너는 "머지않아 소리를 이용한 치료법의 활용이 표준 절차가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지만, 아직도 풀려야할 문제들을 귀와 뇌 사이에 놔둔 채, 심증적인 증거들만 소문을 타고 돌아다닐 뿐이다.






이상국 기자 isomi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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