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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킨게임'에 '위기관리'까지…프랜차이즈 이중고(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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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직장'은 사라진 반면 기대수명은 길어지면서 은퇴 후 창업을 선택하는 이들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 어렵사리 대출까지 끌어안고 치킨집, 커피전문점 등 자영업에 뛰어들지만 이 중 절반은 1년도 버티지 못하고 문을 닫는 실정이다. 대부분 창업 초기 투자비용도 회수하지 못하고 사업을 접게 되기 때문에 새로운 사업을 시작하기 위해 다시 은행돈을 빌리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

'치킨게임'에 '위기관리'까지…프랜차이즈 이중고(종합) 자료사진(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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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포는 40% 늘었는데 매출은 3%, 자영업자 빚은 222조원 규모
최근 1년 사이 자영업자 수와 이들이 은행권으로부터 빌린 대출규모가 동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개인사업자로 등록된 기업은 504만5000개로 전년대비 15만개(3.1%) 늘었다. 특히 프랜차이즈를 선택하는 이들이 급증해 같은기간동안 프랜차이즈 가맹점은 10% 증가했다. 자영업자들의 대출규모도 비례해서 늘었다. 금융감독원의 '국내은행의 대출현황'을 보면 지난 6월 말 기준 개인사업자 대출 잔액은 222조9043억원이었다. 이는 전년(198조5096억원)대비 24조3647억원 늘어난 수치다. 50대 이상 은퇴 연령층의 비중이 60%를 훌쩍 넘어 베이비부머 세대가 은퇴 후 생계형 창업에 나선 것으로 파악된다.

빚내서 자영업에 뛰어들어도 생존기간은 기대 이하다. 통계청에 따르면 커피숍ㆍ치킨집ㆍ호프집 등의 업종은 1년 생존율이 55.6%였다. 절반은 1년도 못 버티고 문을 닫았다는 의미다. 한 집 걸러 치킨집, 커피집이 우후죽순 생겨나면서 결국 기존 점포들끼리 '치킨게임'을 할 수밖에 없는 구조가 됐기 때문이다. 가맹점당 매출은 2억5700만원. 전년대비 3.6% 증가에 그쳤다. 특히 커피전문점의 가맹점당 매출액은 1억6820만원에 불과해 프랜차이즈 업계 평균치에도 크게 못 미쳤다. 전세계 맥도날드보다 많다는 국내 치킨집도 마찬가지다. 치킨집의 가맹점당 매출액은 1억1410만원으로 프랜차이즈 7개 업종 중 최하위를 기록했다.


◆까다로워지는 고객, 위기관리 못하면 나락으로
이같은 포화시장에서 치열한 생존을 벌이는 것도 힘들지만 갈수록 까다로워지는 소비자들까지 관리해야하기 때문에 자영업자들은 이중고를 겪고 있다. 특히 프랜차이즈 업체들은 같은 간판을 달고 있다는 이유로 '연대책임'을 물고 있어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한 가맹점의 실수도 전체로의 피해로 번질 수 있기 때문이다.

자영업자들이 창업을 할 때 프랜차이즈를 선택하는 것은 크게 두 가지 이유다. 대부분 경영노하우가 없는 개인들이기 때문에 가맹본사로부터 '영업 관리'를 받기 위함이고, 두 번째는 '브랜드 파워' 때문이다. 그러나 오히려 역풍을 맞을 때도 있다. 최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가 발달하면서 가맹점에서 일어나는 일거수일투족들이 공개돼 작은 꼬투리 하나로도 구설수에 휘말리면 똑같은 브랜드라는 이유로 연대책임을 지게 되는 것이다. 일부 가맹점의 잘못이 본사 전체의 잘못으로 비춰지면서 애꿎은 다른 가맹점주들도 피해를 입게 되는 셈이다.


최근 치킨매니아의 한 매장에서 치킨에 비닐이 나와 이슈가 됐다. 고객이 해당점주에게 비닐이 나온 치킨에 대해 환불을 요구했으나 거절하며 대응하는 태도에 문제가 있었다는 것이 요지다.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삽시간에 퍼지며 일파만파 커지자, 결국 본사가 나서서 사과하며 마무리 됐다. 그러나 이 사태를 바라보는 프랜차이즈 업계는 불편한 기색이 역력하다. 일부 가맹점이 잘못한 것은 있을 수 있으나, 일방적으로 매도되기 쉽고 확대 재생산되기 때문이다. 특히 한 가맹점 때문에 전체 이미지까지 훼손될 수 있기 때문에 프랜차이즈는 항상 '을(乙)'이 될 수밖에 없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심할 경우 본사가 아예 망하는 경우도 생겨버린다.


지난 2012년 있었던 채선당 폭행사건이 대표적인 예다. 당시 충남 천안시에 있는 채선당에서 한 임산부 고객이 식당 직원과 말다툼을 벌이다가 서로 뒤엉켜 싸움이 벌어졌다. 이 과정에서 임산부는 "식당 직원이 배를 걷어찼다"고 주장, 채선당은 곧바로 네티즌들의 공분을 사며 '불매운동'까지 벌어졌다. 그러나 조사결과 '종업원이 배를 발로 찼다'는 임산부의 주장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 이후 폭행 논란은 일단락 됐지만 그 여파는 치명적이었다. 현재 해당 채선당 매장은 없어지고 다른 업종이 영업 중이다.


◆'나도 해볼까' 시작했지만 후회, "말리고 싶다"
상도동에 있는 A커피전문점 가맹점주 권모씨는 "주말에는 사람이 그나마 있지만 평일에는 전혀 장사가 안된다"며 "누가 커피숍을 한다고 하면 말리고 싶다"고 하소연했다. 권씨가 커피전문점을 차린 것은 지난 11월. 인근에 있는 동네 커피숍이 잘 되는 것을 보고 '나도 해볼까'하는 마음에 점포를 냈다. 그러나 반경 500~600m 내에 2개에 불과했던 커피숍은 1년 사이 5개로 늘었다.


지난해 12월 B커피전문점을 개점한 한모씨는 최근 저가 커피전문점으로 간판을 바꾸려고 고민 중이다. 현재 아메리카노 한 잔 당 2500~3000원에 팔고 있지만 매출이 줄어 '박리다매'로 전략을 바꾸기 위해서다. 한씨는 "문을 연 지 1년밖에 안됐지만 처음 시작할 때보다 매출이 20% 가량 줄었다"며 "3명이 들어와서 커피 2잔만 주문하는 상황에서 바로 옆 건물에 또 커피점이 들어서려고 공사 중"이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한씨는 "월세 200만원에다가 아르바이트 인건비, 전기료, 재료비 등을 내려면 하루에 커피를 100잔씩 팔아야 유지가 되는데 주말을 제외하고는 매출이 터무니없이 적다"고 토로했다.


그러나 저가커피도 해결책은 아니다. 커피업계 관계자는 "시내에서 1500원짜리 저가커피를 팔면서 생계를 유지하려면 하루에 500잔씩은 팔아야 이윤이 남는다"면서 "비싼 임대료와 인테리어 비용 등 초기 투자비용까지 고려할 때 저가커피가 답이 될 순 없다"고 말했다.


치킨집도 힘들긴 마찬가지다. 일주일 전 전화주문만 받는 C치킨전문점을 개점한 김모씨는 "하루에 30~40마리씩은 튀겨야 월세 100만원에 재료비, 인건비 등을 내고 이윤을 남기는데 인근에 치킨집이 너무 많다"고 한탄했다. 김씨는 "한 마리당 1만6000원에 파는 배달치킨전문점들과는 달리 9000원, 1만원에 팔기 때문에 가격경쟁력이 있어 시작했지만 이 골목에만 치킨집이 4개나 있다"면서 "기존 치킨집들도 가격을 경쟁적으로 내리고 있는데다가 쿠폰에 음료 프로모션까지 하고 있어서 (영업이) 쉽지는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오주연 기자 moon170@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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