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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지로 본 증시]망매해갈의 교훈, "확신없이 심리는 움직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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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지로 본 증시]망매해갈의 교훈, "확신없이 심리는 움직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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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현우 기자]미국 금리와 테러여파에 휘둘리던 투자심리가 지난달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록 발표 이후 반등에 성공했다. 향후 금리인상이 점진적으로 진행될 것이라는 희망과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의 정책방향성 불확실성 해소에 시장은 크게 안도한 모습이다.

얼핏보면 연준의 발표 한마디에 투자자들이 크게 움직인 것처럼 보인다. 삼국지에 등장한 조조의 유명한 고사인 망매해갈(望梅解渴)의 이야기처럼 투자자들이 정책 결정권자들의 한마디에 심리를 돌린 것과 같은 모습이다.


망매해갈은 매실을 떠올려 갈증을 해소했다는 뜻이다. 서기 196년 조조는 완성(宛城)의 군벌인 장수(張繡)를 공격하러가다가 병사들이 갈증을 견디지 못하고 주저앉자 갑자기 일어나 "저 산 너머에 매실나무숲이 있다"고 소리를 질렀다. 이 말을 듣고 병사들이 힘을 내 진군을 서둘러 물이 있는 본군 진영까지 돌아갈 수 있었다는 이야기다.

흔히 조조가 쉽게 사람을 속이는 일화로 알려져있지만 조조가 이런 거짓말로 사람들을 유혹할 수 있었던 것도 본군 진영이 앞으로 얼마남지 않았다는 확신이 있었기 때문이다. 병사들도 바보가 아닌 이상 본진이 가까이 있는 사실이 없었다면 이 말은 공수표가 될 수도 있었고 오히려 병사들이 사방으로 흩어졌을 가능성도 있다.


이 망매해갈의 사례는 조조 뿐만 아니라 역사 속에 수많은 장군들이 이용했다. 나폴레옹도 알프스산맥을 넘을때 산너머에 병사들을 기다리는 아리따운 쳐녀들과 풍족한 음식이 기다리는 마을이 넘쳐난다는 말을 군영에 퍼트려 병사들의 사기를 끌어올렸다는 이야기가 있다. 과장된 이야기였지만 역시 알프스 산맥을 거의 넘어와 고비를 넘겼을 때 나온 말이었기 때문에 병사들들도 믿을 수 있었다.


증시에서도 망매해갈의 법칙은 똑같이 적용된다. 겉으로 보기에는 투자심리 변화에 시장이 크게 흔들려보였던 한 주였지만 결국 돈의 흐름을 좌우한 것은 실적이었다. 시장 전반에 외국인의 매도세가 지속되는 상황에서도 실적 기대감이 높았던 화학, 생활용품, 디스플레이, 에너지 등 업종에 수급이 쏠렸다. 결국 미국 금리인상에 대한 흔들림에도 개별 업종이 가진 펀더멘탈에 시장은 움직인 셈이다.


연준의 정책에 온 신경이 쏠려있는 듯한 증시지만 투자자들도 결국 보다 확실한 것에 주목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권아민 동부증권 연구원은 "지난주 수급을 이끈 것도 결국 외국인 매수 상위를 차지한 한화케미칼, LG생활건강 등 탄탄한 실적과 성장기대감을 가졌던 종목들"이라며 "흔들리던 투자심리가 완화된만큼 12월 FOMC까지 급격한 자금 유입은 어려워도 유출폭이 더 이상 늘어나지는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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