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이체방크 분석, 3년 반 정도 주기로 침체와 금리 인상 반복
[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미국이 기준금리를 인상하면 평균 41개월 후 경기침체가 도래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도이체방크가 1950년 이후 열두 차례의 기준금리 인상 시기를 분석한 결과 이같은 결과가 나왔다고 미국 온라인 경제매체 CNBC가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기준금리 인상 후 86개월이 지나서야 경기침체가 나타났던 것이 가장 길었고 가장 짧았던 때는 11개월이었다.
거꾸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는 경기 침체가 끝나고 평균 44개월이 지난 후 기준금리를 인상하기 시작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대략 3년 반 정도를 주기로 기준금리 인상이 이뤄지고 침체가 반복됐던 셈이다.
그렇다면 기준금리 인상이 주가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까.
누빈 애셋 매니지먼트의 밥 돌 수석 투자전략가에 따르면 기준금리 인상을 전후해 주가 흐름은 긍정적이었다.
돌은 지난 여섯 차례 기준금리 인상 시기 동안 S&P500 지수 흐름을 분석한 결과를 최근 투자 전문지 배런스에 기고했다. 그 결과 S&P500 지수는 기준금리 인상 후 250일이 지날 동안 2.60% 오르고, 500일이 지난면 14.40%나 오르는 것으로 확인됐다. 기준금리 인상 직후에는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이다가 결국에는 상승으로 가닥을 잡는 셈이다.
월가에서는 이번에도 기준금리 인상이 주가에는 별 악재가 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다만 지난 침체의 후유증이 깊었다는 점에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가장 최근 미국 경제가 침체에 빠졌던 시기는 2007년 12월~2009년 6월이다. 이미 침체가 끝나고 74개월이나 지난 상태다. 침체 종료 후 기준금리 인상까지 평균 44개월이 걸렸던 것을 감안하면 30개월이나 지연된 셈이다. 그만큼 지난 경기침체의 여파가 길게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이번의 경우 기준금리 인상을 앞두고 S&P500 지수가 약세를 보였다는 점도 이례적이다. 돌 수석 투자전략가는 기준금리 인상 전 S&P500 지수의 기준금리 인상 전 흐름도 분석했는데, 기준금리 인상 직전 250일 동안 S&P500가 약세를 기록한 경우는 지난 여섯 차례 중 단 한 차례에 불과했다. 나머지 다섯 번의 경우 금리 인상 직전 250일 동안 S&P 지수는 오름세를 나타냈다.
다만 기준금리 인상 직전 S&P500 지수가 하락했던 그 한 차례는 1998년이었는데, 당시 기준금리 인상 후 S&P500 지수는 폭등 흐름을 보였다. 그해 3월29일 기준금리 인상이 이뤄진 후 250일 동안 S&P500 지수는 11.7% 올랐고 500일 후 상승률은 30.6%에 이르렀다.
결과적으로 미국 기준금리 인상이 이뤄졌을 때 뉴욕 주가는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 것이다. 시장은 결국 기준금리 인상은 미국 경제가 양호하다는 신호로 해석하고 있는 셈이다.
재닛 옐런 Fed 의장은 기준금리 인상이 점진적으로 이뤄질 것이라고 거듭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과거 사례에서는 Fed가 빠르게 기준금리를 인상하는 경우가 많았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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