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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0명 목숨 앗아간 폭발사고의 황당한 원인

시계아이콘읽는 시간59초

3000명 목숨 앗아간 폭발사고의 황당한 원인 톈진 폭발사고. 사진=YTN 방송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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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2일 중국 톈진(天津)항에서 발생한 초대형 폭발사고가 '인재(人災)'일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사고가 발생한 물류회사의 인허가 과정과 유독 화학물질 관리에 상당한 허점이 드러나고 있기 때문이다. 이 회사가 화학물질을 보관하면서 거리 확보, 적재 총량 등에 관한 여러 규정을 위반한 사실도 밝혀졌다. 어쩌면 100명 이상의 목숨을 앗아간 이번 사고는 막을 수도 있었다.

많은 인명 피해가 난 대규모 폭발 사고들을 들여다보면 이처럼 인재로 인한 것이 적지 않다. 대표적인 게 정확히 246년 전인 1769년 8월18일 이탈리아 브레시아(Brescia)에서 일어난 폭발사고다. 당시 이곳에서는 교회가 가장 안전하다고 보고 도시의 모든 화약을 교회 안에 저장했다. 하느님이 지켜줄 것으로 믿었기 때문이다. 낙뢰 때문에 화약을 한 곳에 보관하는 것은 위험하다는 의견이 나오기도 했지만 독실한 신자들은 교회에 벼락이 떨어질 수 있다고 얘기하는 것은 신성모독이라며 용납할 수 없다고 했다. 그래서 교회에 피뢰침도 달지 않았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교회의 첨탑에 벼락이 떨어졌고 보관 중이던 90t의 화약이 한 번에 폭발했다. 이 폭발로 도시의 1/6이 파괴되고 3000여명이 목숨을 잃었다고 한다.


1917년 캐나다에서도 인간이 초래한 최대 규모의 폭발사고가 일어났다. 핼리팩스라는 해군항에서 노르웨이 국적의 SS이모호와 프랑스의 SS몽블랑호가 충돌한 것이다. 이 두 선박은 각각 반대편에 다른 배가 있다는 것을 알았지만 충돌을 피하기 위한 교신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서로 비키라고 하다가 부딪혔다. 문제는 프랑스 선박에 폭발성 화학물질을 가득 싣고 있었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충돌로 불꽃이 튀자 연료 드럼통에 불이 붙었고 결국 배 전체가 폭발했다. 이 과정에서 선장은 선원들에게 배를 버리도록 명령했고 배는 항구까지 떠밀려갔다. 폭탄에 불을 붙여 항구로 보낸 모양새였다. 결국 몽블랑호의 폭발로 인근 지역은 쑥대밭이 됐고 2000여명이 사망했다. 1차 세계대전 중인 상황에서 독일이 핼리팩스를 폭격했다는 루머가 나돌 정도로 폭발의 규모가 컸다.


2000년대 들어서도 이 같은 폭발 사고가 있었다. 나이지리아의 수도 라고스에서 2002년 1월27일 오후 무기고 폭발로 1000명 이상이 사망한 것이다. 고성능 폭약을 노후화된 무기고에 두는 등 부실한 무기 및 화약 관리가 원인이었다. 희생자 중에는 어린이가 많았으며 특히 연쇄 폭발이 일어나자 피신하기 위해 물에 뛰어든 다수의 시민들이 익사했다. 사망자가 급격하게 늘어난 원인 중 하나는 이곳에서 제대로 된 수영 교육이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김철현 기자 kc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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