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머지 1명도 능동감시자…관리 부실
[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16일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으로 확인된 삼성서울병원 확진자 3명이 모두 보건당국의 통제에서 벗어난 이들이어서 부실한 격리에 대한 우려가 증폭되고 있다.
보건복지부 메르스중앙관리대책본부가 이날 발표한 신규 메르스 확진자 4명 가운데 3명은 지난달 27~28일 삼성서울병원 응급실에서 '슈퍼 전파자'인 14번 환자(35)로부터 감염된 것으로 추정된다.
그동안 삼성병원은 14번 환자가 마지막으로 응급실에 머문 시기가 지난달 29일인 만큼 최장 잠복기(14일)을 감안하면 12일 이후 삼성서울병원에서 감염돼 증상이 발현된 환자가 없을 것으로 예상됐다.
실제 이들 신규 감염자도 확진은 이날 이뤄졌지만 발열 등 증상이 나타난 시기는 훨씬 앞섰다.
지난달 27~28일 남편의 간병을 위해 삼성병원 응급실에 머문 151번 환자(38·여)는 지난 5일부터, 27일 같은장소에서 부인을 간병하던 152번 환자(66)는 지난 6일부터 증상이 나타났다.
대구지역 첫 메르스 확진환자인 154번 환자(52)는 지난 13일부터 증상이 본격화됐지만 이전에도 컨디션이 않좋았다고 보건당국은 전했다.
대구 지역의 공무원인 이 환자는 지난달 27~28일 어머니가 입원한 삼성서울병원 응급실에 누나와 함께 다녀왔으며, 누나도 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았다.
문제는 154번을 비롯해 이들 3명 모두 보건당국의 격리대상이 아니었다. 권준욱 중대본 총괄기획 반장은 이날 세종정부청사 브리핑에서 "관리대상에서 조금 더 멀리 있던 분들"이라고 표현했다.
삼성서울병원 격리대상의 경우 당시 근무했던 의료진과 진료기록이 남아 있는 응급실 내원 환자를 우선 접촉자로 분류하면서 방문기록이 없는 보호자와 문병객은 격리대상에서 밀려났다는 이야기다.
이처럼 보건당국이 손을 놓고 있는 동안 이들 확진자는 응급실 방문객들은 전국의 병원을 옮겨다녔다. 151번은 발열 직후인 6일 개인의원을 방문한 뒤 8일 삼성서울병원 암센터에서 선별진료를 받았고, 9일에도 또 다른 의료기관을 찾는 등 확진 때까지 세차례나 병원을 옮겼다. 152번은 6일 이후 의료기관 2곳을 방문했다 전날 서울성모병원 응급실 선별진료소를 통해 확진을 감별받았다.
권 반장도 "우선 순위에서 높게 평가하지 않았던 집단에서 뒤늦게 확진이 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인정했다.
한편, 이날 확진된 153번 환자(61·여)의 경우에는 지난 5일 경기도 용인의 서울삼성의원에서 118번 환자(67·여, 6월13일 사망)와 접촉해 감염된 것으로 추정된다. 권 반장은 "이 환자는 밀접접촉자는 아니어도 능동감시대상자로 감시가 이뤄지고 있었다"면서 "우리가 모니터링 하는 상황에서 발생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능동감시자는 스스로 확진자와 접촉을 신고한 경우로, 밀접접촉자와 달리 보건당국이 매일 발열 등 증상을 점검하는 대상이 아닌데다, 격리조치도 이뤄지지 않는다.
지연진 기자 gy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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