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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低금리 스트레스②]투자자도 '금융 인텔리전스' 높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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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기획]눈치'쩐'쟁 시대, 자산관리 철학이 바뀌다
②투자자도 금융 인텔리전스 높여야


저금리시대 투자도 아는 게 '힘'…하이 리스크·하이 리턴 원칙 되새겨야
키코·ELS·펀드·동양 사태 등 불완전판매 사례 재조명
자본시장 이탈 투자자 유인하려면 업계 태도 변화 목소리도

[아시아경제 김혜원 기자, 권해영 기자, 이정민 기자] 우리 중소기업인에게 '키코(KIKO)'는 아직도 뇌리에 박힌 악몽이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환헤지를 목적으로 통화옵션 파생상품 키코에 가입했던 500여개 기업은 환율의 급격한 변동으로 3조원이 넘는 손실을 입고 줄줄이 도산했다. '불완전판매'라는 용어가 세간에 알려진 것은 키코 사태가 시초였다. 이후 자본시장에서는 주가연계증권(ELS)과 펀드 관련 불완전판매 파동이 있었다.


근래 충격적인 또 하나의 사건은 동양그룹이 사기성 기업어음(CP)을 발행해 개인투자자 4만여명에게 1조원 이상의 투자 손실을 안긴 이른바 '동양 사태'다. 일련의 금융상품 불완전판매 사건은 판매자와 투자자 사이 불신의 벽을 더 높이는 계기가 됐다.

S증권 관계자는 "동양 사태는 투자자에 위험을 제대로 고지하지 않았다면 금융기관의 문제일 것이고 고금리 상품의 위험을 알고 투자했다면 투자자의 과욕이었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불완전판매로 발생한 소송에서 법원이 투자자 손만 들어준 적은 거의 없었다. 어느 한 쪽의 일방적 잘못이라고 판단하지 않았다.

[低금리 스트레스②]투자자도 '금융 인텔리전스' 높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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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불완전판매를 재조명한 것은 1%대 저금리 시대를 맞아 예금 금리보다 높은 수익률을 좇는 금융상품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지만 투자자가 안아야 할 리스크도 함께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또 다른 형태의 불완전판매가 고개를 내밀 개연성이 크다는 얘기다.


이상진 신영자산운용 사장은 브라질 채권 금리가 2011년 연 10%였지만 올해 만기상환 시 원금 손실이 많게는 마이너스(-) 30%에 이르는 점을 예로 들면서 "투자자가 알아야 하는 것은 수익률이 높아지면 위험도도 높아진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투자의 기본 원칙 '하이 리스크·하이 리턴(고위험·고수익)'이 다시금 주목 받는 이유는 저금리 시대 쏟아지는 복잡한 신종 금융상품에 대해 제대로 숙지하지 않은 채 투자에 나서는 등 정보의 비대칭성에 기인한 불완전판매가 기승을 부릴 수 있어서다.


이런 상황에서 예·적금만으로도 높은 수익률을 얻었던 고금리 시대와 달리 저금리 시대에는 판매사 뿐 아니라 투자자도 위험을 분담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 은행이나 보험 등 다른 업종과 달리 주식, 펀드, 파생상품 등에 투자하는 자본시장 투자자의 경우 '원금 보장은 기본, 수익은 내 탓, 손실은 남 탓'이란 인식이 여전히 강하다는 지적이다.


한 외국계 증권사 고위관계자는 "한국의 증권시장에서 투자자는 과보호를 받는 것 같다"며 "돌인지 돈인지 정도는 알고 투자하도록 '금융 인텔리전스(지성)'를 높여야 할 시점"이라고 일갈했다.


쉽게 말해 판매사도 투자자도 적극적으로 '공부'해 '투자'해야 한다는 얘기다. 김대열 하나대투증권 도곡지점 PB 부장은 "우리나라 금융 지식은 낮은 수준"이라며 "투자에 대한 시간 투자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상호 한국투자증권 사장은 "저금리 시대에는 원금 보장해봐야 1%대 밖에 안 되는데 더 이상 원금 보장이란 개념은 잊어야 한다"며 "결국은 모두가 리스크 테이킹(위험 감수)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무조건 리스크를 떠안으라는 게 아니라 상품의 트랙 레코드나 구성을 잘 따져서 투자자가 지고자 하는 리스크에 비해 적정 수익이 나오는 상품에 투자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자본시장을 이탈한 투자자를 다시 끌어들이기 위한 업계의 태도 변화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황영기 금융투자협회장은 "국내 투자자들이 미국 등 해외와 비교해 펀드 환매가 빠르고 주식 투자 기간이 짧은 측면이 있지만 투자자를 탓할 일은 아니다"며 "업계가 먼저 다양한 잠재 투자자에 대해 금융 교육을 제공하고 신뢰를 쌓는 일이 선행돼야 한다"고 주문했다.


국내 투자자가 당국의 규제 아래 과도한 보호를 받고 있다는 의견도 있었다. H증권 관계자는 "선진시장으로 가는 길목에서 투자자에 대한 과도한 보호 장치는 악용 소지가 있어 제도 보완이 필요해 보인다"고 전했다. 신인석 자본시장연구원장은 "상품에 대한 설명 의무를 보다 구체화해 투자자와 판매자 사이의 정보비대칭을 최소화해야 한다"며 "투자권유 규제 위반 시 처벌을 강화하는 내용의 규제 체계도 함께 개선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김혜원 기자 kimhye@asiae.co.kr
권해영 기자 roguehy@asiae.co.kr
이정민 기자 ljm1011@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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