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L";$title="이영규";$txt="이영규 사회문화부 지자체팀 부장";$size="188,252,0";$no="2014043009375082926_1.jpg";@include $libDir . "/image_check.php";?>지난 1월22일 안산 A병원. 병상에 누운 큰딸(17)은 엄마 손을 꼭 잡았다.
"엄마, 너무 아파하지 마. 내가 동생 몫까지 두 배로 열심히 살게."
경기도 안산 인질극으로 아빠(48)와 여동생(16)을 잃은 큰딸은 엄마를 위로했다. 인질극 피의자 김상훈은 자신의 분노유발과 직접 관련 없는 부인의 전 남편과 둘째 의붓딸을 무참히 살해했다. 그는 둘째 딸을 살해하기 전 성폭행까지 했다. 또 잡힌 뒤에는 아내 때문이라며 모든 책임을 떠넘겼다. 범죄 심리학자들은 이번 인질극을 전형적인 '사이코패스' 범죄로 보고 있다.
지난 1월26일. 인터넷 커뮤니티 '일간베스트(일베)'에 단원고 교복을 입은 채 '어묵'을 먹는 사진이 올라왔다. 어묵은 세월호 희생자들을 인터넷상에서 조롱할 때 쓰는 용어다. 이들은 '친구 먹었다'는 글까지 올렸다. 네티즌은 격분했고 '당장 수사하라'며 압박했다. 경찰은 10여일 만에 피의자 2명을 붙잡았다. 이들은 모두 평범한 20대 회사원들이었다. 이들의 일탈은 사회로부터 관심을 받고 싶어서가 그 이유였다. 인격장애를 의심하는 대목이다.
통계자료를 보면 대한민국 인격장애 의심 환자 3명 중 2명이 10~30대라고 한다. 경기침체에 따른 취업난과 급속히 확산되는 인터넷 게임 중독 등으로 인한 사회병리현상의 한 단면이다.
지난달 25일과 27일 세종시와 경기도 화성에서는 충격적인 사고가 발생했다. '총기 청정지역'으로 알려진 대한민국에서 이틀새 잇달아 총기(엽총) 살인사고로 8명이 죽었다. 감정조절에 장애가 있는 피의자들이 '분'을 삭이지 못해 극단적 선택을 했다는 게 경찰의 설명이다. 경찰은 최근 이 같은 '보복(복수)범죄' 급증에 주목하고 있다.
최근에는 경기도 포천에서 10억원의 보험금을 노리고 전 남편과 현 남편, 시어머니 등에게 농약을 탄 음료를 먹여 죽인 끔찍한 사건이 발생했다. 40대의 이 여성은 끓인 찌개에 제초제를 넣은 뒤 친딸(20)에게도 먹였다. 딸은 폐에 비정상적 염증이 생기는 '폐쇄성 폐질환'을 앓고 있다. 평생 치료를 받아야 한다는 게 병원 측 설명이다. 피의자는 완전범죄를 노렸으나 보험사의 신고로 꼬리가 잡혔다.
지난달 4일 경기도 화성에서 사라진 60대 여성은 '육절기'에 의해 시신이 훼손됐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피의자가 최근 육절기를 구입한 사실이 드러나서다. 육절기는 정육점에서 사용하는 고기 절단기다. 사람 몸을 절단하기 위해 육절기까지 사용하는 '참극의 시대'가 오고 있다.
대한민국에 올 들어 '비극의 드라마'가 광풍처럼 펼쳐지고 있다. 우리는 이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해석해야 할까.
범죄 심리학자들은 최근 대한민국 범죄가 흉포화되고 있는 데 주목하고 있다. 그리고 그 원인을 가족해체에서 찾고 있다. 가족이란 든든한 울타리가 예전에 비해 '질적'으로 나빠지면서 가족 간, 이웃 간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반사회성 범죄로 치닫고 있다는 것이다. 사실 산업화가 진전되기 전만 해도 가족은 외부로부터 오는 충격을 흡수하는 '완충제'였다. 또 들어온 충격은 가족 모두가 나눠지는 공동협력체 역할을 했다.
하지만 산업화가 진전되면서 가족이란 울타리는 산산조각 났다. 단란했던 가족의 유대감은 급속히 와해됐고 급기야 가족해체로까지 이어졌다. 이 과정에서 부모형제 간, 친지 간, 이웃 간에 흉기를 겨누는 '반인륜적 사회'가 됐다.
그렇다면 가족해체는 어디에서 왔을까. 경기침체가 가장 큰 원인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경기가 좋을 때는 먹고사는 데 부담이 없다 보니 사회 구성원 간 갈등이 적었다. 하지만 경기가 나빠지면서 먹고살기가 힘들어지자 타인의 희생을 담보로 자신의 불행을 해결하려는 '비이성적' 경향이 뚜렷해지고 있다. 이 외에도 사회적 안전망 미흡과 학교교육 부재 등에서 최근 흉포화 범죄 원인을 찾는 사람들도 있다.
"최근 대한민국 범죄양상을 보면 심각합니다. 피해자들이 주변 가족과 친지인 경우가 상당히 많습니다. 우리나라만의 특성 때문이라고 봐야죠. 바로 가족해체입니다. 가족을 복원하지 않고는 반인륜적 범죄는 줄지 않을 것입니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의 충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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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규 사회부 지자체팀 부장 fortun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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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규 기자 fortun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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