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데스크칼럼]2015년 대한민국에 부는 '참극의 바람' … 가족복원이 답이다

시계아이콘01분 51초 소요

지난 1월22일 안산 A병원. 병상에 누운 큰딸(17)은 엄마 손을 꼭 잡았다.


"엄마, 너무 아파하지 마. 내가 동생 몫까지 두 배로 열심히 살게."

경기도 안산 인질극으로 아빠(48)와 여동생(16)을 잃은 큰딸은 엄마를 위로했다. 인질극 피의자 김상훈은 자신의 분노유발과 직접 관련 없는 부인의 전 남편과 둘째 의붓딸을 무참히 살해했다. 그는 둘째 딸을 살해하기 전 성폭행까지 했다. 또 잡힌 뒤에는 아내 때문이라며 모든 책임을 떠넘겼다. 범죄 심리학자들은 이번 인질극을 전형적인 '사이코패스' 범죄로 보고 있다.


지난 1월26일. 인터넷 커뮤니티 '일간베스트(일베)'에 단원고 교복을 입은 채 '어묵'을 먹는 사진이 올라왔다. 어묵은 세월호 희생자들을 인터넷상에서 조롱할 때 쓰는 용어다. 이들은 '친구 먹었다'는 글까지 올렸다. 네티즌은 격분했고 '당장 수사하라'며 압박했다. 경찰은 10여일 만에 피의자 2명을 붙잡았다. 이들은 모두 평범한 20대 회사원들이었다. 이들의 일탈은 사회로부터 관심을 받고 싶어서가 그 이유였다. 인격장애를 의심하는 대목이다.

통계자료를 보면 대한민국 인격장애 의심 환자 3명 중 2명이 10~30대라고 한다. 경기침체에 따른 취업난과 급속히 확산되는 인터넷 게임 중독 등으로 인한 사회병리현상의 한 단면이다.


지난달 25일과 27일 세종시와 경기도 화성에서는 충격적인 사고가 발생했다. '총기 청정지역'으로 알려진 대한민국에서 이틀새 잇달아 총기(엽총) 살인사고로 8명이 죽었다. 감정조절에 장애가 있는 피의자들이 '분'을 삭이지 못해 극단적 선택을 했다는 게 경찰의 설명이다. 경찰은 최근 이 같은 '보복(복수)범죄' 급증에 주목하고 있다.


최근에는 경기도 포천에서 10억원의 보험금을 노리고 전 남편과 현 남편, 시어머니 등에게 농약을 탄 음료를 먹여 죽인 끔찍한 사건이 발생했다. 40대의 이 여성은 끓인 찌개에 제초제를 넣은 뒤 친딸(20)에게도 먹였다. 딸은 폐에 비정상적 염증이 생기는 '폐쇄성 폐질환'을 앓고 있다. 평생 치료를 받아야 한다는 게 병원 측 설명이다. 피의자는 완전범죄를 노렸으나 보험사의 신고로 꼬리가 잡혔다.


지난달 4일 경기도 화성에서 사라진 60대 여성은 '육절기'에 의해 시신이 훼손됐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피의자가 최근 육절기를 구입한 사실이 드러나서다. 육절기는 정육점에서 사용하는 고기 절단기다. 사람 몸을 절단하기 위해 육절기까지 사용하는 '참극의 시대'가 오고 있다.


대한민국에 올 들어 '비극의 드라마'가 광풍처럼 펼쳐지고 있다. 우리는 이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해석해야 할까.


범죄 심리학자들은 최근 대한민국 범죄가 흉포화되고 있는 데 주목하고 있다. 그리고 그 원인을 가족해체에서 찾고 있다. 가족이란 든든한 울타리가 예전에 비해 '질적'으로 나빠지면서 가족 간, 이웃 간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반사회성 범죄로 치닫고 있다는 것이다. 사실 산업화가 진전되기 전만 해도 가족은 외부로부터 오는 충격을 흡수하는 '완충제'였다. 또 들어온 충격은 가족 모두가 나눠지는 공동협력체 역할을 했다.


하지만 산업화가 진전되면서 가족이란 울타리는 산산조각 났다. 단란했던 가족의 유대감은 급속히 와해됐고 급기야 가족해체로까지 이어졌다. 이 과정에서 부모형제 간, 친지 간, 이웃 간에 흉기를 겨누는 '반인륜적 사회'가 됐다.


그렇다면 가족해체는 어디에서 왔을까. 경기침체가 가장 큰 원인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경기가 좋을 때는 먹고사는 데 부담이 없다 보니 사회 구성원 간 갈등이 적었다. 하지만 경기가 나빠지면서 먹고살기가 힘들어지자 타인의 희생을 담보로 자신의 불행을 해결하려는 '비이성적' 경향이 뚜렷해지고 있다. 이 외에도 사회적 안전망 미흡과 학교교육 부재 등에서 최근 흉포화 범죄 원인을 찾는 사람들도 있다.


"최근 대한민국 범죄양상을 보면 심각합니다. 피해자들이 주변 가족과 친지인 경우가 상당히 많습니다. 우리나라만의 특성 때문이라고 봐야죠. 바로 가족해체입니다. 가족을 복원하지 않고는 반인륜적 범죄는 줄지 않을 것입니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의 충고다.



이영규 사회부 지자체팀 부장 fortune@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이영규 기자 fortune@asiae.co.kr
<ⓒ아시아 대표 석간 '아시아경제' (www.newsva.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놓칠 수 없는 이슈 픽

  • 26.01.0914:18
    "손해 보고도 집못팔까" 걱정 덜어준다…지방 미분양 '환매보증' 첫도입
    "손해 보고도 집못팔까" 걱정 덜어준다…지방 미분양 '환매보증' 첫도입

    정부가 지방 미분양 해소를 위해 수분양자에게 일정 가격으로 되팔 권리를 보장하는 '주택환매 보증제(가칭)'를 처음 도입한다. 준공 후 미분양 1가구1주택 특례 가액기준을 6억원에서 7억원으로 상향하고, 인구감소지역 세제 특례와 기업구조조정 부동산투자회사(CR리츠) 지원도 연장한다. 공급 측면에서는 3기 신도시 1만8000가구를 포함해 올해 5만가구 착공에 나선다. 9일 관계부처 합동으로 발표한 '2026년 경제성장전략'에서

  • 26.01.0914:05
    디지털자산 제도화 본격화…스테이블코인·현물 ETF까지 제도권 편입
    디지털자산 제도화 본격화…스테이블코인·현물 ETF까지 제도권 편입

    정부가 스테이블코인 규율체계 마련을 포함한 디지털자산 제도화에 속도를 낸다. 디지털자산 기본법(가상자산 2단계 법안) 입법을 통해 발행·유통·거래 전반을 포괄하는 규제 틀을 마련한다. 또한 디지털자산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도입을 추진할 계획이다. 재정경제부·금융위원회를 비롯한 관계기관은 9일 오후 '2026 경제성장전략'을 통해 스테이블코인 규율체계 마련 등 디지털자산을 제도화하겠다고 밝혔다. 해당 법안은

  • 26.01.0914:00
    국장 장기투자 촉진 ISA 신설…국부펀드는 20조원 규모로 출범
    국장 장기투자 촉진 ISA 신설…국부펀드는 20조원 규모로 출범

    정부가 국내 장기 주식투자를 유도하기 위해 세제 혜택을 대폭 확대한 생산적 금융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를 출시한다. 투자 시 납입부터 배당까지 '더블 혜택'을 주는 국민성장펀드·기업성장집합투자기구(BDC) 펀드도 출시한다. 국내외 산업과 자산에 적극적으로 투자해 수익을 창출하는 '한국형 국부펀드'는 20조원 규모로 출범하기로 했다.9일 재정경제부는 이런 내용을 담은 '2026년 경제성장전략'을 발표했다. 정부는 60

  • 26.01.0914:00
    "국장 장기투자 촉진" 세제혜택 늘린 '생산적금융 ISA' 신설
    "국장 장기투자 촉진" 세제혜택 늘린 '생산적금융 ISA' 신설

    생산적 금융을 강조해온 이재명 정부가 국장 장기투자를 촉진하기 위한 '생산적 금융 개인종합투자계좌(ISA)'를 신설한다. 일정소득 이하의 청년을 대상으로 한 '청년형 ISA'는 물론, 비과세 200만원이 적용되는 기존 ISA 대비 세제혜택을 대폭 확대한 '국민성장ISA'도 선보일 예정이다. 재정경제부, 금융위원회를 비롯한 관계부처는 9일 오후 이러한 내용을 포함한 '2026년 경제성장전략'을 공개했다. 생산적 금융 기치 하에 첨단

  • 26.01.0914:00
    7월부터 24시간 외환시장 개방…MSCI선진지수 편입 박차
    7월부터 24시간 외환시장 개방…MSCI선진지수 편입 박차

    정부가 오는 7월부터 외환시장을 24시간 개방해 원화 국제화에 나선다. 역외 원화 결제 시스템을 구축하고 관련 규제를 정비함으로써 한국 증시의 숙원이자 이재명 대통령의 공약인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국지수' 편입에 박차를 가한다는 방침이다. 재정경제부·금융위원회를 비롯한 관계 기관은 9일 오후 '2026년 경제성장 전략'을 공개하면서 이러한 내용의 'MSCI 선진국지수 편입을 위한 외환·자본시장 종합

  • 26.01.1416:21
    이준석 "한동훈, 고수라면 창당이나 서울시장 무소속 출마 선언할 것"
    이준석 "한동훈, 고수라면 창당이나 서울시장 무소속 출마 선언할 것"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마예나 PD■ 출연 :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1월 14일) ※ 기사 내용을 인용할 때는 반드시 '소종섭의 시사쇼'를 명기해 주시기 바랍니다. 소종섭 :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소종섭의 시사쇼 시작하겠습니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와 함께 여러 가지 이슈 짚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잘 지내셨죠? 이준석 : 예, 그렇습니다. 소종

  • 26.01.1008:01
    "아내는 연상…원더우먼 같았다" 유산·가난 속에서 함께 버틴 박홍근 의원 '인생 최고의 반석' [배우자 열전]②
    "아내는 연상…원더우먼 같았다" 유산·가난 속에서 함께 버틴 박홍근 의원 '인생 최고의 반석' [배우자 열전]②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박수민 PD편집자주6·3 지방선거의 해가 열렸다. 여야 후보자들의 출마가 이어지고 있다. 후보자들이 누구인지, 어떤 정책을 내세우는지와 함께 배우자는 어떤 인물인가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소종섭의 시사쇼'는 출마(또는 출마 예상) 후보자 배우자에 대해 알아보는 '배우자 열전'을 시작한다. ①문혜정(정원오

  • 26.01.0808:49
    동갑내기 캠퍼스 커플…"예뻐보이더라" 정원오, 배우자 문혜정 첫 인상[배우자 열전]①
    동갑내기 캠퍼스 커플…"예뻐보이더라" 정원오, 배우자 문혜정 첫 인상[배우자 열전]①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마예나 PD편집자주6·3 지방선거의 해가 열렸다. 여야 후보자들의 출마가 이어지고 있다. 후보자들이 누구인지, 어떤 정책을 내세우는지와 함께 배우자는 어떤 인물인가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소종섭의 시사쇼'는 출마(또는 출마 예상) 후보자 배우자에 대해 알아보는 '배우자 열전'을 시작한다. ①문혜정(정원오

  • 26.01.0710:25
    장성철 "장동혁, 한동훈 제명 아니면 탈당 권고할 듯"
    장성철 "장동혁, 한동훈 제명 아니면 탈당 권고할 듯"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장성철 공론센터 소장(1월 5일) 소종섭 : 어서 오세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장성철 : 감사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소종섭 : 이 얘기부터 해보죠.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와 관련해서 폭언했다, 보좌진에게 갑질했다, 남편이 부동산 투기를 했다는 등 의혹이 쏟아집니다. 그런데

  • 25.12.3118:01
    양기대 "경기도 대중교통 무료화하겠다"
    양기대 "경기도 대중교통 무료화하겠다"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마예나 PD■ 출연 : 양기대 전 국회의원(12월 31일) 소종섭 :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올해의 마지막 '소종섭의 시사쇼' 시작하겠습니다. 지난 12월 18일 경기도지사 민주당 경선에 출마하겠다고 선언한 분이죠. 재선 광명시장을 지내고 국회의원을 지낸 양기대 전 의원님 어서 오세요. 오늘 나와주셔서 고맙습니다. 양기대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