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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車 교역 첫 무역적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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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산 수요급증, 일부 국내업체 수출물량 감소로 첫 적자

[아시아경제 최대열 기자] 우리나라가 유럽과의 자동차 교역(交易)에서 처음으로 무역적자를 기록했다. 국내에서 유럽산 자동차의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일부 업체의 유럽 수출물량이 줄어든 탓이다.


18일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 8월 우리나라의 대(對) 유럽연합(EU) 연간 누적 수출액은 41억1900만달러, 수입액은 42억7100만달러를 기록해 무역수지가 1억5200만달러 적자를 본 것으로 집계됐다. EU와의 교역에서 적자를 본 건 1993년 EU 결성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수입은 올해 들어서도 꾸준히 두 자릿수 성장세를 유지하며 수출과의 격차를 벌려 9월 들어 누적 적자폭은 3억5000만달러로 늘어났다.

자동차는 조선과 함께 우리 기업의 유럽수출액 1, 2위를 다투는 품목이다. 몇년 전까지만 해도 연간 수십억달러를 벌어들이며 '외화벌이' 효자업종으로 꼽혔으나 이제는 반대 처지가 됐다. 국내 완성차업체의 유럽수출은 2000년대 들어 비약적으로 증가, 2006년 무역수지는 75억달러에 달했다.


유럽과의 자동차 교역이 적자로 돌아선 건 최근 국내 완성차 시장에서 수입차, 특히 유럽산 메이커의 수요가 늘어난 영향이 크다. 10여년 전까지만 해도 국내 수입차시장은 연간 3만~4만대 수준에 불과했다. 이 가운데 유럽 브랜드의 비중은 절반이 조금 넘는 수준이었다. 그러다 올해 들어 국내 수입차 시장이 연간 20만대 수준까지 커진데다 유럽 브랜드의 비중은 80%까지 늘어났다. 닛산ㆍ혼다ㆍ포드 등 비(非)유럽 브랜드나 르노삼성 같은 국내 완성차업체조차 유럽에 있는 공장에서 만든 차를 국내에 들여왔거나 수입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FTA로 인해 관세가 줄어 가격경쟁력을 갖춘 점도 판매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친 것으로 풀이된다. EU는 우리나라의 주요 자동차 수입국 가운데 가장 먼저 FTA가 발효됐다.


여기에다 국내 업체의 유럽수출물량이 줄면서 흑자폭은 최근 수년간 꾸준히 줄어들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현지 신차수요가 급격히 줄었고 국내 최대 완성차업체인 현대기아차는 수출 대신 현지공장에서 생산한 물량으로 시장수요를 충당했다. 현대기아차는 터키공장을 증설하고 체코ㆍ슬로바키아공장의 가동률을 끌어올려 유럽 내 수요를 맞췄다.


특히 지난해 말 미국 제너럴모터스(GM)가 쉐보레 브랜드를 유럽에서 철수키로 하면서 한국GM의 수출이 올해 들어 급감한 게 영향이 컸다. 한국GM은 이전까지 쉐보레 유럽 수출물량의 90% 정도를 책임지고 있었다.


대 EU 교역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자동차가 적자로 돌아선 만큼 전체 교역에서도 적자폭은 당분간 계속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우리나라는 EU와의 FTA 이후 꾸준히 흑자폭이 줄어들어 발효 이듬해인 2012년 처음 적자를 기록한 후 올해 들어서도 꾸준히 적자폭이 늘어나고 있다.




최대열 기자 dy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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