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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기 금리인상 나섰던 스웨덴 제로금리로 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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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기준금리 2%까지 인상…최근 디플레이션 심각

[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스웨덴 중앙은행이 28일(현지시간) 사상 첫 제로금리 도입을 선언했다. 스웨덴의 제로금리는 조기 기준금리 인상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는 계기가 될 것으로 풀이된다. 스웨덴 중앙은행이 2010년 다른 선진국 중앙은행과 달리 조기 기준금리 인상에 나섰고 이후 디플레이션 함정에 빠지면서 결국 제로 수준으로 기준금리를 되돌리는 지경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28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스웨덴 중앙은행은 이날 통화정책회에서 기준금리를 0.25%에서 0%로 내렸다. 블룸버그 예상치 0.1%로 인하를 벗어난 파격적인 결정이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2008년 금융위기 후 스웨덴 중앙은행의 기준금리 변화를 그리스 서사시 오디세이에 비유했다. 그만큼 변화무쌍한 흐름을 보였다는 것이다.


2008년 9월 미국 투자은행 리먼브러더스의 붕괴로 세계 각국 중앙은행은 잇달아 제로 수준에 가까이 기준금리를 낮췄다. 스웨덴 중앙은행은 2008년 10월 기준금리를 4.75%에서 3.75%로 대폭 낮추면서 기준금리 인하를 시작해 이듬해 7월 0.25%까지 초고속으로 기준금리를 제로 수준으로 내렸다.

하지만 미국, 일본, 유로존의 중앙은행이 지금까지 제로 수준의 기준금리를 유지하고 있는데 반해 스웨덴 중앙은행은 2010년 7월 기준금리를 0.5%로 인상하면서 긴축 정책으로 전환했다. 1년 후인 2011년 7월에는 기준금리를 2.0%까지 끌어올렸다. 당시 스웨덴 중앙은행은 부동산 거품의 위험을 차단하기 위해서라며 기준금리 인상을 정당화했다.


하지만 당시 유로존 재정위기가 진행되는 외부 여건은 불안했다.


2011년 7월 3%를 기록했던 스웨덴의 물가 상승률은 중앙은행의 긴축 고삐 속에 이후 빠르게 하락했다. 불과 1년여 후인 2012년 11월에는 전년동월대비 0.1% 감소를 기록하며 디플레이션이 나타났다.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폴 크루그먼 교수는 2010년~2011년 스웨덴 중앙은행의 빠른 기준금리 인상을 가학적 통화정책(sadomonetarism)이라고 꼬집었다. 경제에 고통을 주는 과도한 긴축이었다는 것이다. 그는 스웨덴의 물가 상승률이 높지 않고 실업률도 역사적 평균보다 높은 상황에서 중앙은행이 무리하게 금리를 인상했다고 지적했다.


스웨덴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 24개월 중 무려 16개월 동안 전년동월대비 하락을 기록했다. 9월 소비자물가는 전년동월대비 0.4% 하락했다.


스테판 잉베스 스웨덴 중앙은행 총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스웨덴 경제는 상대적으로 탄탄하고 경제활동도 계속해서 개선되고 있다"고 강조한 후 "다만 물가 상승률이 너무 낮다"며 제로금리 도입의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물가의 극심한 변동 가능성을 중앙은행이 제대로 판단하지 못 했다고 덧붙였다.


스웨덴 중앙은행은 인플레이션이 확실히 나타날 때까지 기준금리를 올리지 않을 것이라며 최소한 2016년 중반까지는 기준금리 인상이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9월에 2015년 말까지 기준금리 인상이 없을 것이라던 입장에서 한발 더 물러난 것이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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