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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아시안게임 北 응원단과 남북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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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희준 외교·통일 선임기자]북한이 28일 밤 인천 아시안게임에 응원단을 보내지 않겠다고 발표했다. 손광호 올림픽위원회 부위원장이 북한 관영 조선중앙TV에서 밝힌 것이다.


손 부위원장은 "남측이 우리 응원단이 나가는 것을 우려하면서 시비하고 바라지 않는 조건에서 우리는 제17차 아시아경기대회에 응원단을 내보내지 않기로 했다"면서 남측 당국에도 통지했다고 밝혔다.

북한이 통치술의 하나로 선수단과 응원단, 협상대표를 남한에 보낸다는 점을 감안하고 선수단 규모를 줄였다는 점을 볼 때 응원단을 파견하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 많았던 만큼 크게 놀랄 일은 아니다.


북한이 응원단을 보내지 않는 것은 꼭 인천 아시안게임 때문만이어서가 아니라 남북관계 개선이라는 관점에서도 대단히 아쉬운 일이다.

북한 미녀 응원단은 세계 수준의 축구와 골프 등에 익숙한 남한의 관람객을 경기장으로 끌어들일 수 있는 흥행의 열쇠가 될 수 있었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무엇보다 이들이 파견됐을 경우 남북 간 교류의 물꼬를 트는 단초가 될 수도 있었을 것이다.


남북은 금강산 관광 중단과 천안함 폭침에 대응한 '5.24조치' 등으로 사실상 왕래를 끊었다.북한의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 잇따른 호전적 발언 등으로 일촉즉발의 위기감이 팽배해 있다. 그나마 개성공단이 유일한 소통의 통로로 남아서 긴장을 낮추고 있을 뿐이다.응원단 파견도 같은 '기여'를 할 것이라는 기대도 높았다.


이제 이런 기대는 물거품이 됐다. 그렇다고 해서 정부 당국이나 우리 국민이 남북관계 개선을 단념하는 것은 더욱 곤란하다.남한에는 아직도 상봉을 기다리는 이산가족이 수없이 많다. 북한을 고위급 접촉에 응하도록 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 이유다.


고위급 접촉에서 북한의 의중을 파악하고 북한이 개혁과 개방을 스스로 선택할 수 있도록 여건을 조성하는 일에 힘을 더 쏟아야 한다. 개성공단 활성화와 금강산 관광 재개는 북한을 변화시키기에 안성맞춤이다. 남북관계 개선을 통해 '평화를 지키는 일'은 '평화를 만드는 일' 못지 않게 중요하다는 점을 명심하자.


jacklond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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