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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헨티나의 채무상환 자구책 마련에도 시장은 '냉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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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선미 기자]13년 만에 두 번째 디폴트(채무불이행)를 맞은 아르헨티나가 우회적인 방법으로 채무조정에 합의한 채권단들에게 채무를 상환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했지만 시장 반응은 냉랭하다.


20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이날 아르헨티나의 2033년 만기 달러화 표시 국채 가격은 장중 한때 2.67센트 하락한 80.07센트까지 밀리며 지난 6월 19일 이후 두달만에 최저 수준으로 하락했다. 80센트 붕괴까지 위협하고 있는 상황.

국채 가격이 하락하면서 이와 반대로 움직이는 국채 수익률은 기존 10.76%에서 11.22%로 상승했다.


국채 가격 하락은 투자자들이 아르헨티나의 채무상환 자구책을 신뢰하지 못하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투자자들은 아르헨티나가 마련한 채무상환 자구책이 효과를 내려면 해외 채권단의 자발적인 참여가 있어야 하지만 참여 여부가 불투명하다고 보고 있다.


현재 아르헨티나 채권을 들고 있는 해외 채권단들은 미국과 영국 법률의 보호를 받고 있는데, 이들이 해외 법 보호를 받는 기존 채권을 포기하고 아르헨티나 법을 따르는 채권으로 바꾸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더군다나 미국 채권단의 경우 미국 연방 뉴욕 맨해튼 지방법원의 토머스 그리사 판사의 판결에 반대되는 행동을 하기는 쉽지 않다.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 아르헨티나 대통령은 전날 채무조정에 합의한 해외 채권단에 채무를 상환하지 못하도록 막고 있는 미 법원 판결을 피해 우회적으로 채권단에 채무를 상환할 수 있는 방안을 발표했다.


해외 채권단이 해외 법을 기반으로 한 기존 보유 채권을 아르헨티나 법을 따르는 새로운 채권으로 맞바꿀 수 있도록 하고, 기존 국채 수탁은행으로 활용했던 뱅크오브뉴욕멜론 대신 아르헨티나 중앙은행에 계좌를 통해 이자 상환을 하겠다는 내용의 자구책이다.


지난 6월 미국 연방 뉴욕 맨해튼 지방법원은 "아르헨티나의 채무조정에 동의하지 않은 미국 헤지펀드들도 채무조정에 합의한 채권단과 동일하게 대우를 받을 수 있어야 한다"면서 아르헨티나가 채무조정에 합의한 채권단에만 채무를 상환할 수 없다고 판결했다.


이에따라 아르헨티나 정부가 채무조정에 합의한 채권단에게 이자 5억3900만달러를 지급하기 위해 수탁은행에 예치해 뒀던 자금은 집행되지 못했고, 결국 두 번째 디폴트를 맞게 됐다.




박선미 기자 psm8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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