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삼성·애플·구글 '적? 동지?' 모호해진 관계

시계아이콘읽는 시간1분 20초

-3년간 특허전에 지친 애플·삼성 '기류변화'
-삼성, 최대 파트너 구글과 '냉기류'· 특허동맹 MS와는 '소송전'


[아시아경제 김영식 기자]산업환경의 변화로 삼성전자, 구글, 애플, MS 등 글로벌 기업들간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적이었던 경쟁사와 새로 손을 잡고, 동맹과 대립각을 세우는 등 적과 동지의 구분이 날로 모호해지고 있는 것이다.

삼성전자와 애플은 6일 미국을 제외한 모든 국가에서 진행 중이든 특허소송을 철회하기로 합의했다. 3년간의 마라톤 소송전을 벌여 온 삼성전자와 애플 간 '화해' 무드가 조성되면서 글로벌 정보통신기술(ICT) 산업계의 강자들 간의 '힘겨루기' 관계가 새로운 국면에 접어든 것이다. 양측은 '본판'인 미국 소송에 집중하겠다는 뜻이라며 확대해석을 경계했으나, 소모전에 지친 양측의 기류가 이전과 다르다는 점은 확연하다.


앞서 애플은 삼성전자와의 1차 소송에 대한 항소를 취하하겠다는 의사를 밝혔고, 6월에도 삼성과 함께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의 삼성제품 미국 내 수입금지 판정 관련 항고를 나란히 취하하기도 했다. 2012년 초 애플과 삼성이 차례로 2차 특허침해 제소와 반소에 나선 후 2년이 넘게 추가 소송이 제기되지 않았다.

이같은 분위기는 일단 양측이 그간 특허전에 쏟아부은 비용과 부담에 비해 얻는 실질적 이익이 미미했고 삼성전자과 애플을 둘러싼 주변 환경이 2~3년 전과 판이하게 달라졌기 때문이기도 하다.


애플은 만족할 만한 배상금을 얻어내지도 못했고, 특허를 무기로 삼성에 치명타를 입히는 데도 실패했다. 오히려 삼성전자의 글로벌 위상과 시장 영향력만 높여줬다. 삼성전자의 제품을 일부 판매금지시켰지만 대부분 시장 영향력이 없는 구형 제품들이었다. 삼성전자 역시 상당한 비용을 지출해야 했고, 디자인을 모방했다는 '카피캣' 이미지를 당분간 피할 수 없게 됐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애플 VS 구글+삼성' 구도가 흔들리고 있는 것도 한 원인으로 분석된다. 지금까지 '최대 우군'이었던 구글과의 균열이 가시화됐다.


구글이 스마트폰 운영체제(OS) 안드로이드를 내놓은 이후 삼성전자는 LG전자, HTC, 모토로라 등 '안드로이드 진영'에서 가장 돋보이는 성과를 내며 구글의 최고 동맹으로으로 떠올랐다. 삼성전자는 스마트폰 세계시장 1위 자리에 올랐고, 구글은 안드로이드를 점유율 1위 스마트폰 OS로 만들 수 있었다. 구글은 삼성전자와 애플의 특허소송에서 삼성전자를 측면 지원하기도 했다.


그러나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이 성장 한계점에 이르면서 웨어러블 기기와 스마트홈, 스마트카 등 미래 먹거리가 화두로 떠오른 가운데 양쪽의 이해관계가 대립하는 지점도 생겨났다.


삼성전자는 최대 약점인 소프트웨어 분야를 보강하기 위해 독자 OS 개발에 나섰고, 인텔 등과 함께 개발한 '타이젠' OS를 웨어러블 기기와 가전제품에 적용하는 등 '탈 안드로이드' 행보를 시작했다. 이는 안드로이드 생태계의 장악력을 더욱 강화하려는 구글의 이해관계에 배치되는 것으로, 최근 미국에서 열린 컨퍼런스에서 래리 페이지 구글 최고경영자(CEO)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게 불만을 제기했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여기에 최근에는 마이크로소프트(MS)와 삼성전자의 관계 악화도 변수로 떠올랐다. 지난 2011년 삼성전자와 특허 '크로스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던 MS는 이달 삼성전자를 상대로 기술특허 로열티 소송을 제기했다. MS가 노키아의 휴대폰 사업 부문을 인수하면서 삼성과 노키아가 과거 맺었던 특허 라이센스를 함께 가져가 권리관계가 복잡해진데다, MS는 독자 OS인 '윈도폰' 탑재 스마트폰을 중심으로 한 하드웨어 사업을 본격화할 태세다.




김영식 기자 grad@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