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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해외기업 유치로 '피눈물' 흘리는 한 사장의 하소연

시계아이콘읽는 시간1분 8초


[시화=이영규 기자] 경기도가 해외 투자유치에 목을 매면서 멀쩡한 도내 기업이 파산 직전까지 내몰린 것으로 드러나 '투자옥석 가리기'가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도 시화도금단지 내 케이피엠테크 채병현 대표는 14일 시화단지를 찾은 남경필 경기도지사와의 간담회에서 경기도의 해외기업 투자유치로 경영위기에 내몰렸던 2012년의 아픈 기억을 소개했다.

채 대표는 "케이피엠테크는 뿌리산업인 시화도금단지의 근간으로 도금업체에 납품도 하고, 자동화설비를 지원해주고 있다"며 "이쪽에서만 50년 정도의 역사를 갖고 있는 회사"라고 설명했다.


그는 하지만 경기도의 해외 투자유치 정책으로 매출이 6분의 1로 줄고, 직원의 3분의 2가 떠나게 된 일화를 전했다.

채 대표는 "저희와 40년이상 기술제휴를 맺어오던 업체가 어느날 갑자기 계약종료를 통보해왔다"며 "경기도에서 해외투자유치를 위해 화성에 입주시킨 해외기업과 이 업체가 계약을 하면서 이런 상황이 벌어졌다"고 말했다.


그는 "당시 경기도는 해외기업을 유치하면서 투자금액 500만불(60억원), 고용창출 30명이라고 자랑했다"며 "당시 (이 회사와 경쟁관계에 있던)저희 회사는 매출이 800억원이고 자회사를 합치면 1200억원에, 고용인원도 120명이나 됐다"고 회고했다.


하지만 "갑작스런 계약종료 후 직원은 50명으로 줄었고, 매출은 작년 200억원으로 급감하면서 매우 힘든 상황을 지냈다"고 토로했다.


그는 결국 "해외에서 500만불을 유치하고, 30개의 일자리를 만들기 위해 투자유치를 하면서 국내기업은 1100억원의 손해를 봤고, 30명 고용시키겠다면서 70명의 직원을 내쫓은 결과가 됐다"고 지적했다.


채 대표는 "앞으로 해외 투자유치를 할 때는 국내 기업이 (투자유치로 인해)피해를 보는 사례는 없는지 살펴보고, 경쟁업체가 있다면 조인트(연합)를 해서 상생할 수 있는 방법을 만들어 달라"고 주문했다.


이에 대해 최현덕 도 경제투자실장은 "2년전에 발생한 일로 경위를 파악해보겠다"며 "경기도의 경우 외자유치는 무조건 하지 않고 꼼꼼하게 사전에 타당성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외자유치를 할 때는)국내 경쟁기업이 있는지, 외자유치로 인한 국내 연관산업의 성공가능성 등을 고민한 뒤 결정한다"고 덧붙였다.


최 실장은 하지만 해외기업 투자유치로 피해를 본 국내 업체 지원에 대해서는 "투자유치 시 모든 것을 예상해 충분히 검토한 뒤 유치하고 있기 때문에 피해기업에 대한 지원은 신중하게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경기도는 올해 외국기업 투자유치 목표액을 지난해보다 1억5000만달러 증가한 24억달러로 늘려 잡았다. 또 이를 통한 일자리 신규창출도 1만개에서 1500개 늘어난 1만1500개로 확대했다.


한편 남경필 경기도지사는 도정방향을 설명하면서 외자유치보다는 외교에 무게를 두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7월 말 도지사 부임 후 첫 미국 방문길에 오른다.




이영규 기자 fortune@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이영규 기자 fortun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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