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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우성'이란 이름 자체가 최고의 수식어가 되도록!"

시계아이콘읽는 시간1분 33초

바둑액션 영화 '신의 한 수'로 돌아온 정우성 인터뷰

"'정우성'이란 이름 자체가 최고의 수식어가 되도록!" 올해로 데뷔 20주년을 맞은 정우성은 자신을 '20년차 준비된 신인'이라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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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민서 기자]"20대에는 그냥 뭘 해도 반짝반짝 빛나던 시기였다. 30대에는 멋있는 줄 착각하며 지냈고, 40대가 되어서야 비로소 남자로서, 또 배우로서 멋을 부릴 준비가 된 것 같다."

어느덧 40대에 접어든 정우성(41)은 여전한 아이콘이다. '비트(1997)'와 '태양은 없다(1998)'로 청춘의 아이콘이 된 그는 '내 머리 속의 지우개(2004)', '호우시절(2009)'로 멜로의 아이콘이 되었다가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2008)'과 '감시자들(2013)', 그리고 '신의 한 수(2014)'로 액션의 아이콘이 되었다. 청춘과 멜로, 액션 등 다양한 장르를 오가며 잘생긴 외모와 훤칠한 키로 관객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던 정우성이 데뷔한 지도 올해로 20주년이 됐다. "준비된 20년차 신인"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정우성을 최근 서울 삼청동 한 카페에서 만났다.


'신의 한 수', 정우성의 한 수

2008년 '놈놈놈' 촬영을 끝내고, 다시 '감시자들'로 돌아오기까지 4년간의 공백이 있었다. 해외 합작영화와 감동 입봉 등의 준비로 의도치 않게 생긴 휴지기였다. "배우로서 작품을 빨리 찾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시나리오를 찾았다. 관객들이 정우성을 통해 보고 싶어하는 것이 뭘까 생각하다가, '액션'이 하고 싶어졌다"고 한다. 그래서 선택한 것이 '신의 한 수'다. 바둑을 소재로 한 이 액션영화에서 정우성이 맡은 '태석'은 내기바둑판에 휩쓸려 형을 잃고 난 후 복수에 나서는 프로 바둑기사다.


"시나리오 자체가 맛깔나고 정갈하게 쓰여 있었다. 내기바둑의 세계를 잘 몰라도 쉽게 이해할 수 있었다. 다만 '태석'의 캐릭터는 만화적이면서도 액션 히어로가 탄생한 듯한 느낌을 주고 싶었다. 캐릭터에 대한 고민 끝에 흰색 수트를 입고 등장하는 아이디어도 냈다. 한국 장르 영화에서는 주인공의 옷 색깔을 바꾸는 것에 대해 두려워하는데, 그런 부분들을 깨고 싶었다. 바둑이 흑과 백의 싸움이라는 점에서도 자연스럽게 시도해볼 수 있었다."


"'정우성'이란 이름 자체가 최고의 수식어가 되도록!" 정우성은 영화 '신의 한 수'에서 한국형 액션 히어로의 탄생기를 만들어보이고 싶었다고 한다.


작품에서 프로 기사처럼 보이기 위해 가장 신경을 쓴 부분은 착수(바둑돌 놓는 것)였다. "고수들은 돌 놓는 게 유연하기 때문에" 2~3개월 동안은 주머니에 바둑알을 넣고 다녔다. 자고 일어나면 침대 머리 밑에 바둑돌들이 떨어져 있곤 했다. 극 초반에는 수염을 붙이고 안경을 쓰고 일부러 큰 옷을 입어 '태석'의 모습이 더 뚱뚱하고 답답하게 보이도록 연출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장 촬영하기 어려웠던 부분은 '딱밤' 장면이었다. "유머가 있고 귀여운 장면이지만, 잘못되면 유치해보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근데 딱밤 코드가 먹힐 줄은 몰랐다"며 그는 멋쩍게 웃었다.


"데뷔 20년차 신인" 정우성


올해는 정우성이 데뷔한 지 20주년이 되는 해이다. '신의 한 수' 개봉에 이어 유난히 많은 작업이 올해 몰려 있다. 임필성 감독의 치정멜로 '마담 뺑덕'이 후반작업 중이며, 주연 및 제작을 맡은 이윤정 감독의 '나를 잊지 말아요'도 촬영 중이다. "관객들에게 액션은 육체적 쾌감을, 멜로는 정신적 쾌감을 안겨다줘야 한다"고 설명하던 정우성은 "지난 20년이 실수투성이 좌충우돌의 시간을 보냈다면, 앞으로의 20년은 완성된 모습을 보여드려야 하지 않을까"라며 웃었다.


많은 영화에서 다양한 모습을 보여줬지만, 그를 이 자리에 있기까지 해준 작품은 역시 '비트'다. 정우성이 공공연하게 가장 아끼는 작품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 영화로 인해 오히려 영화의 파급력, 배우의 책임감 등에 대해서도 생각해보게 됐다. "'비트' 이후에 학생 팬들이 와서는 '오토바이 타다가 부러졌어요', '담배피게 됐어요'라는 말을 하는 것을 보고 배우가 가져야할 영향력에 대해 생각을 많이 하게 됐다"는 것이다. "문화 매체가 가지는 파급력은 항상 고려를 해야 한다. 쉽고, 재밌는 게 좋아보이겠지만 어렵고 까다로운 고민도 늘 해야한다."


'놈놈놈' 이후 팬들이 붙여준 별명은 '정우월'이다. 하지만 정우성은 "지금까지 우월한 지 모르고 살았다. 이제부터 영화계에서 나만의 우월함을 만들어야할 것"이라고 답한다. "그냥 다른 말 필요없이 '정우성'이란 이름 자체가 최고의 수식어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다."




조민서 기자 summ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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