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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學通시대, 어설픈 학설은 물럿거라"‥文文의 반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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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규성 기자]

"이제는 學通시대, 어설픈 학설은 물럿거라"‥文文의 반란 무령왕릉 은팔찌 글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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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2년 충남 공주 무령왕릉에서 출토된 은팔찌에 새겨진 글씨다. 역사학계는 경자년(庚子年. 520년, 무령왕 20년)에 다리(多利)라는 장인이 만들었으며, 대부인(大夫人)의 것으로 (이를 만드는데 들어간 은(銀)) 230주(主)가 사용됐다는 정도로 해석한다.

하지만 기호철 서울의대 고병리연구실 연구원은 전혀 다른 의견을 내놓는다. 그는 정통 사학자가 아닌 대학병원의 연구원으로 사학계에 도전장을 낸 셈이다. 기 연구원은 기존 판독 및 해석이 억지로 끼워 맞춰져 있다고 주장한다.


"이제는 學通시대, 어설픈 학설은 물럿거라"‥文文의 반란 무령왕비 팔찌

"이제는 學通시대, 어설픈 학설은 물럿거라"‥文文의 반란 부소산성 금동광배 앞면



기 연구원에 따르면 다리(多利)는 팔찌를 만드는 기관이거나 무령왕비가 ‘다리작 대부인(多利作大夫人)’으로 읽을 수 있으며 이 팔찌의 소유자인 왕비가 오래도록 이 팔찌의 주인이라는 의미로 새겨졌다. 이런 해석은 기존 학설과 큰 차이가 난다. 이 학설이 받아들여진다면 백제사의 근간은 뒤흔들릴만하다.


1991년 충남 부여 부소산성 동문터에서 출토된 백제시대 금동광배 명문에 대해 판독한 이가 있다. 김선덕 서진문화유산연구소장과 중문학자인 김영문 박사다. 일반에는 금동광배 뒷면에 여섯 글자가 적힌 사실 자체도 거의 알려져 있지 않다. 그나마 '하다의장법사(何多宜藏法師)'라고 읽는 정도에 지나지 않았다. 하지만 이번에 두사람은 문제의 글자를 '하다의장 치불(何多宜藏治佛)이라고 읽어내고, 그 의미는 하다의장이라는 사람이 불상을 만들었다고 풀어냈다. 이들은 새롭게 확인한 백제의 성씨 '하다(何多)'는 바로 고대 일본에서 적지 않은 족적을 남긴 하타씨(秦氏)라고 주장한다.


이처럼 문화학술계에 새로운 의견을 속속 제출하는 이들이 있다. 문화학술공동체 '문문(文文 '문헌과 문물'의 약칭)' 소속 회원이다. 이들은 기존 연구를 뒤엎기도 하고, 의미를 되새거나 새로운 문헌들을 찾아내 연구한다. 문문은 2012년 1월 페이스북 기반으로 초기 회원 30여명이 모여 출범했다. 이후 회원들이 급격히 늘어나 4월께 온오프라인을 아우르는 정식 학회로 발족됐다. 문문은 명칭에서 알 수 있듯 옛 유물, 기록, 문헌 등을 탐구하는 연구가들의 모임이다. 여기에는 생물학자, 의학자, 천문학자, 음악가, 화가, 불교미술사학자, 고고학자, 역사학자, 문헌학자, 국문학자를 비롯해 다방면에서 문헌에 관심 있는 사람 302명이 참여하고 있다.

"이제는 學通시대, 어설픈 학설은 물럿거라"‥文文의 반란 문화학술공동체 '문헌과 문물' 2013 정기학술회의.


SNS(누리통신망)의 등장으로 학문 토론과 교류 양상이 사뭇 달라졌다. 문문처럼 학제와 세대를 아우르는 통섭적인 연구활동이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다. 이들의 학통(學通)은 온라인상에서 주로 이뤄진다. 특별한 이슈나 검토 대상에 대해서는 밤새 토론을 벌이기 일쑤다. 다른 학문 분야와의 상시적인 소통이 주는 장점은 잘못된 판단과 오류를 극복할 수 있다는데 있다.


"어느 누군가가 연구 과제를 진행한다고 올려놓으면 여러 분야의 전문가들이 다양한 사례와 논지는 물론 수많은 방증자료를 제시해준다. 때론 연구 과제에 대한 격론을 펼치기도 한다. 결국 며칠간의 논쟁이 더해져 논문 하나가 완성된다. 논문은 항상 발의자 명으로 학회 등에도 발표한다."


김충배 회원의 얘기다. 문문이 결성된 지 2년, 그간 이룩한 성과는 간단치 않다. 연구 파일만 3752개에 이른다. 이와 관련된 이미지도 5812장 규모다. 회원 1인당 10건 이상의 연구논문이 만들어진 셈이다. 짧은 기간내 세대도, 분야도 다른 이들이 이뤄낸 성과치고는 놀랄만한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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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은 뚜렷한 운영 방향이나 형식을 갖고 있지 않다. 배재훈 회원은 "문문은 어디로 어떻게 나아가자는 지향을 두고 움직이는 학술단체가 아니다"라며 "형식적인 운영자만 있을 뿐 공동체의 고삐를 쥐고 이끄는 사람은 없다"고 말했다. 그는 또 "느슨한 학문 연대 형태로 수많은 전문 영역과 사람이 어울려 자유로운 학문활동을 전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문문은 1년에 한번 정기학술대회 외에도 두달에 한번 격월로 월간 학술회의도 개최한다. 지금까지 정기학술회의 3회, 월간학술회의 6회를 열었다. 문문은 발표자료를 묶어 정기 학술지 및 홈 페이지를 통해 대중과의 소통도 늘려갈 계획이다.




이규성 기자 peace@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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