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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석윤의 라커룸]운동선수와 체벌 그리고 국가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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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나석윤 기자]기자는 초등학교 3학년 때 학교 수영코치의 권유로 3년 동안 수영선수 생활을 했다. 힘들기도 하고 재미도 있었지만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참 많이 맞았다'는 것이다. 코치가 선수들을 체벌하는 경우는 흔했고, 선배들의 폭행과 폭언도 심심찮았다. 견디기 어려운 고통이었고, 싫었다. 하지만 체벌을 당연한 것으로 여기던 시절이었다. 반항하거나 항의하려는 시도조차 하지 못했다.

적잖은 시간이 흘렀다. 그 동안 체육계에도 긍정적인 변화의 바람이 불었다고 확신한다. 하지만 이름만 대면 알 만한 국가대표 출신 유도선수의 ‘체벌 정당화’ 발언은 여전히 체육계 전반에 구타와 가혹행위가 남아 있다는 사실을 재확인했다. 일부 지도자들과 고참급 선수들 사이에 구시대적인 의식이 여전하다는 씁쓸한 단면도 보여줬다.

‘운동선수는 맞아야 잘 한다’는 말은 애초부터 성립되지 않는 명제다. 규정은 물론 근거도 있을 리 없다. 그저 과거의 타성을 깨지 못한 일부 선배 체육인들이 만들어낸 구태이고 악습일 뿐이다. 모든 인간은 존중받아야 할 인격체이고, 그 자체로 존엄한 가치를 갖는다. 운동선수도 마찬가지다. 관행과 관습이 그 위에 설 수 없다. 인권 위에 군림하는 관행과 관습이라면 옹호하고, 정당화할 것이 아니라 바꾸고 개선해야 할 대상이다.

구설에 오른 선수는 태극마크를 달고 2008년 베이징 올림픽과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은메달을 땄다. 누군가는 그를 보며 국가대표의 꿈을 키웠을 것이다. 국가대표가 무엇인가. 자신의 종목에서 자국을 대표하는 소위 ‘선택 받은’ 선수를 말한다. 아무나 오를 수 없는 영광스러운 자리이고, 그래서 더 많은 책임감과 도덕성이 요구되는 위치다.

그는 “말로 타이르고 주의를 주는 건 누구에게나 한계가 있다고 봅니다. 요즘 후배들? 행복한 줄 알아야 합니다”라고 했다. 과거의 틀에 갇혀 앞을 내다보지 못하는 전형적인 보상심리다.


과거와 비교해 구타가 적은 환경에서 훈련하는 후배들에 ‘행복하다’고 비아냥대는 행위는 선배다운 모습이 아니다. 올림픽 메달리스트로서 쉽게 내뱉을 수 있는 말은 더더욱 아니다. 실력을 인정 받고 명성을 쌓았다면 후배들이 좀 더 나은 환경에서 운동할 수 있도록 대안을 고민하는 것이 성숙한 자세다.


그가 팬들에게 보여준 화려한 기술과 한판승의 이면에 구타와 폭력이 있었다니 유감이다. “맞을 짓을 했으면 맞아야 한다”는 그의 말은 유감을 넘어 실망스럽고, 섬뜩하기까지 하다.




나석윤 기자 seokyun198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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