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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석윤의 라커룸]‘고척돔 줄다리기’…이젠 멈출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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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석윤의 라커룸]‘고척돔 줄다리기’…이젠 멈출 때 2015년 2월 완공을 목표로 공사가 진행 중인 고척돔구장(외부전경)[사진 제공=서울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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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석윤의 라커룸]‘고척돔 줄다리기’…이젠 멈출 때 2015년 2월 완공을 목표로 공사가 진행 중인 고척돔구장(내부전경)[사진 제공=서울시]


[아시아경제 나석윤 기자]이르면 내년 2월 고척돔(서울 구로구 고척동 소재)이 완공된다. 서울시가 2009년 8월 ‘서남권 야구장(고척돔) 건립 계획’을 수립한 뒤 4년 6개월 만이다. 현재 공정률은 80%로 내부와 주변 정비 등 막바지 공사가 한창이다. 야구팬들이 우리나라 최초의 돔구장을 만날 날이 멀지않았다.

하지만 역사적인 순간을 맞이할 준비는 덜 된 듯하다. 서울시와 프로야구 넥센 구단이 고척돔을 둘러싸고 힘겨루기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구장 운영과 관리, 광고수익 등 매듭을 지어야할 과제가 많지만 관련 논의는 답보 상태다. 협상에서 우위를 점하려는 수싸움이 있을 뿐 고척돔을 제대로 활용하기 위해 머리를 맞대려는 노력은 부족한 실정이다.

사정은 있다. 서울시는 계획을 이행하면서 순수 시비로만 2400억 원(고척돔 건립 1950억 원+주변 환경 정비 450억 원)을 투입했다. 앞으로 고척돔에서 창출될 수익이 있다면 포기하고 싶지 않을 것이다.


모기업 없이 오직 야구만으로 수익을 내 구단을 운영하는 넥센에게도 연간 수십억 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는 광고수익(2013년 잠실구장 광고수익 103억 원)과 사업권은 놓치고 싶지 않은 부분이다.

문제는 두 당사자가 줄다리기를 하는 동안 ‘진짜 주인’인 시민과 야구팬들이 외면 받고 있다는 점이다. 고척돔은 시민들의 혈세로 지어진 공공건물이다. 서울시는 시민들의 의견을 수용해 예산을 편성·집행했다. 넥센도 고척돔을 이용할 우선협상대상자일 뿐 건립 과정에 비용을 분담하지는 않았다. 고척돔이 오직 자자체의 세수(稅收)와 특정 구단의 수익을 보장하기 위한 도구가 되어서는 안 된다.

고척돔은 33년 프로야구 역사를 통해 전례가 없는 시도이자 도전이다. 그래서 상징성도 크다. 시민들과 야구팬들을 위한 공간으로서 가치를 극대화해야 할 의무가 서울시와 넥센 모두에 있다. 하지만 ‘고척돔은 프로 전용경기장으로 활용한다’는 방향성에 의견일치를 본 것 말고는 이렇다 할 성과가 아직 없다. 모든 준비를 마치고 새 구장을 맞기에도 남은 시간이 부족할지 모른다.




나석윤 기자 seokyun198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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