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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생명, 사실상 금융지주 역할 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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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산운용 완전 자회사 편입…카드ㆍ증권ㆍ화재 등 단순 수직계열화로 금융계열사 총괄 담당

[아시아경제 김대섭 기자] 삼성생명이 사실상 중간금융지주회사의 역할에 한발짝 다가섰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입원과 맞물려 주목받고 있는 그룹의 후계구도 구축과정에서 법적 요건 때문에 설립이 사실상 불가능한 중간금융지주사지만 역할론에서 보면 삼성생명이 금융지주 역할을 하게 될 전망이다.


12일 삼성생명에 따르면 현재 삼성생명의 금융계열사 보유지분은 삼성카드 34.41%, 삼성증권 11.4%, 삼성화재 11% 등이다. 삼성증권과 삼성화재의 1대 주주이고 삼성카드의 2대주주이다. 삼성카드의 1대주주는 삼성전자(37.45%)이지만 삼성생명(34.41%) 지분과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다.

삼성생명은 지난해부터 삼성그룹의 여러 계열사에 흩어져 있던 금융사 지분을 매입했다. 동시에 비금융계열사가 보유한 삼성생명 지분도 매각됐다. 지난 9일에는 이사회를 열고 삼성자산운용 전체 지분 100%를 매입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또 삼성선물 지분(41%)을 삼성증권에 매각하는 안건도 의결했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앞으로의 방향이 어떻게 될지 모르겠지만 현재까지는 지분 단순화를 통한 국제 경쟁력 강화 차원"이라며 "일각에서 중간금융지주사 역할에 대한 이야기도 나오지만 현실적으로는 어려운 일"이라고 말했다.

최근 금융지주회사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해 삼성생명이 중간금융지주사로 가는 길은 제동이 걸렸다. 이 개정안은 비은행지주회사가 제조업 등 일반자회사를 소유하지 못하게 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다.


삼성생명의 금융지주사 전환이 가능하려면 보유 중인 삼성전자 7.6%, 호텔신라 7.5%, 삼성물산 5.1% 등의 지분을 모두 처분해야 한다. 삼성전자만 처분하려 해도 14조원 이상이 들어간다. 이를 매입할 여력이 있는 삼성 계열사가 없고 시장에 내놓을 경우 삼성전자의 경영권이 위협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삼성생명이 현실적으로는 금융지주사가 되는 것은 어려운 상태다.


그러나 금융권 관계자는 "삼성생명 아래에 삼성카드, 삼성증권, 삼성화재, 삼성자산운용 등이 자회사로 자리를 잡으면서 중간금융지주사의 윤곽이 갖춰지고 있다"며 "금융지주법으로는 삼성생명이 금융지주가 될 수 없지만 사실상 금융계열사를 총괄하는 역할은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경우 삼성생명은 삼성전자의 최대주주지만 순환출자구조로 인해 삼성물산을 거쳐 그룹 전체의 핵심인 에버랜드로 이어지는 지배구조상 다시 궁극적으로 삼성전자의 영향권하에 놓이게 된다.


재계 관계자는 "현재 삼성 금융계열사를 비롯, 다른 계열사의 지분정리과정을 보면 순환출자구조 탈피를 위한 전 단계인 계열사 단순화 수순에 있는 것 같다"며 "차후 그룹 지주사나 금융지주사 설립은 법적요건 완화에 변동되더라도 사실상 지주역할을 할 수 있는 토대를 다지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김대섭 기자 joas1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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