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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량 결함 숨긴 GM, 도요타 보다 더 나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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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백종민 기자] 지난해 말 정부의 구제금융을 지원받은 기업이라는 낙인을 4년만에 청산하고 창사이래 최초의 여성 최고경영자를 선임하며 세계 1위 자동차 기업의 자리를 되찾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세웠던 제너럴 모터스(GM)이 절대절명의 위기로 빠져들고 있다.


160만대의 차량 리콜을 시작으로 13명의 사망과 관련된 점화장치 불량 정보를 10년이나 숨겨왔다는 사실은 어찌보면 미국 자동차 시장 전체를 살펴봤을 때 큰 문제가 이닐 수도 있다. 미국에서 매년 발생하는 자동차 사고 사망자가 3만명이나 되고 지난 2년간 진행된 차량리콜대수는 3800만대나 된다.

문제의 주인공이 미 정부가 경제에 미치는 심각한 파장을 우려해 도산 직전 500억달러의 세금을 들여 살려놓은 GM이라는 점이다. GM이 세금으로 살아난 기업이라는 점은 미국민들의 공분을 사기에 충분하다.


블룸버그비즈니스위크는 최근 미 언론들이 GM의 문제를 집중적으로 거론하는 것은 이런 배경이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2003∼2012년 쉐보레 코발트와 새턴 이온 등의 엔진 점화장치 불량에 따른 에어백 오작동으로 사망한 인원이 303명에 이른다고 분석했다. GM의 문제 인지 시점도 2001년까지 거슬러 올라간다는 보도도 내놓았다.


미국 자동차 전문평가기관 켈리블루북(KBB)의 잭 R.네라드 선임애널리스트는 워싱턴포스트(WP)에 "GM이 미국민의 세금으로 구제받았다는 사실 때문에 그 해법은 보통 사람들을 모두 만족시켜야 한다. 다른 회사에서 비슷한 일이 생겼을 경우와는 다르다"고 강조했다.


결국 미국 정부는 미국 고속도로교통안전국의 조사와 법무부의 형사 사건 조사를 통해 GM의 문제에 대한 실체 파악에 나섰다. 도요타가 미국 법무부로 수사에서 차량 문제를 알고도 숨긴 사실을 인정하고 1조3000억원의 벌금을 부과받은 것도 GM에 대한 제재의 수준이 그 이상이 될 수도 있다는 경고를 남겼다.


GM이 이번 리콜사태에서 법적 책임을 면제받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현재의 GM이 구제금융 이전 부실자산을 떠안은 과거의 GM과 다른 법인이기 때문이다. 이는 2009년 7월 파산보호 신청 이전에 발생한 사고에 대한 배상 책임에 대한 논란의 여지를 만들고 있다. 시간이 많이 흐른 만큼 공소시효에 대한 문제도 있다.


이에 대해 리콜에 따른 차량 가치 손상에 대한 집단소송을 추진한 밥 힐러드 변호사는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현재 GM은 과거 GM을 그대로 이어받았고 사람들을 죽음으로 내몰았다"며 현 GM의 책임론을 강조했다.


설사 현 GM에 책임이 없는 것으로 판명이 나도 문제가 종료되는 것은 아니다. 블룸버그비즈니스위크는 GM이 이번 분기에 리콜 관련 비욕으로 3억달러를 계상한다고 밝혔지만 리콜사태가 과거 일본 도요타가 겪은 리콜 사태 보다 더 큰 후유증을 유발할 것으로 내다봤다. GM은 도요타에 비해 기술적인 면에서 소비자의 신뢰도가 낮다. 안그래도 낮은 신뢰도가 이번 사태로 심각한 수준으로 추락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야.


메리 바라 GM 최고경영자(CEO)도 시험대에 들게 됐다. 그는 18일(현지시간) 기자간담회에서 자사 자동차 점화 장치에 결함이 있다는 사실을 자신이 CEO로 선임되고서 2주 정도 후인 지난해 12월 말에 알게 됐으며 이전까지는 전혀 알지 못했다고 밝혔다. 엔지니어로 출발해 회사의 핵심 보직을 두루 거친 이가 문제를 몰랐다는 것은 GM조직 자체 내에 심각한 문제가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백종민 기자 cinqang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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