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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쿠우스' '관객모독'…문제적 연극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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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쿠우스, 열정을 넘어선 광기·종교·性 다뤄…관객모독, 객석 향해 욕지거리 물바가지 퍼붓기도

'에쿠우스' '관객모독'…문제적 연극 돌아왔다 연극 '관객모독'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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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민서 기자]공연계 최고의 문제작 두 편이 돌아왔다. 시종일관 의미없는 대사들을 내뱉는 것도 모자라 관객들에게 욕을 하고 물을 뿌리는 연극 '관객모독'과 40년 전 국내 초연된 이래 가장 파격적인 무대를 선보이고 있는 '에쿠우스'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현대판 고전'이라고 불리는 이 두 연극은 직접 눈으로 보고, 무대의 공기와 에너지를 느껴야 설명될 수 있는 '체험'의 작품이다.

◆ 작가 = '에쿠우스'는 영국의 극작가 피터 셰퍼의 작품이다. 석탄 광부, 서점 점원으로 일하던 피터 셰퍼는 1953년 '다섯 손가락 연습'이란 작품으로 데뷔한 이후 1973년 '에쿠우스'와 1979년 '아마데우스'로 최고의 극작가로 인정받게 됐다. 특히 '에쿠우스'는 당시 영국을 떠들썩하게 했던 범죄 사건을 모티브로 삼았다. 스물여섯 마리 말의 눈을 쇠꼬챙이로 찌른 마구간 소년의 이야기에 매혹된 셰퍼는 여기에 신과 인간, 종교와 성(性)의 문제를 접목시켰다.


'관객모독'은 오스트리아 출신 극작가 페터 한트케의 작품이다. 소설 '말벌들', '긴 이별에 대한 짧은 편지'를 쓴 소설가이면서 1987년에는 빔 벤더스 감독과 함께 '베를린 천사의 시' 시나리오를 쓰기도 했다. '언어'를 가지고 매번 실험적인 글쓰기를 시도했던 한트케의 작품은 항상 발표와 동시에 평단의 격렬한 논쟁을 불러일으켰다. 1966년에 발표한 첫 희곡 '관객모독' 역시 마찬가지다. 전통적 희곡의 형식과 관습을 거부한 그의 작법은 '관객모독'을 50여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가장 도발적이고 실험적인 작품으로 만들어 놓았다.

'에쿠우스' '관객모독'…문제적 연극 돌아왔다 연극 '에쿠우스'


◆ 무대 = '에쿠우스'는 라틴어로 '말'이란 뜻이다. 하지만 소년에겐 '말'은 생명이자 종교이며, 곧 자기 자신이다. 이런 소년이 왜 말 여덟 마리의 눈을 찔렀을까. 이를 파헤치려는 정신과 의사 마틴 다이사트와 이 미스터리한 소년의 대화는 시종일관 팽팽한 긴장감이 흐른다. '에쿠우스'에 대한 소년의 열정을 넘어선 광기, 기독교 광신도인 어머니와 무신론자 아버지가 빚어내는 불협화음, 무대 위를 질주하는 에쿠우스의 원시적 생명력, '다이사트'로 대변되는 기성세대가 끝내 느끼는 상실과 절망 등이 관객을 압도한다. 특히나 이번 국내공연은 처음으로 배우들이 전라의 노출을 감행하는데, 이한승 연출은 이에 대해 "현대인이 놓쳐버린 어린 시절과 자유로움의 세계, 원시세계에 대한 갈망과 희구를 무대로 옮겼다"고 말했다.


'관객모독'의 무대는 단순하다. 의자 4개, 그리고 의자의 주인공인 배우 네 명이 극을 이끌어나간다. 특별한 줄거리나 무대 장치가 있는 것도 아니다. 그저 배우들이 쉴 새 없이 의미모를 대사들을 쏟아낼 뿐인데, 이 언어유희가 작품의 포인트다. 이를 테면 "여러분이 늘 보았던 것들을 여기서는 보지 못할 것입니다. 여러분이 늘 들었던 것들을 여기서는 듣지 못할 것입니다", "아울러 무엇보다도 자기 나름대로의 변증법적으로 깨달았을 꿰뚫어보고 아셨겠죠?"라는 도통 이해할 수 없는 말들이다. 띄어쓰기를 파괴한 문장이나, 상황에 맞지 않는 대사들도 관객들을 당황케한다. 객석을 향해 욕지거리와 물바가지를 퍼붓는 마지막 대목에선 관객 모독의 절정을 이룬다. 작품 초연 당시 성난(?) 관객들이 배우들을 향해 의자와 소품을 집어던지기도 했다는 일화가 유명하다.


'에쿠우스' '관객모독'…문제적 연극 돌아왔다 연극 '관객모독'


◆ 캐스팅 = '에쿠우스'의 알런은 배우라면 누구나 탐내는 역할이다. 극단 실험극장이 1975년 국내 첫 공연을 한 이래, 강태기·최재성·최민식·조재현·정태우·유덕환 등이 '알런'을 거쳐갔다. 올해는 배우 지현준과 전박찬이 알런 역을 맡았고, 다이사트 역은 안석환과 김태훈이 캐스팅됐다. 초연 이후 총 4번에 걸쳐 연출을 맡았던 이한승 실험극장 대표가 이번에도 직접 연출했다. 5월17일까지 서울 동국대 이해랑 예술극장에서 공연된다.


'관객모독'은 1978년 기국서 연출과 극단76단에 의해 국내 초연됐다. 이후 꾸준히 재공연되면서 극단76의 대표작이 됐다. 지금까지 기주봉·정재진·주진모·전수환·오광록·윤상화·양동근 등의 배우들이 출연했다. 올해는 기주봉, 정재진, 주진모, 고수민 등 원년 멤버들과 전수환, 김태훈, 김낙형 등의 배우들이 합류했다. 오디션에서 70대 1의 경쟁을 뚫고 올라온 김형석, 김동박, 안창환, 성아름, 윤박 등 젊은 배우들의 모습도 만나볼 수 있다. 6월1일까지 대학로 아트원씨어터 2관.




조민서 기자 summer@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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