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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누코비치의 몰락, 두 재벌의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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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피겔 "최측근 리나트 아크메토프·드미트리 피르타시의 배신이 가장 결정적인 영향"

[아시아경제 조목인 기자] 우크라이나 재벌, 다시 말해 '올리가르히'들이 빅토르 야누코비치 대통령에게 등돌리면서 그가 몰락했다는 분석들이 나오고 있다.


독일 시사주간지 슈피겔은 이들 중에서도 특히 우크라이나 최고 재벌 리나트 아크메토프와 에너지 재벌 드미트리 피르타시의 '배신'이 야누코비치 실각에 가장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최근 보도했다.

아크메토프는 야누코비치의 최측근으로 손꼽힌다. 대다수 언론은 아크메토프를 친(親)과도 정부파도, 친러시아파도 아닌 중도파로 분류한다. 그가 최근 야누코비치를 비난했지만 관계는 유지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슈피겔은 아크메토프가 이미 오래전 야누코비치에게 등돌렸다고 분석했다. 최근까지 여당인 지역당 의원이었던 아크메토프가 동원할 수 있는 의원 수는 60명이 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야누코비치를 축출하는 과정에서 지역당 의원들이 대거 찬성한 것도 아크메토프의 입김 때문이다.

아크메토프가 운영하는 재벌그룹 '시스템캐피털매니지먼트'는 은행ㆍ부동산ㆍ통신ㆍ원자재 부문에서 100여개 자회사를 두고 있다. 여기에 고용된 직원 수만 30만명이 넘는다. 미국에서 발간되는 경제 격주간지 포브스에 따르면 지난해 아크메토프의 자산 규모는 154억달러(약 16조4400억원)로 세계 부자 47위다.


가난뱅이 광부의 아들에서 세계적인 부호로 변신한 아크메토프는 옛 소련 붕괴 이후 사회주의 몰락과 함께 탄생한 신흥부자다. 아크메토프는 야누코비치가 1997년 도네츠크 주지사로 당선되면서 그와 인연을 맺기 시작했다. 야누코비치가 승승장구하면서 아크메토프 역시 정계ㆍ재계의 거물이 됐다.


피르타시도 아크메토프와 비슷한 길을 걸어왔다. 소규모 유제품 수출업체 경영자였던 피르타시는 옛 소련 붕괴 이후 가스사업에 뛰어들어 엄청난 부(富)를 거머쥐었다. 그는 2007년 자기 이름이 붙여진 'DF그룹'을 창업했다. 이후 러시아 국영 가스회사 가즈프롬과 손잡고 서유럽에 러시아산 천연가스를 공급하며 축재했다.


아크메토프와 피르타시는 반정부 시위가 격화하자 야누코비치를 공공연히 비난했다. 아크메토프 소유의 TV 방송 '우크라이나'와 피르타시 소유의 방송국 '인터'는 격렬한 시위 현장을 연일 보도했다. 이들 방송이 시위 장면을 여과 없이 보여준 것은 두 재벌과 야누코비치의 관계가 깨졌다는 뜻이었다.


이들 재벌은 야누코비치 축출 이후에 철저히 대비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슈피겔은 아크메토프가 그동안 좋은 관계를 유지해온 율리야 티모셴코 전 총리와 손잡았을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그가 야권 총리 후보로 지명된 최대 야당 '바티키프슈나'의 아르세니 야체뉵 대표를 지지하기 시작한 것도 이와 연관 있다.


티모셴코 전 총리와 사이가 좋지 않은 피르타시의 경우 대통령 선거 출마를 선언한 전 헤비급 권투 챔피언 비탈리 클리치코 우크라이나민주동맹(UDAR) 대표 편에 선 것으로 알려졌다. 피르타시는 오래전부터 UDAR 쪽에 자기 사람들부터 심어놓고 클리치코 대표의 대선 출마를 독려해왔다는 소문도 있다.




조목인 기자 cmi0724@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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