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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에 환호하는 여의도…6조 큰 場 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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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 NCR 만점 기준 450%→250%로 낮춰

[아시아경제 이승종 기자] 국민연금이 영업용순자본비율(NCR) 기준을 대폭 완화하며 증권사들이 그동안 쌓아뒀던 곳간을 크게 열어젖힐 것으로 보인다. 신규 투자 여력만 6조원가량으로 추정된다.


17일 국민연금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전날 국민연금 투자위원회는 지난 11일 회의를 열고 국내주식 거래증권사 선정 때 NCR 만점 기준을 기존 450%에서 250%로 완화키로 결정했다. 국민연금 측은 "증권사들이 과다하게 자본을 보유해야 하는 부담을 완화해 영업활동 및 투자를 활성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NCR 250%는 한국거래소가 주식워런트 증권(ELW) 상장증권사에 요구하는 수준이다. 이번 완화 조치는 내주 국내주식 거래 증권사 선정부터 바로 적용된다.

그동안 금융투자협회와 증권사들은 국민연금에 NCR 기준 완화를 요구해 왔다. 금융당국은 NCR 규제 완화에 적극적이지만, 최대 연기금인 국민연금의 NCR 만점 기준은 450%로 요지부동이었다. 국민연금과의 거래가 중요한 증권사들로서는 다른 어느 곳의 NCR 기준보다 국민연금 기준이 가장 중요했다. 금융당국까지 나서서 국민연금의 협조를 구한 배경이다.


자본시장연구원에 따르면 NCR 450%를 적용했을 때 지난 3월 기준 국내 5대 증권사의 자기자본 16조원 중 기업대출에 활용할 수 있는 여력은 3조원가량에 불과하다. 5대 증권사의 평균 NCR는 533%로 노무라, 다이와 등 일본 5대 증권사 평균(361%)보다 높은 수준이다. 연구원은 국내 증권사의 평균 NCR가 250% 수준으로 낮춰지면, 약 6조1000억원의 신규투자가 가능할 것으로 분석했다.

지난 9월 말 기준 국내 증권사 중 NCR가 가장 높은 곳은 유화증권으로 1010%에 달한다. 이어 한양증권(776%), 흥국증권(775%), 바로투자증권(758%), 삼성증권(658%) 등 15개 증권사의 NCR가 450%를 웃돌고 있다. 5대 증권사 중에선 삼성증권이 가장 높고, 대우증권(528%), 우리투자증권(510%) 등이 450%를 넘는다. 국민연금 기준에 미치지 못했던 현대증권(447%), 한국투자증권(431%)은 이번 조치로 인해 수혜가 예상된다.


국민연금이 NCR 기준을 완화한 만큼, 대형 증권사들은 투자은행(IB) 부문에서 먹을거리 찾기에 매진할 것으로 보인다. IB로 지정된 5대 증권사는 그동안 "(국민연금 등 연기금의) NCR 기준이 지나치게 높아 IB 업무에 애로점이 많다"며 볼멘소리를 내 왔다. IB는 자기자본의 100%까지 신용공여가 가능하지만, 대출이 늘어날수록 NCR는 내려가기 때문이다. IB 증권사가 닫았던 지갑을 열며 국내 인수합병 등 IB 시장에도 활기가 더해질 전망이다.


국민연금 외 다른 기관의 NCR 기준이 추가 완화될지도 관심이다. 현재 정부의 적기시정조치 기준 NCR는 150%, 기획재정부 국고채 전문딜러 선정 기준과 한국거래소 ELW 상장증권사 기준은 250%다. 금융위원회는 이달 초 NCR 규제를 완화하겠다는 입장을 밝혔고, 지난 9월 자본시장연구원은 현재 150%인 정기시정조치 기준을 120%로 낮춰야 한다는 의견을 내놨다.


한 증권사 IB 관계자는 "최근 여의도에 뒤숭숭한 소식밖에 없었는데 모처럼 들려온 호재"라며 "5대 IB는 걸림돌이 치워진 만큼 실적으로 대답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고 말했다.


한편 NCR는 금융투자회사의 재무건전성을 나타내는 지표로 총위험액에서 영업용순자본을 나눈 수치다. 현행 자본시장법에서는 NCR가 150% 미만으로 떨어지면 금융당국이 적기 시정조치를 권고하고 120% 미만은 경영개선요구, 100% 미만은 경영개선 명령을 내린다.




이승종 기자 hanaru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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