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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페라 '리골레토'의 엘레나 모스크 "'질다'는 내 모습과 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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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지오페라단의 연말 공연 22일부터 사흘간 예술의전당에서

오페라 '리골레토'의 엘레나 모스크 "'질다'는 내 모습과 닮았다" 엘레나 모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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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민서 기자]루마니아 출신의 세계적인 소프라노 '엘레나 모스크(Elena Mosuc)'가 22일부터 사흘간 서울 예술의전당 오페라 무대에 선다. 주세페 베르디 탄생 200주년을 맞아 그의 16번째 오페라 '리골레토'의 질다 역을 연기하기 위해서다. 20일 예술의전당 무대 뒤 분장실에서 만난 엘레나는 '이번이 몇 번째 '질다'역이냐'는 질문에 "한 천 번쯤은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20년 가까이 '질다'를 연기하면서도 "매번 무대에 오를 때마다 새롭다"고도 말했다.

1991년 스위스 취리히 오페라 하우스에서 모차르트의 마술피리 중 '밤의 여왕'으로 화려하게 데뷔한 엘레나는 이후 '레제로 콜로라투라의 여왕'이라는 평을 받으며 영국 로얄코벤트가든 오페라하우스, 뉴욕 메트로폴리탄오페라 등을 차례로 정복했다. (콜로라투라는 가장 높은 음정을 소화하며, 화려한 기교를 들려주는 소프라노다.) 특히 지난해 이탈리아 밀라노 라스칼라 극장에서 엘레나가 연기한 리골레토의 '질다'는 냉혹하기로 유명한 라스칼라 극장 관객들을 매혹시키기에 충분했다. 이 극장은 관객들이 자신의 눈과 귀를 만족시키지 못하는 성악가에게 언제라도 갖가지 야유와 계란 세례를 퍼붓는 것으로 유명하다.


"'질다'는 음악적으로 표현해내야 하는 것이 많은 아주 어려운 역할입니다. 1막에서는 얇고 부드러운 소리를 내면서, 쉼표 하나 마저도 문학적으로 살려내야 하죠. 질다가 사랑에 빠져드는 장면의 아리아에서는 고음부터 저음까지 모두 표현해야 합니다. 2막은 목소리의 강도나 볼륨을 더욱 드라마틱하게 발성해야 하고, 3막은 무대를 채우는 꽉 찬 소리를 내야 하기 때문에 굉장히 어렵습니다. 1막에서 3막으로 갈수록 감정이 고조되고, 결국 마지막에는 천사 같은 목소리로 노래를 해야 합니다."

빅토르 위고의 연극 '환락의 왕'을 원작으로 한 '리골레토'는 1851년 3월 베네치아 페니체 극장에서 초연 당시 대성공을 거둬 베르디에게 파격적인 사례금을 안겨다준 작품이다. 세상을 삐딱하게 바라보는 궁중의 광대이자 꼽추인 '리골레토'와 사랑을 위해 모든 것을 버리는 그의 딸 '질다', 고귀한 신분으로 여자 뒤꽁무니만 쫓아다니는 바람둥이 '만토바 공작' 등이 주인공이다. 이 작품은 당시 프랑스 왕의 비도덕적인 생활을 묘사해 왕권을 비하했다는 이유로 초연 하루 만에 상영이 금지되기도 했다.


엘레나 모스크는 "보통 질다는 고양이처럼 얌전하고, 양처럼 순한 애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내 생각은 다르다. 질다는 굉장히 강하고, 주관이 뚜렷한 여자"라고 소개했다. 그런 모습이 자신을 닮았기 때문에 '질다'를 좋아한다는 것이다. 그가 가장 좋아하는 장면은 "첫사랑을 꿈꾸다 비극의 운명을 맞게 된 질다가 '그리운 그 이름(caro nome)'을 부르는" 부분이다.


"최근에는 현대적으로 연출한 오페라가 많이 생기고 있는데, 이런 작품들은 관객들이 제대로 관람하기에 방해 요소가 많다. 전통의 오페라가 좋다"는 엘레나는 "한국에도 오페라 팬들이 굉장히 많은 것으로 알고 있는데 빨리 이들을 만나고 싶다"고 말했다. 이번 수지오페라단의 '리골레토'에서 엘레나는 라스칼라 극장에서 같이 호흡을 맞췄던 '세기의 바리톤' 조지 가닛제와 함께 무대에 오른다. 연출은 지난 8월 ' 갈라 프리미어 오페렐리아' 오페라 시상식에서 3개 부문을 석권한 마리오 데 까를로가 맡았다.




조민서 기자 summ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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