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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페이스]이삭 라리안 MGA 엔터테인먼트 C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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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페이스]이삭 라리안 MGA 엔터테인먼트 C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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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목인 기자]큰 얼굴, 쭉 찢어진 눈, 진한 화장, 세련된 옷. '바비'를 제치고 현재 미국인들로부터 가장 사랑 받고 있는 인형 '브라츠'의 모습이다. 금발 백인 여성의 고전적인 아름다움을 상징하는 바비와 달리 브라츠는 방금 클럽에서 나온 10대 소녀 같은 발랄함이 특징이다.


2001년 태어난 브라츠가 반세기 이상 사랑 받아온 바비에게 도전장을 내밀 때만 해도 업계의 반응은 냉소적이었다. 그러나 브라츠는 예상과 달리 미 인형 시장에서 바비의 인기를 앞질렀다. 브라츠는 탄생 이후 5년 사이 세계적으로 1억2500만개가 팔려나갔다. 2006년에는 미 인형 시장에서 50%가 넘는 점유율로 바비의 자존심을 건드렸다.

브라츠를 만든 완구업체 MGA 엔터테인먼트의 이삭 라리안 최고영영자(CEO·59·사진)는 이란계 미국인이다. '골리앗을 물리친 다윗'으로 불리는 라리안은 그야말로 '아메리칸 드림'의 주인공이다.


이란의 가난한 유대 집안에서 태어난 그는 17세에 편도 항공권만 달랑 들고 미 로스앤젤레스로 건너갔다. 수중에는 750달러 뿐이었다. 그는 접시닦기와 청소 같은 궂은 일로 캘리포니아 주립 대학 토목공학과를 겨우 졸업했다.

이후 소규모 전자기기 판매업체에서 일하기 시작한 라리안은 일본 게임기 제조업체 닌텐도의 휴대용 게임기를 수입해 팔다 장난감에 관심 갖게 됐다. 그가 MGA을 창업한 것은 1997년이다. 첫 작품인 말하는 인형 '슬리핑 바운시 베이비'의 인기 덕에 그는 자신감을 갖게 됐다.


MGA라는 이름이 미 시장에 본격적으로 알려진 것은 브라츠가 '대박'을 터뜨린 뒤다. 한 프리랜서 디자이너가 브라츠의 밑그림을 가져왔을 때만 해도 라리안은 브라츠가 마음에 들지 않았다. 금발의 8등신 미녀인 바비와 달리 브라츠는 머리가 지나치게 큰데다 피부는 가무잡잡하고 눈은 찢어져 예쁜 구석이 한 곳도 없었다.


브라츠를 보고 열광한 사람은 라리안의 딸 자스민이다. 이에 자극 받아 라리안이 브라츠를 선보였고 시장의 반응은 가위 폭발적이었다. 바비에게 식상해 있던 소비자는 브라츠의 신선한 매력에 빠져 들었다. 마니아층이 생겨날 정도였다.


브라츠는 출시 4년만에 8억달러의 매출을 올렸다. 대신 바비의 매출은 4억4500만달러로 쪼그라들었다. 브라츠의 성장에 힘입어 MGA는 연간 두 자릿수 매출 증가를 기록하며 미 최대 완구업체로 거듭났다.


그러던 중 라리안에게 위기가 찾아왔다. 2006년 바비인형 제조업체 마텔이 디자인 도용 운운하며 MGA를 고소한 것이다. 2010년까지 이어진 소송에서 미 연방 항소순회법원은 마텔의 주장이 근거가 없다며 MGA에 3억1000만달러를 되레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라리안은 브라츠의 성공에 만족하지 않았다. MGA는 브라츠 등 20여개가 넘는 인형, 액세서리, 장난감 자동차 등을 생산하는 종합 완구업체로 거듭났다. 이에 라리안의 재산은 11억달러(약 1조1671억원)까지 늘었다.


그는 "모두 '불가능하다'고 말할 때가 바로 가장 가능성 있는 때"라고 말했다.




조목인 기자 cmi072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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