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5s 일주일 사용기…비번 입력보다 지문인식이 훨씬 간편, 64비트 AP로 카메라 기능도 개선
[아시아경제 권해영 기자] "귀차니즘 사용자에게 안성맞춤이네."
아이폰5s의 첫인상은 강렬함과는 거리가 멀다. 스페이스 그레이, 골드 색상이 기대 이상으로 세련됐다는 것을 빼놓고는 외관상 전작 아이폰5와 달라진 것은 없다. 그러나 직접 제품을 써보면 지문인식, 사진촬영 등에서 한결 편리해진 사용성이 돋보인다. 보안이 신경 쓰이지만 번거로워 비밀번호 잠금을 꺼리는 귀차니즘 사용자에게 지문인식 기능은 특히 유용할 듯싶다.
아이폰5s 전원을 켜면 밤하늘 배경의 홈 화면이 나타난다. 스페이스 그레이라는 색상처럼 홈 화면을 우주(space)로 형상화했다. 기존 아이폰에서 10시15분으로 고정된 시계 아이콘은 아이폰5s에서는 실제 시간에 맞춰 초침까지 돌아가고 아이콘을 제외한 배경화면은 휴대폰을 움직일 때마다 함께 흔들려 입체감을 더했다.
눈에 띄는 기능은 지문인식 기능인 '터치 ID'다. 가장 먼저 아이폰5s에 지문을 등록해야 한다. 홈버튼에 손가락을 올려놓으면 센서가 지문 곳곳을 인식해 등록하는데 지문 중앙부와 끝부분을 다양한 방향으로 각각 13번, 10번을 움직인 후에야 등록이 완료됐다. 사용자가 손가락을 360도 어떤 방향에 갖다 대든 인식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꼼꼼한 지문 등록 과정을 거친 것이다. 아이폰5s에는 최대 5개의 지문을 등록할 수 있다. 지문 등록 후에는 아이폰 화면을 켤 때 손가락을 홈버튼에 지긋이 누르기만 하면 화면이 잠금해제된다. 비밀번호를 입력할 때보다 훨씬 편리하다. 일일이 비밀번호를 입력하는 게 귀찮은 사용자들에게 유용할 듯싶다. 아이폰5s는 사용자의 지문 정보를 계속 인식하기 때문에 제품을 쓰면 쓸수록 지문인식 속도가 빨라지는 것도 장점이다.
사용자의 지문은 아이폰5s에 탑재된 A7 칩 위의 별도 공간에 저장된다. 이 정보는 기기 안에만 저장되고 애플 서버로는 전송되지 않는다. 지문 정보 유출과 이에 따른 개인 정보 유출은 우려하지 않아도 된다.
카메라 기능을 써보면 '카메라는 역시 아이폰'이라는 생각이 든다. 아이폰5s는 전작과 같은 800만화소 카메라를 탑재했지만 조리개 밝기와 센서 크기가 20% 향상돼 화질 자체가 개선됐다. 연사 촬영, 슬로 모션 등 새로운 사진 기능도 지원된다. 연사 촬영은 촬영 버튼을 누르고 있으면 1초에 10장, 한 번에 최대 999장의 사진을 찍을 수 있다. 아이폰5s가 수많은 사진들 중 가장 잘 나온 사진을 자동으로 선택해서 보여주는데 눈을 감거나 고개를 돌린 사진은 자동으로 제외한다. 사용자가 움직일 경우에는 동작별로 잘 나온 사진을 골라준다는 게 애플의 설명이다. 1초에 30장을 찍어 영상으로 만드는 보통 카메라와 달리 1초에 120장을 찍어 영상을 만드는 슬로모션 기능도 재미있게 활용할 수 있다.
이는 64비트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인 A7을 탑재했기에 가능한 일이다. 64비트 AP는 하드웨어, 운영체제(OS), 애플리케이션(이하 앱) 3요소가 고루 갖춰져야 하는데 아직 전용 앱이 많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러나 연사 촬영, 슬로 모션 기능에서 알 수 있듯 AP 성능 개선이 다양한 카메라 기능 지원으로 연결됐다는 측면에서 시기상조라는 지적은 무리인 듯싶다. 애플은 다양한 64비트 앱이 나올 수 있도록 32비트 앱을 64비트 앱으로 전환하는 개발 도구도 지원한다.
동작 센서인 M7 칩의 체감 효용성은 높지 않았다. M7은 사용자가 운전을 할 경우 불필요한 배터리 소모를 줄이기 위해 와이파이 기능을 차단하고, 도로에서 보도로 이동할 경우 내비게이션을 자동으로 지도 모드로 바꿔주는데 이 기능이 원활하게 작동하는 편은 아니었다. 5인치 이상 대화면 스마트폰을 쓰는 데 익숙한 사용자들은 4인치로 상대적으로 작은 크기도 불편할 수 있을 것 같다.
권해영 기자 rogueh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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