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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컵 도전' 네 팀의 네 가지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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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컵 도전' 네 팀의 네 가지 이야기 윤성효 부산 감독, 최강희 전북 감독, 박경훈 제주 감독, 황선홍 포항 감독(왼쪽부터)[사진=정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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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전성호 기자]'대한민국 최고의 축구 클럽'이란 영예까지 이제 단 두 경기다. 2억원의 우승 상금과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출전권은 덤. 치열한 경쟁 끝 살아남은 네 팀의 각오도 남다를 수밖에 없다.

2013 하나은행 FA컵 준결승전이 14일과 15일 이틀에 걸쳐 열린다. 제주 유나이티드는 14일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포항 스틸러스와 맞붙고, 하루 뒤 부산 아이파크가 전북 현대를 안방으로 불러 들인다. 여기에 각 팀과 FA컵 사이 얽혀있는 사연이 보는 즐거움을 더해준다.


'FA컵 도전' 네 팀의 네 가지 이야기 박경훈 제주 감독, 오승범(제주), 고무열(포항), 황선홍 포항 감독(왼쪽 아래부터 시계방향으로)[사진=정재훈 기자]

제주, 이번만큼은 다르다
제주는 이번 대회 4강팀 가운데 유일하게 FA컵 우승 경력이 없는 팀이다. 부천SK 시절인 2004년 준우승이 최고 성적. 사실 제주는 2010년 박경훈 감독 부임 이후 FA컵 준결승 단골 손님이다. 올해를 포함해 최근 4년 간 벌써 세 번째 4강이다. 앞선 두 차례는 결승 무대를 밟지 못했다. 대진 추첨 결과 두 번 모두 원정 경기가 걸린 탓에 번번이 패하며 분루를 삼켰다. 섬팀이란 특성 탓에 원정에서 유독 약한 제주란 점을 생각하면 더욱 아쉬웠다. 이번엔 다르다. 마침내 홈 어드밴티지를 획득했다. 더군다나 상대는 지난해 준결승에서 1대 2로 패했던 포항. 설욕의 의미까지 갖고 있다.


제주에게 FA컵 우승이 간절한 이유는 또 있다. 다름 아닌 내년도 ACL 출전권. 제주가 아시아 무대를 밟은 건 2011년이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다. 당시 조별리그 3위로 16강 진출에 실패했다. 상대적으로 얇은 스쿼드에 K리그-ACL 병행의 어려움을 겪었고, 설상가상 신영록이 쓰러지는 악재까지 겹쳤다. 이후 2년 연속 ACL 진출권 획득에 실패했고, 올해도 K리그 클래식 하위 스플릿에 포함돼 정규리그를 통한 ACL 출전은 어렵다. FA컵은 마지막 남은 희망과 다름없다. 박경훈 감독은 "첫 준결승 홈경기에서 포항에 꼭 설욕하고, 나아가 ACL에도 다시 도전하고 싶다"라며 각오를 다졌다.


포항, 새 역사의 주인을 노린다
디펜딩 챔피언이란 타이틀을 뺏기고 싶은 팀은 없다. 더군다나 대회 최다 우승팀이란 기록까지 걸려있다면 더더욱 그렇다. 포항은 지난해 통산 세 번째 FA컵을 들어 올리며 전북·전남 드래곤즈·수원 블루윙즈와 어깨를 나란히 했다. 또 한 번 정상에 오른다면 전대 미문의 대회 4회 우승 클럽으로 이름을 남기게 된다.


흥미로운 점은 포항이 이번 대회 32강부터 4강까지 모두 원정으로 치르고 있다는 것. 지난해 포항은 결승까지 모든 경기를 안방에서 치르는 '천운'을 누렸다. 이번엔 정반대다. 황선홍 포항 감독도 "지난해는 모두 홈에서 경기를 하고 우승을 차지했는데, 올해는 자꾸 원정만 걸린다"라며 쓴웃음을 지었다. 알고 보면 엄살이다. 포항은 올 시즌 K리그 클래식에서도 홈(69.2%)과 원정(63.3%) 승률의 차이가 가장 적은 팀이다. 그만큼 장소 구분 없이 꾸준한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다는 뜻. 대진상 만약 포항과 전북이 결승에 오른다면 포항은 다시 원정경기다. FA컵 17년 역사상 모든 경기를 원정(중립 제외)으로 치르고 우승한 팀은 아직 없다. 포항에겐 또 하나의 새 역사를 창조할 기회가 될 수 있다.


TIP: 파랑새를 날려보내라
제주와 포항에겐 승리의 파랑새가 있다. 페드로(제주)와 고무열(포항)이 그 주인공. 올 시즌 페드로가 골을 넣은 경기에서 제주는 7승3무1패를 거뒀다. 포항 역시 고무열의 득점포가 터진 날은 4승1무1패였다. 준결승 대진 추첨식 기자회견에서 '누가 골을 넣기를 바라나'란 질문에 박경훈 감독과 황선홍 감독이 각각 이들을 꼽은 것도 당연한 결과.


'FA컵 도전' 네 팀의 네 가지 이야기 윤성효 부산 감독, 이창근(부산), 정인환(전북), 최강희 전북 감독(왼쪽 아래부터 시계방향으로)[사진=정재훈 기자]


부산 "우리에겐 윤성효가 있다"
부산이 FA컵을 차지한 건 2004년이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다. 2010년 결승에 올랐지만 수원에 무릎을 꿇고 말았다. 바로 그 때 상대팀 수장이 지금 지휘봉을 잡고 있는 윤성효 부산 감독. 그는 '단기전의 남자'다. 2010년 수원 지휘봉을 잡은 첫 해 팀을 우승으로 이끌었고, 이듬해에도 준우승을 기록했다. 부산 부임 첫해인 올해도 명성 그대로 4강에 올랐다. K리그 클래식에선 이미 상위 스플릿 진출이란 개가를 이뤄낸 만큼, 네 팀 중 가장 편한 마음으로 FA컵에 집중할 수 있다. 실제로 지난 11일에는 주축 선수를 대거 제외한 16명만으로 수원 원정에 임했다. 한 마디로 'FA컵 올인 모드'인 셈.


대진운도 따랐다. 비록 강호 전북과 맞붙게 됐지만 안방에서 경기를 치르게 됐다. 부산은 정규리그 승률에서도 홈(64.3%)이 원정(42.9%)보다 월등히 좋다. 전북을 상대로는 지난 6월 4대 1 대승을 거둔 경험도 있다. 윤성효 부산 감독은 "준결승을 홈에서 하고 싶었기에 대진 결과가 만족스럽다"라며 "전력 면에서 우리가 열세인 것은 사실이지만, 안방에서 열리기에 충분히 좋은 경기를 할 수 있을 것이라 본다"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전북 "원래 FA컵 하면 우리지"
전북에게 FA컵은 인연이 깊은 대회다. K리그의 ACL 단골손님이 됐던 것도 모두 FA컵 덕분이었다. 1994년 창단한 뒤 1999년까지 늘 정규리그 중하위권을 맴돌았다. 반전의 계기는 FA컵이었다. 1999년 준우승을 차지하더니 이듬해에는 급기야 팀 역사상 첫 번째 우승 트로피를 거머쥐었다. FA컵 우승팀 자격으로 참가한 2001-02시즌 아시안 컵 위너스컵(ACL의 전신)에서도 준우승을 달성했다. 2003년엔 두 번째 FA컵 우승의 영광과 함께 첫 ACL 출전권도 따냈다.


동시에 최강희 감독에게도 FA컵은 특별하다. 그는 부임 첫해였던 2005년, 리그 최하위권이던 전북을 이끌고 FA컵을 우승하는 쾌거를 이룩했다. 기세를 몰아 이듬해 ACL까지 재패하며 '강희대제'란 별명을 얻었다. 이를 자양분 삼아 전북은 서서히 K리그의 강호로 성장했고, '닥공'(닥치고 공격)이란 새로운 트렌드까지 만들어내며 K리그 2회 우승(2009·2011년)까지 이뤄냈다. 2005년 우승 이후 전북의 FA컵 최고 성적은 2009년 4강. 팀에 각별한 의미를 가진 대회에서 7년 만에 찾아온 우승 기회를 놓칠 수 없다.


최강희 감독은 4강 대진 추첨 뒤 "사실 부산 팀 자체보다는 윤성효 감독이 두려운 존재"이라며 "윤성효 감독이 우리가 상대로 정해지니 회심의 미소를 지었는데, 그 얼굴이 일그러지도록 하겠다"라며 너스레를 떨기도 했다.


TIP: 누가 진짜 김호의 수제자인가
윤성효 감독과 최강희 감독은 묘한 인연이 있다. 1996년 수원이 K리그에 처음으로 참가할 당시 윤 감독은 선수였고 최 감독은 트레이너와 코치를 지냈다. 둘 다 당시 사령탑이던 김호 전 감독의 '적통 제자'로 꼽힌다. 그래서인지 두 감독의 대결은 늘 난타전이었다. 6경기에서 무려 18골이 터졌다. 다만 상대전적에선 최강희 감독이 다소 3승2무1패로 앞서고 있다.




전성호 기자 spree8@asiae.co.kr
정재훈 사진기자 roze@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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