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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년 거래한 잔챙이 손님 "난 왜 주거래고객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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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소비자들은 잘모르는, '주거래 은행'의 불편한 진실

[아시아경제 장준우 기자]#인천에서 작은 식당을 운영하는 손모씨(57)는 점포 확장을 위해 몇몇 은행들과 대출상담을 벌이던 중 실망스러운 일을 경험했다. 15년간 줄곧 이용해오던 주거래 은행과 대출 금리 혜택을 기대하고 상의했지만 다른 은행의 금리와 별다른 차이가 없었기 때문이다. 김씨는 "그동안 주거래 은행이라고 생각했는데 은행은 나를 주거래 고객으로 보지 않는 것 같다"며 실망감을 내비쳤다.


#직장생활 10년 차인 박모씨(36)는 최근 주거래 은행을 옮겼다. 모 은행이 판매하는 특정상품에 가입하면 모든 이체 수수료가 면제된다는 정보를 접했기 때문이다. 박씨는 "10년 동안 한 은행과 거래했는데 아직 수수료 면제 등급이 아니란 얘기를 들었다"며 "주거래 혜택도 없는데 굳이 의리를 지킬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한 은행과 계속 거래해 주거래 고객이 돼라'. 상식처럼 알고 있는 재테크 요령이다. 은행의 주거래 고객이 되면 신용도가 높아져 금리 우대나 수수료 면제와 같은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고객들이 생각하는 '주거래'와 은행이 생각하는 '주거래'사이엔 상당한 차이가 있다.


은행 입장에서 '주거래 고객'은 돈을 많이 맡기고 빌린 고객이다. 국민, 신한, 우리 등 5개 시중은행을 조사한 결과, 이들 은행은 거래 실적과 고객의 자산 규모(예금잔액+대출잔액)에 따라 우대 서비스 제도를 시행중이다. 예를 들어 신한은행은 자체적으로 정한 기준에 따라 고객을 4개의 등급으로 나눈 뒤, 우대 고객들에겐 각종 수수료 면제와 금리 우대, 무보증 신용대출, 환율 우대 등 차별적인 혜택을 준다. 또 농협은행은 자체적인 평가 기준에 따라 고객들을 5개 등급으로 나눠 우대 서비스를 제공한다.

시중은행들이 주거래 고객을 평가하는 기준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문은 자산규모다. 예를 들어 KB국민은행은 예금 10만원당 10점의 배점을 준다. 액수가 커지면 점수가 커지도록 설계했다. 이체건수는 건당 5점으로 최대 50점까지, 거래기간은 1년당 10점으로 최고 300점까지 점수가 주어진다. 거래 건수나 기간보다 예금이나 대출 금액과 같은 고객의 자산규모에 포인트를 두고 있다. 자산 규모가 등급 결정에 큰 비중을 차지한다는 것은 거래기간이나 횟수에 상관없이 자산이 많으면 쉽게 높은 등급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신한ㆍ하나ㆍ농협은행 역시 거래 횟수, 기간별로 상한점을 둬 점수를 매긴다. 단, 예금이나 대출은 상한이 없다. 많으면 많을 수 록 점수가 올라가는 구조다. 거래 기간이 짧아도 예금ㆍ대출이 많은 쪽이 더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다.


은행들은 거래기간과 관련해서는 과거 모든 실적이 아닌 3개월간의 실적만 반영한다. 과거 3개월간의 거래 실적을 토대로, 향후 3개월에서 최대 6개월 동안 혜택을 제공한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장기간 소액을 자주 거래해온 충성고객들보다 은행 여수신 실적에 기여를 많이 할 수 있는 고액자산가들이 은행 입장에선 더 고맙다"며 "기여도가 높은 고객에게 더 많은 혜택을 줄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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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테크 포탈 모네타의 김현철 재무컨설턴트는 "은행마다 등급 기준이 다르므로 자산 규모를 고려해 은행별로 조건을 따질 필요가 있다"며 "자주 거래한다고 해서 꼭 혜택이 많은 것은 아니다"고 덧붙였다.


◆주거래 은행이란=주거래은행은 기업과 은행 사이에 쓰는 용어로 기업 입장에서 가장 많은 돈을 대출 받은 은행을 말한다. 주거래은행 대신 주채권은행이란 용어를 쓰기도 한다. 기업이 여러 은행에서 대출을 받은 경우 가장 많이 대출을 해준 은행이 주채권은행이 되며 기업구조조정촉진법에 따라 여신관리 대상이 된다. 주채권은행은 기업의 경영이 악화돼 채권이 부실화될 우려가 있을 경우 다른 채권은행들과 채권금융기관협의회를 구성해 처리대책을 맡아 건전경영지도와 재무구조개선을 유도하는 역할을 한다.
공식적으로 개인에게 사용하는 용어가 아니지만 개인 고객들이 주로 이용하는 은행을 주거래 은행이라 부르기 시작하면서 관용적으로 쓰고 있다. 시중 은행들도 공식적으로는 주거래 고객이라는 용어를 쓰지 않고 있다. 대신 고객들의 거래실적이나 자산 규모에 따라 등급을 나누는 '우대 고객 제도'를 통해 수수료 면제, 금리 우대, 무보증 신용대출, 환율 우대 등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장준우 기자 sowhat@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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