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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훈의 X-파일]해커, 폭포수 커브 던지지만...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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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훈의 X-파일]해커, 폭포수 커브 던지지만...① 에릭 해커(사진=NC 다이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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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는 강팀도 시즌의 1/3을 지고 약팀도 1/3을 이기는 경기다.”

일본 프로야구 명감독 노무라 카츠야의 말이다. 신생 구단 NC에게도 적용은 가능하다. 쌍방울을 인수해 재창단한 SK가 선례를 남겼다. 2000년 첫 해 승률이 33.8%(44승3무86패)였다. 노무라가 제시한 약팀 최저 승률에 턱걸이했다. 당시 SK보다 NC는 상황이 더 낫다. 외국인투수를 3명이나 보유한다. 20대 중후반의 이들은 스몰볼 추세인 프로야구에서 상당한 역할을 해낼 수 있다. 그 가능성을 살펴본다.


전형적인 쿼드러플 에릭 해커

에릭 해커는 꽤 단단한 체형을 갖췄다. 젊은 시절의 브랜든 나이트(넥센)를 연상케 한다. 투구 스타일도 흡사하다. 공격적인 피칭으로 빠른 승부를 이끌어낸다. 나이에 비해 풍부한 경험도 겪었다. 마이너리그에서 9시즌 동안 982.2이닝을 던졌다. 586.2이닝은 트리플A였다. 5년간 103차례 선발로 등판했다.


해커는 운동능력이 타고났다. 고교시절 미식축구, 야구 모두에서 재능을 보였다. 부상을 당한 이후 야구에만 집중한 그는 2002년 신인드래프트 23라운드에서 뉴욕 양키스의 지명을 받았다. 당시 스카우트들은 해커를 운동능력이 좋고 잠재력이 높은 다크호스로 평했다. 특히 양키스는 병행한 미식축구를 주목, 리더십에서도 높은 점수를 매겼다.


현실은 녹록치 않았다. 부상에 자주 발목을 잡혔다. 2005년 팔꿈치 인대접합수술을 받았고 이듬해 어깨수술을 받았다. 미식축구를 병행한 유망주에게서 자주 발견되는 수순이다. 대부분이 짧은 야구 경력으로 한 시즌 동안 꾸준히 공을 던지는데 익숙하지 않다. 해커도 예외는 아니었다. 두 차례 부상으로 더 큰 선수로 거듭날 기회를 놓쳤다. 더불어 구속을 올리는데도 어려움을 겪었다.


해커가 트리플A에서 자리를 잡은 건 26세가 된 2009년이 돼서다. 그해 피츠버그로 트레이드됐고 이내 메이저리그 데뷔의 감격을 누렸다. 하지만 기회는 한정적이었다. 2011년 뛴 미네소타, 지난해 속한 샌프란시스코 등 모든 곳에서 불운했다. 빅 리그 통산 투구는 18이닝에 그친다. 대부분의 시간은 마이너리그에서 보냈다. 최근 3년 동안 트리플A에서만 451.2이닝을 던졌다. 이닝이터로 불리기 충분한 수치. 한국행 결심은 전형적인 쿼드러플 선수로 인식된 분위기가 결정적 요소로 작용했을 것이다.


폭포수 커브 던지지만...


해커는 총 네 가지의 구종을 던진다. 직구, 슬라이더, 체인지업, 커브다. 가장 위력적인 공은 커브. 12시에서 6시 방향으로 떨어지는 전형적인 하드커브의 소유자다. 커브는 빅리그에서도 통했다. 지난 시즌 30.3%의 헛스윙을 유도했다. 트리플A에선 40% 이상이었다. 프로야구에서 그와 커브를 견줄 투수는 김진우(KIA)와 윤성환(삼성)뿐일 것이다. 국내리그에서도 충분히 재미를 볼 수 있단 뜻이다.


해커는 좋은 커브를 던지고도 빅 리그에서 고전했다. 이유는 크게 두 가지. 직구 구속이 평범했고 커브를 뒷받침할 서드 피치가 없었다. 2009년 직구 평균구속은 145.9km. 수치는 이후 계속 내려갔다. 지난 시즌은 140.7km까지 떨어졌다. 중간계투로 자주 기용돼 전력투구했단 점을 감안하면 올 시즌 구속은 더 떨어질 수 있다. 프로야구에서 이는 큰 문제가 될 수 있다. 해커는 마땅한 변종직구도 없다. 빅 리그 통산 변종직구 구사비율은 2.2%다.


해커의 기록에선 또 하나의 흥미로운 점이 발견된다. 왼손타자에 강하지만 오른손타자에 약하다. 해커는 지난 시즌 트리플A 프레스노에서 150.1이닝을 던졌다. 왼손타자 상대 피안타율은 2할3푼7리, 평균자책점은 3.53이었다. 반면 오른손타자에겐 피안타율 2할9푼7리, 평균자책점 4.54을 기록했다. 일반적으로 오른손타자에 강한 오른손투수의 이점이 보이지 않았다.


원인은 땅볼/뜬공 비율에서 찾을 수 있다. 해커는 왼손타자를 상대로 1.56의 땅볼/뜬공 비율을 남겼다. 반면 오른손타자에겐 0.74였다. 왼손 타자와 대결에서 오른손타자 때의 2배가 넘는 땅볼을 유도했다. 퍼시픽코스트리그는 타자친화구장이 많다. 뜬공 비율이 높으면 장타허용확률은 덩달아 증가하게 된다. 하지만 왼손타자를 상대로 많은 땅볼을 유도한 건 미스터리다. 변종직구가 없고 변화구도 커브만이 돋보이는 투구 스타일을 고려하면 더욱 그렇다.


NC는 마이너리그에서의 풍부한 경험과 빼어난 리더십을 눈여겨보고 해커를 영입했다. 압도적이지 못한 직구 구속을 갖춘 그에게 그물 같은 내야수비는 필수. 동료들이 우려를 불식시킬 수 있을 지엔 물음표가 붙는다. NC의 내야진은 조영훈/모창민/조평호(1루수)-박민우/차화준(2루수)-모창민/조평호/김동건(3루수)-이현곤(유격수)으로 가동될 가능성이 높다. 이 가운데 유일하게 1군 경력이 풍부한 이현곤은 몸 상태가 정상이 아니다. 출장이 어려워질 경우 마땅한 대체자원도 보이지 않는다. NC가 올 시즌 해결해야 할 가장 큰 숙제다.


②편에서 계속


김성훈 해외야구 통신원




이종길 기자 leemean@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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