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이스트·한국철도기술연구원, 13일 오송역서 대전력 무선급전 단위모듈시험 공개
[아시아경제 이영철 기자] 전기 충전선 없이 달리는 고속열차를 볼 날이 멀지 않았다.
한국과학기술원(카이스트, 총장 서남표)와 한국철도기술연구원(이하 철도연, 원장 홍순만)이 대용량 고주파(60kHz, 180kW) 무선전력전송 원천기술을 지난해 12월 세계 처음 개발한 데 이어 13일 오전 충북 오송에서 대전력 무선급전 단위모듈시험을 공개했다.
이 시험은 카이스트의 온라인전기버스 무선충전기술을 철도기술연구원이 고속열차에 적용, 충전능력을 검증하는 과정이다.
이 기술은 2011년 카이스트가 개발한 20kHz급 무선충전전기버스 집전기술을 크게 발전시켜 3배 이상의 전력전송밀도를 높였고 집전모듈 크기와 무게 감소, 급전과 집전장치의 제작비 절감 등 경제성을 높였다.
소규모 전기를 쓰는 버스만을 움직일 수 있었던 무선전력전송기술은 60kHz 대전력 무선전력전송기술의 확보로 대전력이 필요한 철도시스템, 항만과 공항 하역장비 등 물류이송시스템은 물론 전송효율 증대로 기존 무선급전시장이었던 휴대폰, 노트북 등 가전제품, 로봇분야, 레저분야 등에도 널리 쓰일 전망이다.
이 기술을 철도에 적용하면 열차가 비접촉방식으로 전력을 공급받으므로 전신주 등 전차선설비가 필요치 않다. 또 터널단면적도 크게 줄어 공사비를 줄일 수 있다. 또 높은 속도에서도 팬터그래프와 전차선 사이에 이선문제와 소음 등이 해결돼 레일형 초고속열차개발도 멀지 않았다.
카이스트와 철도연은 대전력 무선전력전송기술을 올해 무가선트램(5월쯤)과 차세대도시철도 및 고속열차(9월쯤)에 적용, 시험할 계획이다.
무선급전기술이 성공적으로 진행될 경우 독일 봄바디어(Bombardier)사의 프리모베(Primove)를 뛰어넘는 세계 최고수준의 기술을 확보하게 된다.
프리모베열차는 아우크스부르크시험선 800m 중 275m에 무선급전시스템을 설치해 20kHz, 200kW 용량으로 최고속도 50km/h을 낼 수 있다.
서남표 카이스트 총장은 “카이스트가 개발한 무선급전버스에 이어 철도까지 움직일 수 있는 대용량 무선전송기술개발에 성공, 무선급전시스템의 완결판을 만들 수 있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홍순만 철도연 원장은 “무선전력전송기술은 철도부지 필요면적과 건설비가 줄고 전차선이 없어 도시미관이 나아지는 등 철도시스템 전반에 대한 틀을 바꿀 것”이라며 “첨단 미래철도기술을 개발하고 외국시장진출을 위한 기술경쟁력도 높아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영철 기자 panpany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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