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승미 기자]박기춘 민주통합당 원내대표가 7일 국회개헌특별위원회 구성을 제안했다. “제왕적 대통령의 권한을 분산해야 한다”는 취지로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을 향한 압박의 의미로 비쳐진다. 민주당 측이 권력구조 개편을 위한 개헌 논의를 선점하면서 정국 주도권을 쥐겠다는 의지로도 해석된다.
박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 본회의에서 가진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 “대통령 직속인 감사원을 국회로 이관해야 한다”면서 “이를 위해 ‘국회개헌특별위원회’를 구성하자”고 밝혔다. 이어 “대통령도 새로운 정치를 위한 정치혁신에 동참해야 한다”면서 “정치혁신의 핵심은 제왕적 대통령 권한을 분산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명박 정부 5년 동안 4대강 부실 감사, 저축은행 봐주기 감사, KBS 정연수 사장의 표적 감사와 솜방망이 감사처럼 이대로는 안 된다”면서 “‘정권의 감사원’이 아니라 ‘국민의 감사원’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박 원내대표는 “새로운 정치는 특권 포기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진정으로 민생과 변화를 이끄는 ‘창조적 국회’를 만드는 것”이라면서 “청와대가 국회를 좌우하려 하고, 여당은 힘으로 밀어부쳐 결국 여야 격돌로 귀결되는 ‘낡은 정치의 늪’에서 벗어나자”고도 했다.
박 원내대표는 또 정권 초기에 ‘검찰개혁’부터 추진할 것을 박 당선인에게 촉구했다. 새 정부 출범에 앞서 이명박 정부의 적폐를 청산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특히 “임기 초반에 추진하지 않는다면 정치검찰의 조직적 저항이 시작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구체적인 개혁 방향에 대해서는 ‘중수부 폐지’와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신설을 제시했다.
박 원내대표는 연설에서 “쌍용자동차 문제의 해결이 박 당선인이 주장한 ‘따뜻한 성장’과 ‘100% 국민대통합’의 시작”이라는 점도 강조했다. 그는 “우선 ‘여야 협의체를 통해 해법을 모색한 뒤 노동자와 경영자, 정부가 함께 얘기할 수 있는 큰 테이블로 옮겨야 한다”고 촉구했다.
박 원내대표는 박 당선인의 밀봉인사에 대한 강한 비판도 쏟아냈다. 그는 “박근혜 밀봉 스타일은 필패”라면서 “하루빨리 ‘밀봉 인사’는 버리고 ‘시스템 인사’로 바꾸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늑장 인선과 부실 인선의 책임을 국회와 야당에 떠넘기려 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인사파동’의 장본인은 박 당선인이지 인사청문회법을 탓할 일이 아니다”라면서 “지금은 ‘이동흡 폭탄돌리기’를 할 때가 아니라 폭탄을 해체하는 당선인의 결단이 필요하다”라며 이 후보자의 임명 철회를 촉구했다.
김승미 기자 ask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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