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이어 구글, 애플까지 내년 출시 소문만 무성···업계는 "시기상조"
[아시아경제 권해영 기자]휘는 스마트폰은 언제쯤 나올까?
삼성전자에 이어 구글, 애플까지 휘는 플렉시블 디스플레이를 탑재한 스마트폰을 출시할 것이라는 소문이 무성하다. 지금까지 나온 소문만 모아 봐도 '2012년 상반기', '2012년 하반기' '2013년 상반기' 등 출시 시점이 제각각이다. 그러나 내후년까지는 휘는 스마트폰이 출시되지 않을 것이라는 게 업계의 공통된 견해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내년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소비자 가전 전시회(CES) 2013'에 앞서 플렉시블 디스플레이를 선보일 예정이다. 삼성디스플레이가 개발한 이 패널은 5인치대 스마트폰용으로 삼성전자 부스 전시나 언론 공개는 하지 않고 바이어들을 상대로 공개되며 삼성전자의 첨단 기술 경쟁력을 강조하는 역할을 하게 될 전망이다.
이는 구글이 모토로라와 개발중인 X폰, 애플 아이폰 6가 플렉시블 디스플레이를 탑재할 것이라는 추측과 함께 내년에는 플렉시블 스마트폰이 출시될 것이라는 일각의 예상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예상을 시장의 희망사항 정도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플렉시블 스마트폰 출시까지는 갈 길이 멀다는 게 업계의 공통된 목소리다.
제조사 관계자는 "플렉시블 디스플레이는 이미 개발에 성공했지만 스마트폰을 출시하려면 디스플레이와 함께 부품, 배터리, 기판까지 다 휘어야 한다"며 "관건은 배터리인데 휘어지는 배터리가 개발되지 않아 플렉시블 스마트폰 출시를 논하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배터리는 화학물질이 결합한 것으로 휘어질 경우 안전성의 문제가 생길 수 있다"며 "안전성을 고려할 때 플렉시블이 주는 효용이 크지 않을 수 있다"는 의견을 밝혔다.
삼성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가 각각 '요움', '플라스틱 전자종이'라는 이름의 플렉시블 디스플레이 개발에 성공했지만 상용화까지는 넘어야 할 산이 많은 셈이다.
플렉시블 디스플레이의 정의 자체가 애매모호하다는 지적도 있다. 한 제조사 관계자는 "플렉시블 디스플레이는 유리가 아닌 플라스틱을 탑재해 얇고 가벼운데다 구부릴 수 있다는 게 특징"이라며 "디스플레이가 어느 정도 휘어질 때 플렉시블 디스플레이로 봐야 하는 지도 관건"이라고 말했다. 유리 대신 플라스틱을 탑재해 깨지지 않지만 휘어지지도 않는 플렉시블 디스플레이 중간 단계의 스마트폰은 내년께 나올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일각에서는 크게 휘어지거나 반으로 접을 수 있는 플렉시블 디스플레이를 탑재한 단말기는 스마트폰이 아니라 태블릿에 먼저 적용될 것이라는 전망도 조심스럽게 제기된다.
제조사 관계자는 "화면이 큰 태블릿의 경우 배터리를 기기 하단에 탑재해 배터리를 건드리지 않고도 화면을 반으로 접는 제품 출시가 가능할 것"이라며 "태블릿은 스마트폰보다 크기가 크기 때문에 플렉시블 디스플레이 탑재의 필요성도 더 클 것"이라고 예상했다.
권해영 기자 roguehy@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