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태안 갈매기 돌아왔지만 아직 앓는 漁心

시계아이콘01분 32초 소요
언어변환 숏뉴스
숏 뉴스 AI 요약 기술은 핵심만 전달합니다. 전체 내용의 이해를 위해 기사 본문을 확인해주세요.

불러오는 중...

닫기
뉴스듣기

[아시아경제 김수진 기자] 충남 태안군 만리포 해수욕장은 이제 청량한 모습을 되찾았다. 푸른 파도가 몰려오는 아름다운 바다의 모습 그대로다. 5년전 시커먼 기름띠로 뒤덮여 있던 기름유출사고 당시의 모습을 떠올리기 어렵다. 그러나 아직 상처는 낫지 않았다. "해안가는 닦아 냈지만 지금도 바다 속을 파 보면 기름덩어리가 나온다." 충남유루피해대책위총연합회 문승일 사무처장의 말이다. 인근 몽산포에서 횟집을 운영하던 문 사무처장도 사고 후 장사가 안 돼 횟집 문을 닫아야 했다. "가리비, 바지락 채취량도 확 줄어들었다. 굴 등의 양식도 제대로 되지 않는다. 관광에 기대고 있던 주변 상권 역시 다 죽었다."


2007년 12월 7일 충남 태안군 만리포 북서쪽 10km 지점에서 중국 허베이오션시핑 소속 유조선 허베이 스피릿호와 삼성중공업의 해상크레인 삼성 1호가 충돌하는 사고가 일어났다. 이 사고로 유조선에 적재돼 있던 원유 1만 900톤이 유출됐다. 악몽에 가까운 초대형 유류유출사고였다.

이 사고는 서해안 일대의 자연생태계와 어장을 황폐화시켰다. 만리포 해수욕장을 비롯해 15개 해수욕장이 기름으로 오염됐다. 오염 해안선의 총 길이는태안군과 서신사, 보령시, 홍성군, 당진시, 서천군 등 충남 6개 시군을 포함해 전남과 제주도 지역까지 375km에 달한다. 이 중 사고현장에 가까웠던 충남 일대의 피해가 가장 심했다. 충남 6개 시군은 사고 직후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됐다.


해안가 회복에 큰 몫을 맡은 것은 자원봉사자들의 노력이었다. 사고 다음해 8월까지 지 총 123만명의 자원봉사자가 찾아왔다. 일일이 기름을 닦아내는 방제작업을 실시했다. 기름에 덩어리진 해안가 모래를 찌고 말릴 정도였다. 그러나 해상 방제는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다. 유화제를 대량 살포해 기름 입자를 물과 뭉치게 만들어 침전시켰다. 아직도 바다 속에 기름덩어리가 남아 있는 까닭이다.


배상 문제는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숙제다. 정부는 피해주민 6만 7757가구에 긴급 생계안정자금 993억원을 지원하고 특별공공근로사업(153억원)과 희망근로프로젝트(143억원) 사업 등을 통해 구제에 나섰다. 피해상황이 길어지자 국제유류오염보상기금(IOPC펀드)에서도 배상 청구 주민 대상으로 486억건의 대부금 지원에 나섰다.


그러나 주민들이 요구하는 배상금액에는 턱없이 못 미친다. 배상청구 증빙이나 피해상황에 대한 정부와 IOPC펀드의 입장이 달라 아직까지 피해 인정금액이 1798억여원 수준에 그친다. 현재 전국적으로 청구된 배상금액은 2조 7751억 수준이다. IOPC와는 별도로 대전지법 서산지원에서는 유류오염손해배상 책임제한 절차 관련 제한채권 조사 사정재판을 진행하고 있다. 이 재판에 걸려 있는 청구금액은 4조 2273억. 또한 주민들은 사고의 원인이 된 삼성중공업의 피해보상이 소홀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2008년 1000억원을 피해지역 발전기금으로 출연하겠다고 발표했으나 주민들은 5000억원 이상을 요구해왔다.


사고의 여파는 앞으로 계속될 전망이다. 지난해 태안환경보건센터가 공개한 주민 건강영향지표 추적조사에 따르면 방제작업에 참여했던 주민들에게서 세포 내 유전물질이나 지질 산화적 손상지표가 높게 나타났다. 특히 방제작업기간이 길수록 알레르기 증상이나 고혈압 유병율 증가 이상소견이 보였다는 시각이다. 지난해 유류피해 주민 614명을 대상으로 정밀검진을 한 결과 230명이 이상징후로 조직검사를 받았다. 이중 5명은 암 판정이 나왔다. 사고 이후 생활고에 시달리게 된 주민 4명이 자살하는 등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 문제도 야기됐다. 주민뿐만 아니라 주변의 생태계가 변했다는 목소리가 크다.






김수진 기자 sjkim@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놓칠 수 없는 이슈 픽

  • 25.12.1606:40
     ⑥ 생존과 직결되는 복지 문제로 챙겨야…"진단체계 만들고 부처 간 연계 필요"
    ⑥ 생존과 직결되는 복지 문제로 챙겨야…"진단체계 만들고 부처 간 연계 필요"

    편집자주'장보기'를 어렵다고 느낀 적 있나요? 필요한 식품은 언제든 온·오프라인으로 살 수 있는 시대에 상상조차 불가능한 일이지만 대한민국에는 걸어서 갈 슈퍼도 없고, 배달조차 오지 않아 먹거리를 구하기 어려운 지역이 있습니다. 사막에서 오아시스 찾기처럼 음식을 살 수 없는 이곳을 '식품사막'이라 부릅니다. 식품사막은 고령화, 지방소멸, 정보격차 등으로 점점 넓어지고 있습니다. 장보기라는 일상의 불편함이 어떤

  • 25.12.1606:30
    "케첩은 알아도 토마토는 본 적 없다"는 美…일본은 달걀 아닌 "회·초밥이 왔어요"⑤
    "케첩은 알아도 토마토는 본 적 없다"는 美…일본은 달걀 아닌 "회·초밥이 왔어요"⑤

    편집자주'장보기'를 어렵다고 느낀 적 있나요? 필요한 식품은 언제든 온·오프라인으로 살 수 있는 시대에 상상조차 불가능한 일이지만 대한민국에는 걸어서 갈 슈퍼도 없고, 배달조차 오지 않아 먹거리를 구하기 어려운 지역이 있습니다. 사막에서 오아시스 찾기처럼 음식을 살 수 없는 이곳을 '식품사막'이라 부릅니다. 식품사막은 고령화, 지방소멸, 정보격차 등으로 점점 넓어지고 있습니다. 장보기라는 일상의 불편함이 어떤

  • 25.12.1406:30
     ④ 이동식 마트는 적자…지원 조례는 전국 4곳 뿐
    ④ 이동식 마트는 적자…지원 조례는 전국 4곳 뿐

    편집자주'장보기'를 어렵다고 느낀 적 있나요? 필요한 식품은 언제든 온·오프라인으로 살 수 있는 시대에 상상조차 불가능한 일이지만 대한민국에는 걸어서 갈 슈퍼도 없고, 배달조차 오지 않아 먹거리를 구하기 어려운 지역이 있습니다. 사막에서 오아시스 찾기처럼 음식을 살 수 없는 이곳을 '식품사막'이라 부릅니다. 식품사막은 고령화, 지방소멸, 정보격차 등으로 점점 넓어지고 있습니다. 장보기라는 일상의 불편함이 어떤

  • 25.12.1306:30
    "창고에 쟁여놔야 마음이 편해요"…목숨 건 장보기 해결하는 이동식 마트 ③
    "창고에 쟁여놔야 마음이 편해요"…목숨 건 장보기 해결하는 이동식 마트 ③

    편집자주'장보기'를 어렵다고 느낀 적 있나요? 필요한 식품은 언제든 온·오프라인으로 살 수 있는 시대에 상상조차 불가능한 일이지만 대한민국에는 걸어서 갈 슈퍼도 없고, 배달조차 오지 않아 먹거리를 구하기 어려운 지역이 있습니다. 사막에서 오아시스 찾기처럼 음식을 살 수 없는 이곳을 '식품사막'이라 부릅니다. 식품사막은 고령화, 지방소멸, 정보격차 등으로 점점 넓어지고 있습니다. 장보기라는 일상의 불편함이 어떤

  • 25.12.1206:40
    "새벽배송은 사치, 배달이라도 됐으면"…젊은 사람 떠나자 냉장고가 '텅' 비었다 ②
    "새벽배송은 사치, 배달이라도 됐으면"…젊은 사람 떠나자 냉장고가 '텅' 비었다 ②

    편집자주'장보기'를 어렵다고 느낀 적 있나요? 필요한 식품은 언제든 온·오프라인으로 살 수 있는 시대에 상상조차 불가능한 일이지만 대한민국에는 걸어서 갈 슈퍼도 없고, 배달조차 오지 않아 먹거리를 구하기 어려운 지역이 있습니다. 사막에서 오아시스 찾기처럼 음식을 살 수 없는 이곳을 '식품사막'이라 부릅니다. 식품사막은 고령화, 지방소멸, 정보격차 등으로 점점 넓어지고 있습니다. 장보기라는 일상의 불편함이 어떤

  • 25.12.2309:51
    박원석 "대통령이 지방선거 판 중심에 떠오르고 있다"
    박원석 "대통령이 지방선거 판 중심에 떠오르고 있다"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미리 PD■ 출연 : 박원석 전 정의당 의원(12월 19일) 소종섭 : '통일교 금품 수수 의혹 수사'가 빠르게 진행됩니다. 한학자 총재의 전 비서실장도 조사했고, 전재수 전 장관도 소환 조사했습니다. 전체적인 수사 흐름, 또 향후의 전개 상황 어떻게 봅니까? 박원석 : 일단 공소시효 논란도 좀 의식하는 것 같고 일각에서

  • 25.12.1810:59
    이재명 대통령 업무 스타일은…"똑부" "구축함" "밤잠 없어"
    이재명 대통령 업무 스타일은…"똑부" "구축함" "밤잠 없어"

    정부 부처 업무 보고가 계속되고 있다. 오늘은 국방부 보훈부 방사청 등의 업무 보고가 진행된다. 업무 보고가 생중계되는 것에 대해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감시의 대상이 되겠다는 의미, 정책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보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업무 보고가 이루어지면서 이재명 대통령의 업무 스타일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대통령실 참모들과 대통령과 같이 일했던 이들이 말하는 '이재명 업무 스타일'은 어떤 것인

  • 25.12.0607:30
    한국인 참전자 사망 확인된 '국제의용군'…어떤 조직일까
    한국인 참전자 사망 확인된 '국제의용군'…어떤 조직일까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연출 : 이미리 PD■ 출연 : 이현우 기자 우크라이나 전쟁에 참전했다가 사망한 한국인의 장례식이 최근 우크라이나 키이우에서 열린 가운데, 우리 정부도 해당 사실을 공식 확인했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매체 등에서 우크라이나 측 국제의용군에 참여한 한국인이 존재하고 사망자도 발생했다는 보도가 그간 이어져 왔지만, 정부가 이를 공식적으로 확

  • 25.12.0513:09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박수민 PD■ 출연 : 김용태 국민의힘 의원(12월 4일) "계엄 1년, 거대 두 정당 적대적 공생하고 있어""장동혁 변화 임계점은 1월 중순. 출마자들 가만있지 않을 것""당원 게시판 논란 조사, 장동혁 대표가 철회해야""100% 국민경선으로 지방선거 후보 뽑자" 소종섭 : 김 의원님, 바쁘신데 나와주셔서 고맙습니다. 김용태 :

  • 25.12.0415:35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2월 3일) 소종섭 : 국민의힘에서 계엄 1년 맞이해서 메시지들이 나왔는데 국민이 보기에는 좀 헷갈릴 것 같아요. 장동혁 대표는 계엄은 의회 폭거에 맞서기 위한 것이었다고 계엄을 옹호하는 듯한 메시지를 냈습니다. 반면 송원석 원내대표는 진심으로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