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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페이스] 어니스트 히가 웬디스 日사업부 대표

시계아이콘읽는 시간1분 28초

[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기업인이라면 모름지기 낙관론자가 돼야 한다."


가장 성공한 일본계 외국인 중 한 명인 어니스트 히가의 지론이다. 낙관론자만이 위기 때 기회를 간파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가 보기에 20년 동안 디플레에 허덕이고 있는 일본도 기회가 많은 시장이다. 히가는 "일본은 여전히 살아있다"며 "일본 경제 규모는 세계 3위이고 적절한 틈새 시장을 찾아 공략하면 성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히가의 아버지는 일본과 하와이를 오가며 사업을 했다. 히가는 4남매 중 막내로 하와이에서 태어났고 미국 펜실베이니아 대학 와튼 스쿨을 졸업했다. 그는 60의 나이에 목재, 의료장비, 피자 배달에 이어 자신의 네 번째 사업에 뛰어들었다.

히가는 1980년 자신의 첫 사업을 시작했다. 북미의 목재를 일본 주택 건설업체들에 파는 일이었다. 미국의 막대한 대일 무역적자 때문에 양 국간 무역분쟁이 격렬해지던 시기였다. 일본계지만 미국인이었던 히가는 당시 대기업에서는 일자리를 가질 수 없으니 일본에서는 라멘 장사나 해야 할 것이라는 말을 들었다고 회상했다.


그 말은 히가가 피자 사업에 뛰어들면서 현실이 됐다. 당시 히가는 일본 대형 무역회사인 마루베니의 한 임원 딸과 만나고 있었는데 그는 피자 배달 사업이 라멘 가게와 비슷한 것으로 이해하며 걱정했다. 하지만 히가가 보기에 피자 배달 사업은 라멘 가게와 다른 것이었다.


1984년 히가는 미국 프로야구 디트로이트 타이거스의 홈구장을 방문했다. 도미노 피자의 창업주 톰 모나간을 만나기 위해서였다. 당시 모나간은 디트로이트 타이거스의 구단주였다. 모나간은 당시 미국 시장에서 시장을 지배하고 있었지만 해외에서는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일본에서 파트너를 필요로 하고 있던 모나간은 히가를 극진히 대접했다.


히가는 당시 리무진이 와서 자신을 데려갈 줄 알았는데 헬기가 왔더라고 회상했다. 당시 모나간은 자신이 모은 250대의 자동차들을 보여주며 피자를 팔아 이 모든 것을 이루었다며 어깨에 힘을 줬다. 히가는 모나간과 협력해 일본에 도미노 피자를 들여오기로 했다.


일본인들은 도미노 피자의 치즈와 토마토 소스를 그렇게 좋아하지 않았다. 그래서 히가는 모나간이 생각치도 않았던 재료들로 피자를 만들기 시작했다. 오징어, 데리야끼 치킨, 마요네즈를 바른 감자, 까망베르 치즈 등을 활용했다. 피자 가격은 미국에서보다 50% 이상 비쌌지만 일본 사람들은 도미노 피자를 사먹었다.


히가는 또 체인점마다 세대주 이름을 표기한 자체 지도를 제작케 해 배달의 효율성을 높였다. 배달 오토바이에는 비를 피할 수 있는 덮개를 설치해 비 오는 중에도 배달을 가능케 했다.


2010년 도미노 피자의 일본 매장 개수는 180개로 늘었고 점포 1개당 연 매출이 100만달러를 넘었다. 미국의 두 배였다. 히가와 투자자들은 2010년 일본 도미노 피자를 사모펀드 베인 캐피탈에 매각했다. 매각 가격은 6700만달러였고 이 중 최소 절반이 히가의 주머니로 들어갔다.


지난해 11월 히가는 또 다른 외식사업에 뛰어들었다. 세계 3위 햄버거 체인인 미국 웬디스의 일본 합작 사업부 지분 51%를 매입한 것이다. 웬디스는 30년간 이어진 맥도날드와의 경쟁에서 완패한 후 2008년 일본 시장에서 철수했다. 당시 맥도날드 매장이 3400개였던데 반해 웬디스 매장은 71개에 불과했다.


히가는 레스토랑보다는 서비스가 빠르고 패스트 푸드 매장보다는 분위기가 더 나은 히가만의 스타일로 일본 햄버거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그가 '패스트 캐주얼'이라고 말하는 히가 스타일은 눈이 피곤하지 않은 조명과 딱딱하지 않은 의자, 무료 와이파이 서비스 등을 특징으로 한다.


히가는 웬디스에서 1280엔(약 1만6900원)짜리 푸아그라 버거를 선보였다. 그는 디플레 시대에는 아예 저가 제품을 도입하거나 가격에 상관없이 높은 가치를 제공하는 전략을 취해야 한다고 말한다. 현재까지 푸아그라 버거는 도쿄의 2개 매장에만 도입했는데 전체 매출의 30%를 차지할 정도로 성공을 거두고 있다. 히가는 100개 매장을 오픈하는데 5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박병희 기자 nu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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