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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평뉴타운 할인작전, 열흘새 미분양 ‘半’털었다

시계아이콘읽는 시간01분 30초

박원순 시장·이종수 사장 판매 전략 유효, 중대형 전세 인기 주목

[아시아경제 배경환 기자] "전셋값이 요동치는 상황이잖아요. 근데 4년간 안전하게 보금자리를 가질 수 있다니 얼마나 든든합니까."


할인판매를 시작한지 열흘. 은평뉴타운에서는 기존 세입자들이 이웃 할인단지로 집을 옮기는 기현상까지 포착됐다. 현장 시장실을 운영하며 해결책 마련에 나섰던 박원순 서울시장과 파격적인 할인 마케팅을 고안한 이종수 SH공사 사장의 합작품이 효과를 거두고 있다는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금평뉴타운 할인작전, 열흘새 미분양 ‘半’털었다 할인분양 열흘째를 맞은 은평뉴타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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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2억원이 넘는 할인효과를 내걸자 은평뉴타운 미분양 물량의 절반 가량이 입주자를 맞게 된 것으로 나타났다. 잔여분 대부분이 분양 아닌 전세로 계약됐지만 수년간 투자자는 물론 실수요자들도 거들떠보지 않았던만큼 변화는 분명하다. 중개수수료를 받게된 중개업소에서도 웃음꽃이 피었다.


30일 SH공사에 따르면 은평뉴타운 미분양 615가구에 대한 할인 마케팅을 시작한 지 열흘이 지난 현재 302명의 신청자가 계약의사를 밝혔다. 이중 계약금 10%를 납부한 사람은 268명으로 나머지 34명도 동ㆍ호수 지정을 받은 상태다. 일반 청약시장의 경우 계약을 포기하는 사람이 종종 등장하는데 비해 은평뉴타운은 계약자 대부분이 실거주지를 직접 확인한 상태로 해약건이 나오지 않을 것이라는게 SH공사 관계자의 설명이다.

계약건수를 살펴보면 단연 '전세 강세'가 눈에 띈다. 총 계약 268건 중 분양이 이뤄진 것은 24건인데 비해 전세는 10배를 웃도는 244건이 계약됐다. 할인이 적용된 전용면적 134㎡의 전세보증금은 2억5000만원인 반면 일반 84㎡의 보증금은 2억2000만원이다. 쉽게 말해 두 배나 넓은 집으로 이사가는 추가비용이 불과 3000만원이라는 이야기다. 인근 L공인 관계자는 "할인폭이 적용된 20일 이후 문의는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다"며 "가격 변동률은 없지만 인기가 꾸준했던 중소형대 문의가 상대적으로 줄어들었다"고 설명했다.


이렇다보니 중소형 평형에 계약했던 전세입자들이 만기를 맞아 바로옆 할인 중대형으로 옮기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K공인 대표는 "불과 3000만~5000만원을 더주고 4년간 전세로 눌러앉을 수 있다는 생각에 외부인은 물론 단지내 입주민들의 문의도 부쩍 늘었다"며 " 세입자 10명 중 7~8명은 할인 중대형을 먼저 확인하는 편이다"고 말했다.


이는 SH공사가 전략 포인트로 삼은 것과 맥락이 같다. 잔여분 계약의 경우 전세가 많지만 4년간 거주자들의 생활패턴이 정착돼 이사 결정을 쉽게 못 내릴 것이라는 점, 만료 후 평수를 줄여 나갈 수도 있다는 점 등을 감안하면 자연스레 매매로 전환되는 사례가 늘 수밖에 없다는 계산이다. 매매도 꾸준하긴 마찬가지다. 실계약으로 이어질 확률이 전세보다 낮지만 최근의 매매 문의급증은 지난 3~4년간 찾아볼 수 없었던 현상이라는게 일대 중개업소의 공통된 의견이다. K공인 관계자는 "분양대금을 한번에 납부할 경우 선납할인, 발코니 비용 등 2억원이 넘게 돈을 절약하게 된다"며 "리폼비용까지 지원되다보니 실질적인 혜택은 전세보다 매매에 집중된 편"이라고 밝혔다.


개포동 SH공사 사옥 1층에 마련된 접수창구에도 할인판매 첫날 500여명이 몰리는 등 열흘새 1000여명이 넘게 상담을 받았다. 최근에는 실제 계약의사를 밝힌 사람들만 찾는 추세로 일 평균 10~15명씩 꾸준히 방문하고 있다.


SH공사 관계자는 "현장시장실과 길거리 홍보 등으로 인해 은평뉴타운에 대한 사람들의 관점이 달라졌다"며 "서울시와 SH공사의 재정문제는 물론 세입자들의 주거난, 은평뉴타운의 주거환경을 개선할 수 있는 지금의 기회를 최대한 활용할 예정"이라고 털어놨다.




배경환 기자 khba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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